페이트 엑스트라 4권 후기, 5회전 개막
- 문화/만화책 후기
- 2016. 12. 13. 08:00
[만화책 감상 후기] 페이트 엑스트라 4권, 황금의 극장을 열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건 참 수수께끼다. 우리는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도대체 이 감정은 무엇일까?'는 질문을 하면 솔직히 잘 대답할 수 없다.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에 우리는 '잘, 모르겠어요.'라는 형식적인 답을 한다. 행복만 아니라 사랑, 즐거움, 기쁨 모든 감정에 그렇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남들로부터 이해를 받고, 우리는 남들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오만이 수도 있다. 나는 오프라인상에서 사람 관계가 무척 서툴다. 어떻게 해야 사람과 친해질 수 있을지 잘 모르겠고, 다른 사람이 표현하는 감정에 공감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모두 떠들썩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도대체 뭐가 재미있어서 저렇게 떠드는 걸까?'는 의문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애초 사람들 사이에 파고들어서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서툴기에 나는 언제나 그런 자리는 피한다. 허무하다는 감정이 지배하는 곳에서 나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그 허무함 속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롭게 감정을 느끼고, 감정을 말하기 위해서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오늘이 아무리 시험 하루 전날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짧게 책을 읽고, 짧게 만화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페이트 엑스트라 4권>이라는 만화다.
페이트 엑스트라 4권, ⓒ미우
이 글의 시작에서 갑작스럽게 '감정'이라는 단어를 꺼낸 이유는 오늘 <페이트 엑스트라 4권>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가 '감정'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배트로열로 벌어지는 성배 전쟁을 소재로 하는 <페이트 엑스트라> 시리즈는 4권을 통해서 주인공 하쿠노가 드디어 5회전에 들어서게 된다.
5회전에서 하쿠노는 공허한 눈을 한 채 싸움을 벌이는 율리우스와 대적한다. 율리우스의 서번트는 중국 권법의 극치에 달한 암살자이자 무예가였는데, 어쌔신으로 현현한 서번트의 힘을 대단했다. 오로지 한 방의 일격으로 그는 세이버를 거의 죽음에 몰아넣는데, 이 부분은 원작과도 꽤 유사했다.
원작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에서도 살인귀 소이치로가 오로지 맨손만으로 세이버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역시 이러한 권법의 달인 수준에 이르면 이렇게 강해지는 걸까? 아무튼, 이런 살인귀가 서번트 랭크를 달고 현현하는 것은 이미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사기 수준에 달한 게 아닐까 싶다.
달인에게 혈을 찔려서 마스터와 연결선이 약해진 세이버는 곧장 소멸할 위기에 처했는데, 여기서 많은 사람이 원작에서도 본 '링크'가 등장한다. 링크의 매개체 역할을 하기 위해서 토오사카와 라미 두 사람이 맨살을 맞대는 역할을 하는데, 이 부분은 역시 <페이트> 시리즈가 가진 재미라고 해야 할까?
페이트 엑스트라 4권, ⓒ미우
이렇게 다시 부활한 세이버와 하쿠토는 다시 한번 율리우스와 맞붙게 된다. 율리우스의 서번트에 이기기 위해서는 세이버의 보구를 해방할 수밖에 없었는데, 여기서 고백하는 세이버의 진명은 '허걱! 이런 인물이라니!'이라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정말 이 시리즈는 역사 개변을 좋아하는 것 같다.
세이버의 정체와 함께 그녀의 보구가 만든 무도회에서 하쿠토는 가까스로 승리를 거둔다. 그리고 세이버를 통해서 남은 이야기를 자세히 전해 듣게 되는데, 아마 역사적 지식이 없는 사람은 '헐, 그게 이런 내용이었어?'라며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책을 읽은 이후에는 꼭 진짜를 찾아보기를 바란다.
어쨌든, 그 고백 과정에서 있었던 세이버의 감정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는 <페이트 엑스트라 4권>을 마무리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나는 내가 내 감정에 가진 생각을 글로 적어볼 생각인데(다른 블로그에), 아마 그 시기는 시험이 끝나고 일본을 다녀온 이후가 될 것 같다. (웃음)
시험 기간에 과감히 책을 읽는 오늘 <페이트 엑스트라 4권> 감상 후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글을 블로그에 옮겨 놓은 이후에 간단히 통역 듣기 연습을 할 생각인데, 어디까지 '생각'만 할 뿐이라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모르겠다. 아, 얼른 시험과 일본 일정 끝내고 책만 읽으며 지내고 싶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