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돼지는 시스콤 아이들의 꿈을 꾸지 않는다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6. 9. 16.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청춘 돼지는 시스콤 아이돌의 꿈을 꾸지 않는다
만약 자신이 동경하는 사람이 되어 그 사람의 삶을 잠시 살아볼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좋아하는 일에서 최고의 자리에 앉아 있는 그 사람이 되어보는 일은 늘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다. 언제나 그 사람처럼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동경은 그렇게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동경하는 마음은 단순하게 '나도 저 사람을 본받아서 열심히 해야지!'하는 결심을 하게 하는 긍정적인 영향만 주지 않는다. 누군가를 향한 동경은 때때로 한 사람의 마음을 좌절의 늪에 빠뜨리기도 하고, 자기혐오에 빠져서 심하게 괴로워하기도 한다.
특히, 그런 괴로움은 나와 그 사람을 비교할수록 더욱 커진다. '저 사람은 이 나이 때 무엇을 이루었는데, 나는 같은 나이 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누구도 그 사람과 같은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지만, 동경심은 우리가 생각하는 범위를 좁게 해버린다.
오늘 읽은 라이트 노벨 <청춘 돼지는 시스콤 아이돌의 꿈을 꾸지 않는다>은 그런 일을 겪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사쿠라지마 마이를 동경한 그녀의 여동생 토모하라 노도카가 겪는 사춘기 증후군은 몸이 바뀌는 증상이다. 마이와 노도카가 서로의 몸이 바뀌어 벌어지는 해프닝은 상당히 재밌었다.
청춘 돼지는 시스콤 아이들의 꿈을 꾸지 않는다, ⓒ미우
사쿠라지마 마이와 토요하마 노도카는 이복 자매였다. 마이의 어머니와 이혼을 한 아버지가 다른 여성을 만나 낳은 딸이 노도카다. 대충 이 설정을 <청춘 돼지는 시스콤 아이돌의 꿈을 꾸지 않는다> 도입부에서 읽으면서 내용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추측할 수가 있었다. 결론은 자매덮밥이다. (笑)
노도카의 몸이 된 마이는 노도카의 역할을 하고, 마이의 몸이 된 노도카는 마이의 역할을 한다. 사쿠타는 그사이에 껴서 두 사람의 감정을 풀거나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한 도구가 된다. 마이는 이미 대인기를 얻는 스타였고, 노도카는 이제 막 데뷔를 해서 활동을 시작한 풋내기 아이돌 소녀였다.
이 조건이 노도카가 마이에게 품은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언제나 마이와 비교를 당하면서 어머니께 힐난당한 노도카가 바란 것이 사춘기 증후군으로 일어난 것이다. 마이가 된 노도카는 마이가 소화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무게를 느끼지만, 그 이상으로 그런 일을 당연하게 소화한 마이를 해내고자 애쓴다.
이런 이야기는 항상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는 게 정석이다. 노도카는 마이가 해야 했던 CF 첫 촬영에서 과호흡 증상을 일으키며 병원에 가고, 자신이 똑바로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괴로워한다. 그 괴로움을 옆에서 달래준 인물은 사쿠타인데, 그는 양쪽에서 두 사람의 진심을 전해 듣게 된다.
청춘 돼지는 시스콤 아이들의 꿈을 꾸지 않는다, ⓒ미우
<청춘 돼지는 시스콤 아이돌의 꿈을 꾸지 않는다> 이야기는 두 사람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고, 무엇을 바라보아야 할지 제시하며 끝을 맺는다. 이야기 중간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있었던 건 노도카의 몸으로 라이브 무대를 소화한 마이를 바라본 노도카의 어머니를 본 노도카의 좌절이다.
그녀는 "역시, 엄마는, 언니를 원했던 거야……."라고 중얼거리며 마음이 산산이 조각났었다. 그러나 이런 때 활약하는 것이 바로 주인공이다. 사쿠타는 그녀를 겨우 달래서 마이의 집으로 데려오고, 그곳에서 마이가 가진 비밀을 그녀에게 보여준다. 그 비밀은 두 사람이 비로소 마주 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동경하는 사람처럼 되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점점 힘들어진 자신과 주변의 기대에 짓눌린 아이돌의 마음은 비로소 강해지게 된 것이다. 마이는 해야 하는 일을, 힘들어도 계속해야만 하는 일을 매일 같이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것을 알기에 노도카는 더욱 마이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청춘 돼지는 시스콤 아이돌의 꿈을 꾸지 않는다> 이야기는 드디어 한 소녀가 타인이 만들어 놓은 자리에서 벗어나 제 자리를 찾아가며 마무리된다.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5권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사건이 사쿠타 앞에 놓였는데, 과연 5권에서 등장할 이야기는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오늘 라이트 노벨 <청춘 돼지는 시스콤 아이돌의 꿈을 꾸지 않는다> 감상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언제나 동경하는 사람처럼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이처럼 해야 하는 일을 힘들어도 계속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을 절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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