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자키에게 바친다 1권 후기, 90년대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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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오카자키에게 바친다, 일본 웹사이트 최단기간 1,000만 조회수 화제작


 내가 태어나서 살았던 90년대는 참 다양한 게임이 쏟아져 나왔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마지막 왕국2>라는 게임을 즐겼고, 중학교 시절에는 <디아블로2>에서 시작해서 <스타크래프트>, <뮤>, <바람의 나라> 등의 게임을 즐겨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카트라이더>를 즐겨했다.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언급되는 <오버워치> 이상으로 그 게임들은 많은 유저의 사랑을 받았다. 돈 몇천 원을 들고 PC방으로 가면 모두 똑같은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게 사람이 사는 건가 싶기도 했다. 뭐, 돌이켜보면 그렇지만, 그때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90년대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오늘 소개할 만화 <오카자키에게 바친다>는 바로 그 90년대를 그린 만화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작가가 보낸 90년도라 '우리랑 다르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만화를 읽으면서 나는 놀랍도록 겹쳐지는 어릴 적의 모습을 신기해하며 읽었다.


 그동안 시골 생활을 그린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모에'라는 요소가 들어간 작품을 읽었는데, <오카자키에게 바친다>는 전혀 그런 요소가 없었다. 단지 어릴 적의 모습을 순수하게 그린 만화인데, 너무나 쉽게 공감이 되어 어릴 적에 보낸 그 시절을 떠올리며 읽었다. (일부 일본과 다른 점도 있었지만)


오카자키에게 바친다 1권, ⓒ미우


오카자키에게 바친다 1권, ⓒ미우


오카자키에게 바친다 1권, ⓒ미우


 위 이미지 세 장을 보면 대략 어떤 느낌의 작품인지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어릴 적에 오락실을 자주 들락날락하지 않았고, 딱히 친구가 많지도 않았어도 상당히 감정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려진 배경이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90년대의 모습 그 자체였으니까.


 간단히 읽으면서도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 많았고, '아, 저 때 나도 저런 거 했었지!'라며 회상에 잠기는 장면도 많았다. 개인적으로 무심코 '아, 맞다! 이런 것도 있었지!'라며 웃은 장면은 비드맨(구슬 동자)의 작은 장난감 시리즈를 가지고 노는 장면과 가위바위보 게임으로 메달을 가지는 그런 장면이었다.


 특히 그 당시에 나왔다고 하는 미연시 <두근두근 메모리얼>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하는 모습은 현재 내가 오타쿠이기에 웃을 수 있었던 장면이다. 일본에서 과거에 존재한 블루머를 비롯하여 플레이스테이션이 먼저 생기고 닌텐도의 게임이 공급된 모습은 역시 일본이 빨랐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작품 속 주인공 야마모토가 소꿉친구 오카자키와 스기노 두 사람과 그리는 정겨운 이야기는 많은 90년대를 살았던 독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이런 부분이 일본 웹사이트에서 최단 기간 1,0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2016년 일본만화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오카자키에게 바친다 1권, ⓒ미우


오카자키에게 바친다 1권, ⓒ미우


 90년대는 우리 경기가 급속히 성장하는 시기이기도 했고, 지금과 달리 사람들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치관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비록 IMF가 터지면서 급속히 냉각되어버리기는 했지만, 철없이 어린 시절을 보낸 나와 같은 사람은 그냥 돌아서서 보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랜만에 참 좋은 만화를 읽었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의 순수한 동심과 햄스터 한 마리를 귀엽게 여겼던 시절, 크고 작은 게임을 하면서 공부를 하지 않았던 시절. 숨 가쁘게 경쟁에 내몰려서 하루하루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이 만화가 무엇보다 큰 휴식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만화 <오카자키에게 바친다 1권> 감상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비록 일본의 풍경을 그린 작품이라 종종 한국에서 겪지 못한 장면이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상당히 닮아있어서 위화감이 전혀 없었다. 옛 시절을 돌아보며 여유를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만화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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