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크로클락 1권 후기, 여섯 정의 권총과 사람
- 문화/라이트 노벨
- 2016. 3. 12.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크로크로클락 1권, 끝까지 읽어야 흥미가 있다
어떤 라이트 노벨을 읽을 때 나는 표지 일러스트만 보고 '재미있겠다' '재미없겠다'는 평가를 일차적으로 한다. 그런데 가끔 표지만 보고선 그 판단을 할 수 없는 작품을 종종 만나는데, 이번 <크로크로클락 1권>이 바로 그런 작품이었다. 표지 일러스트 하나로 도저히 작품을 판단할 수가 없었다.
한 청년이 뒤로 돌아 손을 들고 있고, 초등학생 미소녀가 권총을 들고 의기양양하게 서 있는 모습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작품 자체에 확 끌리는 느낌이 없었다. <크로크로클락 1권>을 읽으면서도 도입부분에서는 작품의 설정을 파악하기가 어려웠고, '혹시 꽝이 아닐까?'는 생각마저 들었다.
처음에는 도저히 작품에 집중이 잘 안 되었다. 하지만 여섯 명의 인물 시점에서 이야기가 천천히 진행되는 부분을 읽으면서 집중이 도무지 되지 않았던 <크로크로클락 1권>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 인물들의 이야기가 따로따로 가면서 '이어질 힌트'를 보여주는 부분이 꽤 흥미진진했다.
크로크로클락 1권, ⓒ미우
<크로크로클락 1권>의 시작은 불법으로 권총을 판매하는 업자가 자신의 실수로 판매한 여섯 정의 권총 중에서 실수로 한 개를 모델 건으로 판매한 사건이다. 뭐, 이 사건 이전에도 구름 모양의 항아리와 어떤 남성이 일으키는 사건을 읽을 수 있는데, 이 사건은 전체적인 작품의 '시작점'에 해당했다.
솔직히 나는 이 부분은 '이게 뭐야?'라며 대충 흘겨 읽었는데, 1권을 다 읽은 후에 다시 읽어보니 그제야 그 이야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어쨌든, <크로크로클락 1권>은 한 가지 사건을 예시로 제시하고, 또 다른 하나의 사건을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공통점으로 엮는다.
권총을 손에 넣은 사람은 제각기 사연이 있었다. 한 고등학생 3학년은 특별함을 가지기 위해서, 한 초등학교 6학년 미소녀는 싫어하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한 대학교 6학년은 우연히 길을 가다가 주웠고, 한 사람은 살인청부업을 위해서, 그리고 나머지 권총과 주인은 겉으로 다 드러나지 않았다.
크로크로클락 1권, ⓒ미우
<크로크로클락 1권>은 전체적으로 지루했다. 중간부터 사건이 묘하게 이어지고, 대충 내가 추리하며 읽은 과정이 갈등의 폭을 넓혀가면서 끝에 이르러 겨우 '재미있군!'이라는 감상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작품은 조금 전개가 빠르거나 느려도 즐길 요소가 있으면 좋은데, 이렇게 진지하면 꽤 힘이 빠진다.
하지만 <크로크로클락 1권>은 1권 막바지에 이르러 작품 전체에 대한 흥미를 품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1권에서 등장한 이외야 카나, 하나사키 타로, 토키모토 미스즈, 미도리카와 엔지, 슈토 유키, 쿠로다 유키지 여섯 명의 인물이 짧게짧게 이어간 퍼즐 조각은 하나로 합쳐질 때 큰 매력이 있었다.
특히 이번 1권에서 이 여섯 명의 인물이 만났던 다른 인물들 또한 그냥 배경 인물로 끝날 것 같지 않았다. 그들 관계 또한 사건과 어떤 연관성을 지고 앞으로 등장하면서 실마리를 던질 것 같다. <크로크로클락 1권>은 책을 읽는 것은 제법 지루했지만, 뒷맛은 꽤 흥미진진한 맛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카나는 제 스타일, 크로크로클락 1권, ⓒ미우
학산문화사로부터 처음으로 지원을 받아 만난 <크로크로클락 1권>. 전혀 알지 못했던 작품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라이트 노벨과 또 인연이 생겼다. 현재 국내에 2권까지 정식 발매가 되어있고, 1권과 2권을 동시에 받아 1권 후기를 쓰는 나의 바로 옆에 <크로크로클락 2권>이 놓여있다.
곧장 2권을 읽어도 되겠지만, 2권을 읽기 전에 금요일에 도착한 '3월 신작 라이트 노벨'을 먼저 읽을 생각이다. <크로크로클락 1권>을 읽는 동안 머리가 꽤 아팠던 탓에 도저히 이어서 작품을 읽을 자신이 없고, 글을 쓰는 오늘 금요일이 아니라 발행되는 토요일에 3월 신작과 2권을 읽고자 한다.
오늘 <크로크로클락 1권>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대학 복귀 생활이 생각 이상으로 시간을 좀먹고 있어 라이트 노벨과 다른 책을 읽는 시간이 부족하다. 주말에 몰아서 읽거나 밤에 조금씩 읽고 있지만, 체력적인 한계를 크게 느끼고 있다. 과연 나는 이번 달에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쓴웃음)
* 이 소설은 학산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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