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솔루트 듀오 4권, 강해지고 싶은 마음이 만든 어둠
- 문화/라이트 노벨
- 2014. 12. 24.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앱솔루트 듀오 4권, 미야비의 어둠과 킬링 게임
지난 <앱솔루트 듀오 3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미야비가 수상한 노인에게 "힘을 원하는가?"이라는 말에 넘어가는 이야기가 있었다.<앱솔루트 듀오 4권>은 미야비가 그 수상한 노인에게 받은 '유닛'이 이야기의 시작점이 된다.
역시 모든 작품에서 '힘은 원하는가?' 하고 묻는 사람은 대체로 악의 존재인 것 같다. 라이트 노벨이나 애니메이션, 만화에서 힘을 가지고 싶어하는 타입은 딱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정말 '주인공'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인물이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말 '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인물이 세상을 멸(滅)하기 위해서이다.
이 두 설정은 완전히 다른 길을 향해 가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막강한 힘을 얻는다는 건 거의 같은 설정이다. <나루토>만 보더라도 서로 완전히 다른 목적으로 길을 걸어갔지만, 사스케와 나루토는 마지막에 최강의 힘을 손에 넣었다. 비록 한쪽은 혼자서 걸어온 외길이었고, 한 쪽은 모두의 마음을 받으며 걸어온 따뜻한 길이었다. 단지 그 차이였다.
<앱솔루트 듀오>의 주인공 토오루는 약간 사스케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점점 나루토 같은 인물이 되어가는 주인공이다. 토오루는 그의 여동생을 죽인 인물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발을 들여놓았다. 하지만 유리에를 비롯한 여러 인물과 함께 지내면서 방패로 구현화된 자신의 블레이드로 모두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싸움을 하면서 성장하고 있는 인물이니까.
앱솔루트 듀오 4권, ⓒ미우
이번 <앱솔루트 듀오 4권>에서는 그런 토오루의 영향을 받아 어떻게 해서라도 힘을 가지고 싶었던 한 소녀 미야비의 이야기가 전반부를 차지한다. 미야비는 한 수상한 노인에게서 받은 '이것만 있으면 힘이 강해진다'는 팬던트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팬던트의 정체는 바로 '신멸사'들이 이용하는 <유닛>이었다. (여기서 '유닛'은 IS 인피니트 스트라토스의 'IS'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 이런 나약한 마음으로 힘을 가지기 원했던 소녀들은 대체로 힘에 홀리는 경우가 많은데, <앱솔루트 듀오 4권>의 전개도 다르지 않았다. 미야비는 그 힘을 제공한 수상한 노인 에드워드의 계획에 완전히 이용당해 'K'가 있을 때 폭주하지만, 토오루의 활약으로 그녀는 이성을 되찾게 된다. 음, 이 설정은 <정령사의 검무>나 <IS 인피니트 스트라토스>에도 있던 흔한 전개였다.
그리고 이 작은 해프닝 이후 본격적인 전쟁이 벌어지는데, 전쟁이라고 말하기보다 일종의 죽이기 게임이었다. 그 게임의 이름도 '킬링 게임'이니 굳이 길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 게임에서도 많은 사람이 죽게 되는데, 토오루는 여기서 한 단계 레벨업을 할 수 있는 작은 계기를 거쳐(어마금의 레벨어퍼 수준) 레벨 4의 힘을 이끌어 내면서 'K'로부터 승리를 손에 쥐게 된다.
이 전개는 여러 세력의 욕심이 맞붙은 전개였는데, 그냥 죽은 사람만 힘이 없어 장기말로 이용당하다 죽어버린 것이다. 그냥 애써 지키려고 했던 토오루도 결과적으로는 이용당한 꼴이었고, 이 게임에서 자신의 욕심을 실천하고자 했던 에드워드는 마지막에 허무하게 죽어버리고 만다. 신을 멸하려는 자가 신에게 빌며 죽는 것도 우스웠지만, <앱솔루트 듀오 4권>에서 그렇게 죽었다.
에드워드의 죽음이나 장기말 역할이었던 사람의 죽음은 마치 책에서 읽을 수 있었던 "당신이 제아무리 훌륭한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세상은 절대로 그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세상에 가득 찬 악의라면, 더더욱."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부정할지도 모르겠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건 결국 악의다. 악의야말로 가장 순수한 정의가 아닐까? 종종 그런 생각이 든다.
앱솔루트 듀오 4권, ⓒ미우
뭐, 그런 이야기 이외에도 이번 <앱솔루트 듀오 4권>에서는 토오루의 생일을 맞아 펼쳐진 크고 작은 이벤트가 있었다. 빌어먹을 크리스마스는 그저 세상의 모습을 한탄하며 보내는 게 내게는 전부인데, 라이트 노벨이나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이런 이벤트는 정말 부럽다. 타치바나와 토오루가 생일을 맞아 겪은 작은 해프닝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그럼 지금부터 코코노에 님과 타치바나 님 두 분이 케이크를 잘라주십시오."
"뭐?" "에?" "뭐라고?!"
나와 타치바나가 놀라고, 리리스가 소리 질렀다.
"잠깐만, 사라, 그게 무슨 소리야?!"
"두 번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만―코코노에 님과 타치바나 님 두 분께서 케이크 커팅을 해주십사 하는 뜻입니다, 아가씨."
"말도 안 돼! 케이크는 나랑 토오루가 커팅하기로 하고 사 왔잖아?!"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가씨는 파티 준비를 하던 중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케이크 커팅은 파티 주인공이 해야지'라고. 그리고 조금 전에 아가씨는 타치바나 님께 주인공이라고 하셨죠."
사라, 또다시 미소.
리리스, 경악.
무서운 영국 집사. 어떻게든 나하고 케이크 자르는 걸 막기 위해 기회를 노렸고, 타치바나의 생일이 나하고 비슷하다는 걸 알자마자 재빨리 이런 계획을 세웠겠지. (p100)
그리고 모든 사건이 다 해결되고 나서는 미야비와 데이트를 하는 토오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미야비는 정말 귀엽구나. 왠지 모르게 <마법과 고교의 열등생>의 호노카를 떠올리게 해.'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정말 한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다는 것, 아니, 실제로 그런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이렇게 웃음이 나오는 일일까?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아하하.
<앱솔루트 듀오 4권>의 마지막에는 다음 <앱솔루트 듀오 5권>에서 시작할 사건도 조금 언급하며 끝을 맺었는데, 다시 한 번 더 공격하기 위해 온 'K'와 토끼 츠키미의 싸움은 어떤 식으로 시작해서 어떤 식으로 끝을 맺을지 궁금하다. <K>도 여러 가지로 사정이 있는 녀석인 것 같았는데, 과연 토오루는 그 녀석의 어긋난 마음을 때려 부술 수 있을까?!
그럼, 여기서 <앱솔루트 듀오 4권> 감상 후기를 마친다. 내년 1월부터는 신작 애니메이션으로도 볼 수 있는 작품이기에 애니메이션 첫 방영일이 기다려진다! 내일은 또 다른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에서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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