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웃기는 친구와의 대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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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다시 생각해보면 실 없이 웃기는 친구와의 대화 메시지


 어느 날, 한가해서 메신저 어플의 대화목록을 올려보다 보면 어느 장면에서 문득 그냥 바보처럼 웃게 될 때가 있다. 어제 블로그에 작성해서 올린 느닷없는 엄마의 카톡에 '빵' 터진 사연》이라는 글도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작성하게 된 글인데, 오늘도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한다.


 자주 블로그를 방문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나는 라이트 노벨과 만화책을 읽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하는 오타쿠다. 뭐, 사람들 사이에서는 《화성인 바이러스》 이후 오타쿠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 좋지 않게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나 같은 경우는 조금 더 유별나게 이런 문화를 좋아한다고 말해야 할까? 그래서 몇 없는 친구와 대화할 때에도 거짓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 한 명은 '너랑 얘기하면 모든 게 애니메이션으로 끝난다.'고 말할 정도이다. 기승전애니. 아하하.


ⓒ미우ⓒ미우


 위에서 볼 수 있는 메시지 창은 얼마 전에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이 대화를 포스팅으로 작성해도 꽤 재미있지 않을까?'는 생각에 캡처한 사진이다.


 상황은 이렇다. 지금 나는 막 피아노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혼자 피아노를 연습하고 있는데, 내가 치고 싶은 곡은 전부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OST이거나 애니메이션 삽입곡의 피아노 악보였다. 그래서 친구와 피아노 연습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된 거다.


내가 멋진 남자로 만들어줄게, ⓒ화이트 앨범2


 라이트 노벨과 애니메이션에서는 정말 기이하게 남주와 여주가 자주 얽히는데, 그 모든 이벤트(계기)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지금처럼 내가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내가 피아노 연주를 하겠다는 목표 설정이 되면, 라이트 노벨이나 애니메이션에서는 거의 필연적으로 여히로인과 남주가 얽히게 된다.


 그리고 둘이서 함께 연습하면서 '플래그'가 쌓여가게 되고(호감도가 높아지는 것을 뜻함), 결국 마지막 이벤트는 12월 크리스마스에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맺어지는 엔딩이 이루어진다. 뭐, 플래그를 바로 관리하지 못하면, 배드엔딩이겠지만- 대체로 작품은 다 해피엔딩이니까.


 "이게 라이트 노벨이었으면, 크리스마스를 준비해 여히로인을 만나고, 연습을 하면서 플래그가 쌓여 크리스마스에 맺어지는 건데 ㅋㅋㅋ"이라는 내 말에 친구가 대답한 "ㅋㅋㅋㅋㅋㅋ 현시창(현실은 시궁창)...ㅜㅜ"이라는 대답. 많은 오타쿠가 공감하며 배 아프게 웃는 이야기가 아닐까? "이런 오타쿠 녀석 ㅋㅋ" 하면서. 아하하.

(아아, 정말 카즈사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



 뭐, 딱히 그런 일이 현실에서 발생하기를 바라고 내가 피아노 연습을 하는 건 아니다. 그냥 어릴 적에 배웠던 피아노를 다시 쳐보고 싶었고, 좀 더 내 인생을 즐기면서 살기 위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다. 라이트 노벨을 읽고,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연장선에 피아노가 있었을 뿐이다.


 아직 피아노를 잘 치지 못해서 어려운 곡은 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열심히 하고 있다. 비록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겠지만, 내가 치고 싶은 곡들을 10곡 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유우키 유우나는 용사다》에서 유우나가 말한 "되도록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하면, 어떻게든 된다!"라는 말처럼!


 이렇게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 나도 모르는 곳에서 플래그가 쌓여서 히로인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하하. 뭐, 그저 돌이켜보면 웃기는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친구와의 대화 메시지는 그냥 웃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 즐겁다. 역시 만화와 애니메이션 취미를 가진 사람은 모두 착하지 않을까?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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