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스립, 기대와 달리 실망이 컸던 애니메이션
- 문화/아니메 관련
- 2014. 10. 11. 08:00
[애니메이션 감상 후기] 글라스립, 큰 기대와 달리 내용이 너무 아쉬웠던 작품
지난 분기 신작 애니메이션 중에서 많은 사람의 기대를 모았던 한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그 애니메이션의 제작사는 'P.A WORKS'로 뛰어난 작화와 함께 좋은 이야기로 늘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 멋진 작품을 꾸준히 만들었던 제작사였기 때문이다.
내가 본 《꽃이 피는 첫걸음》, 《타리타리》도 모두 그 제작사였다. 이 두 작품을 본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배경 일러스트는 물론, 캐릭터의 작화도 정말 뛰어났다. 배경 일러스트만으로 하나의 작품이라고 말할 정도로 좋았다.
그래서 지난 분기 신작 애니메이션인 《글라스립》이라는 작품은 시작하기 전부터 많은 사람의 기대를 받을 수 있었던 거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보아야 할 작품'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사전에 공개되었던 PV만으로도 "오오, 역시 P.A WORKS의 작품!!"이라는 감탄이 나오게 했다.
그러나 막상 애니메이션의 뚜껑을 열어서 마지막까지 맛을 보니 겉만 화려한 작품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호평을 한 사람도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내 주변의 사람은 대체로 '마지막까지 엉망으로 만든, 작화가 아깝기만 한 작품'이라는 혹평을 했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글라스립
위 이미지 세 장만 보더라도 이 작품이 얼마나 뛰어난 연출력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이 깨끗한 그림으로 그려질 이야기는 사람의 기대를 모을 수밖에 없었다. 그게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1화에서 옅게 볼 수 있는 '미래의 조각'과 함께 등장한 주인공 일행의 모습은 '역시'라는 감상을 품게 했다.
주인공 토우코가 유리공예를 하면서 보게 되는 작은 미래의 단편적인 조각은 카케루와 만나게 해주었고, 이 '미래의 조각'으로 부르는 그 현상은 이야기의 중심에서 해결까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 '미래의 조각'이 한 역할은 그저 갈등을 만드는 역할밖에 없었다.
토우코가 카케루와 만난 이후 토우코는 같은 그룹의 유키나리에게 고백을 받고, 유키나리를 좋아하던 야나기는 남몰래 힘들어하고, 또 다른 방면에서는 다른 두 명이 조금씩 움직이는 이야기가 시작한다. 소년·소녀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조금씩 성장하고, 웃게 되는 그런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야기 자체의 설정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 부분으로 볼 때에는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던 '미래의 조각'이라는 하나의 소재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고, 이야기도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면서 눈에 들어오는 건 '좋은 작화' 딱 하나였다.
멤버들의 이 이야기는 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하면서 끝을 맺었다. 하지만 속 시원하게 해결되기보다 토우코를 중심으로 한 사건은 어정쩡하게 끝이 나고, 야나기를 여자친구로 한 유키나리가 그저 부러울 뿐이라는 생각만 남겼다. 아마 내가 본 P.A WORKS 작품 중 유일하게 실망감이 컸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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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다른 사람은 이 작품 《글라스립》을 어떻게 보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의견이 크게 엇갈리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다른 제작사의 작품이라면 몰라도 P.A WORKS의 작품이었기에 조금 이런 평가를 하고 싶다. 크게 지겹지 않았기에 다행이지, 크게 지겨웠다면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거다.
그럼, 여기서 《글라스립》 애니메이션 감상 후기를 마친다. 10월부터 시작하는 신작 애니메이션에는 워낙 기대작이 많기에 한 주, 한 주가 정말 기다려진다. 무료한 일상 속에서, 허무라는 감정이 나를 감싼 일상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애니메이션. 내일은 또 어떤 작품을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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