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4. 2. 14.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 학생회장 선거
외전을 제외하면, 2013년 8월에 본편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7권》을 읽고, 약 7개월 만에 읽게 된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이다.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을까. 글쎄, 매달 새로운 라이트 노벨을 읽으면서 '재미있다. 다음 권은 또 언제 읽을 수 있을까?'는 설렘 속에서 지냈기에 정확히 날을 센 기억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다른 어떤 작품보다 꼭 읽어보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이다.
TV 애니메이션 방영 화제작으로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는 '이 라이트 노벨이 대단하다!' 부분에서 2014 종합 1위를 차지하기도 했었다. 누군가는 이 작품이 기호에 맞지 않아 "나는 읽을만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을 접한 사람 10명 중 9명은 "재미있다"고 말하지 않을까. 그만큼 이 작품은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단순히 '오락'에만 치중하지 않은 채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남주인공의 독백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다.
이번 2014년 2월 신작 라이트 노벨로 국내에 발매된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은 '일러스트북'이 함께 붙어 있는 한정판으로 발매되었다. 일러스트북의 모습은 “오늘 받은 2014년 2월 신작 라이트 노벨(02)” 글을 통해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이번에도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하고자 한다.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 ⓒ미우
이번에 읽을 수 있었던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은 지난 7권에서 일어났던 수학여행에서 벌어진 하나의 사건을 두고, 여전히 서로 간의 관계가 서먹서먹한 봉사부 멤버들의 모습부터 시작한다. 하치만의 고독한 독백부터 시작한 이번 8권은 역시 처음부터 책을 읽는 사람들을 기대하게 하였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이 독백 부분은 8권 내에서도 비슷한 느낌으로 반복되는데, 점점 이야기가 그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기도 하다.
만약에.
만약의 이야기다.
만약에 게임처럼 직전 세이브 데이터로 돌아가 새로운 선택지를 고를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생을 달라질까.
대답은 NO다.
그것은 선택지를 가진 인간만이 택할 수 있는 길이다. 애당초 선택지가 없는 인간에게 그런 가정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러므로 후회는 없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인생의 거의 전부를 후회해 마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말이다.
사후약방문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가정법을 들먹이기 시작하면 끝이 없고, 그런다고 무언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한번 선택하고 결정한 시점에서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
IF도 평행세계도 루프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결국 인생의 시나리오는 외길이다. 다른 가능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내가 잘못됐다는 것쯤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이 더 잘못됐다.
전쟁이니 빈곤이니 차별이니 온갖 문제들이 판치고, 구직활동에 나서도 취업문은 좁다고들 하고, 아르바이트라도 해볼치라면 계산이 맞지 않아 제 돈으로 채워 넣는 일도 수다하다.
이딴 세상의 어디가 옳다는 말인가. 잘못된 세계 속의 올바름 따위 옳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오히려 잘못된 모습이야말로 올바른 게 아니겠는가.
결국에는 잃어버릴 것을 뻔히 알면서 억지로 연명시켜봐야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진다. 그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다만, 그렇다 할지라도.
영원하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도 있다.
언젠가는 끝이 찾아오기에 의미를 지닌다. 정체도 폐쇄도, 다시 말해 안식도 결코 무심히 넘기거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반드시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한다.
언젠가 잃어버린 것들을 가만히 되돌아보고, 마치 보물처럼 소중하게 추억하며 홀로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는 그런 행복도 틀림없이 존재할 테니까. (p12)
위에서 읽을 수 있는 글은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의 시작 부분에서 읽을 수 있는 독백에 해당하는데, 이 글을 읽어보면 이 작품이 단순히 다른 라이트 노벨과 꽤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게 이 작품만의 매력이고, 내가 이 작품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라이트 노벨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이야기하는 건 어불성설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우리 사회의 지금 모습과 비슷하지 않은가? 일본 사회나 한국 사회나 매한가지로 멍청하기 그지없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까.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의 중심 사건은 '학생회장 선거'라는 사건이 된다. 어쩡쩡한 분위기 속에 있는 봉사부에 들어온 의뢰는 축구부 매니저를 맡고 있는 '잇시키 이로하'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저는 학생회장 선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라는 의뢰였는데, 이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 봉사부 내에서 유키노시타와 하치만이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 갈등 속에서 하치만은 부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기는데, 이 중간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사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언니인 하루노가 벌이는 어떤 일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일이었다. 유키노 같은 타입의 여성도 정말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타입이지만, 역시 하루노 같은 타입도 절대 나쁘지 않다. 오히려 이런 하루노와 함께 할 때,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큰 것을 손에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하루노의 이 부분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던 나였다.
아무튼, 하루노가 중간에 개입하게 되면서 '학생회장 선거'를 두고 벌어지는 일은 점점 커진다. 이 일에 하야마까지 참여하고, 유이와 다른 캐릭터도 참여하게 되는데… 정말 책을 읽는 맛이 아주 맛있었다. 아주 읽을 했다는 말이다. 아마 나만 아니라 이번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을 읽었던 사람들은 매한가지가 아닐까?
작게 볼 수 있었던 카와사키 사키의 모에도 귀여웠고, 코마치의 모에도 귀여웠고, 하루노의 모에와 갭 모에도 귀여웠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히키가야 하치만 개인의 움직임과 유키노시타와 빚어진 내적 갈등이 섬세하게 잘 묘사되었다. 어디하나 흠 잡을 곳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역시, 믿고 보는 작품인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였다.
하나의 사건은 종료가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매듭은 풀리지 않은 채 끝을 맺었다. 과연, 다음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9권》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까. 너무 읽고 싶어서 잠이 오지 않을 듯하다. 우리의 주인공 하치만과 유키노는 과연 어떤 결말을 향해 손을 뻗을까? 아아, 다음 9권이 발매되는 날이 빨리 다가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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