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애니메이션 차별, 없어질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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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전국 극장 개봉, 하지만 다른 애니메이션은?


 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니, 사랑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 만화 등의 문화에 상당히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한 달에 평균 7만 원의 비용을 라이트 노벨을 구매하는 데에 사용하고 있고, 라이트 노벨을 읽고 짧은 후기를 이 블로그에 올리면서 운영하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지만, 이 일은 내가 즐거워서 시작한 일이고… 이것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다른 애니메이션 리뷰 전문 블로그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는 과거부터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문화에 대한 편견이 상당히 심했다. 뭐, 아직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는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다른 문화에 비해서 애니메이션 문화가 척박한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십덕후' 이후 애니메이션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생긴 것도 한몫했지 않을까. 애니메이션을 보기만 하더라도 '오타쿠, 십덕후' 등의 말을 붙이며 비하하기 바빴으니까.


 하지만 그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가뭄에 콩 나듯이 라이트 노벨 독자와 작가는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늘어갔고,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팬층도 상당히 많아졌다. 이런 과정에서 일본에서 개봉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국내 극장에서도 조금씩 개봉이 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에게 '대작'으로 인정받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비롯하여 《명탐정 코난 극장판 시리즈》, 《언어의 정원》 등 다양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이 국내 극장가에 들어온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특히 그건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극장의 횟수로 나타났다. 지금 많은 사람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전국 극장에서 개봉하며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미 그 관람객 수가 600만을 돌파했다고 하니 그 흥행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극장에 가서 왜 애니메이션을 봐?'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겨울왕국》은 어른이나 아이 상관없이 두루두루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나는 이 애니메이션을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극장을 찾아가 《겨울왕국》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이 있지 않을까. 가깝게 내 사촌 동생과 이모도 보았다고 했고, 밥을 먹기 위해 식당에 앉아 있을 때에도 주변 사람이 《겨울 왕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종종 들을 수 있었다.


 《겨울 왕국》 애니메이션 이토록 흥행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겠지만, 가까운 상영관에서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애니메이션과 달리 국내에서 한정적인 장소와 한정적인 시간대에 개봉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일부 마니아층은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멀리까지 보고 오기도 하지만, 대체로 10대와 20대에게는 힘든 일이다. 상영관과 상영 시간에서부터 차별을 빚고 있다.


 《겨울 왕국》 같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애니메이션도 볼만하다'는 말이 나오는 건 좋은 일이다. 아마 이번에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애니메이션에 흥미가 생긴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다양한 애니메이션에 열린 시선을 갖지 못하는 건 참 안타깝다. 일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다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많은 국내 상영관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가까운 예로, 이번 2월에 국내에서 개봉 예정인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애니메이션 극장판 상영관만 보더라도 그렇다.



 제목부터 상당히 마니아층이 즐기는 애니메이션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대체로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가?) 평소 애니메이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이런 작품에 관심이 없겠지만, 애니메이션에 평소 부정적인 시선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애초에 관심도 없겠지만, 그래도 이 작품에 관심을 두고 극장에 가서 보려고 하는 사람은 꽤 많다. 그런데 이 작품을 볼 수 있는 상영관은 상당히 한정되어 있으며, 소문에 의하면 이전에 국내에 개봉했던 다른 극장판 애니메이션처럼 '특정 시간'에만 방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에 CGV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하였지만, 그 소식을 듣고 나는 애니메이션을 보려고 했던 계획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상영관 측은 언제나 '아직 국내에는 이 문화를 소비할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사람들이 쉽게 접근해 볼 수 없는 환경에서 흥행을 기대하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 아닐까.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 조차도 한정된 장소와 한정된 시간에만 방영하였다면, 절대로 지금 같은 흥행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뭐, 어쩌면 이건 우리나라에서 겪는 애니메이션의 투자 유치의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투자를 움직이는 건 애니메이션 문화를 전반적으로 어떤 식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이다. 내가 오타쿠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내에서도 라이트 노벨과 애니메이션 문화를 즐기는 수요층은 상당히 늘고 있다. 이 시장을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충분히 흥행 가능성을 점칠 수 있지 않을까? 환경만 갖춰진다면, 이런 작품도 다른 작품 못지않게 흥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나의 지나친 억측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요점은 그렇다. 지금 우리나라 내에서도 애니메이션 수요층은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에서 신작 라이트 노벨이 발매될 때마다 화제의 도서로 순위에 올라오는 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예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라이트 노벨을 출판하는 출판사가 늘어나고 있고, 일본의 카도카와가 국내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이미 그 시장의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한 국내 라이트 노벨 출판사는 '한국 라이트 노벨 원작 애니메이션화 기획'을 발표하며 많은 사람을 설레게 했다.


 점차 애니메이션 문화를 접하는 인구가 늘어가고, 연령층도 상당히 넓어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애니메이션 문화'에 대한 편견 없는 시선과 열린 시선은 우리 문화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특정 상영관에서 특정 시간대에만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상영해서는 국내에 있는 많은 수요층을 만족시킬 수 없다. 좀 더 적극적인, 좀 더 많은 인프라 확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게임 문화'도 나라에서 '악'으로 지정할 정도이니 애니메이션에 대해 크게 문화가 바뀌길 기대하는 건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뭄 뒤에 비온다고… 점차 애니메이션 시장이 더 성장하여 언젠가 국내 전국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볼 수 있는 날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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