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히로인이 너무 많아 4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24. 8. 18. 17:15
시키야의 모습이 예쁘게 그려진 라이트 노벨 <패배 히로인이 너무 많아 4권>은 누쿠미즈가 등교 중에 갑작스레 소지품 검사를 한다고 하는 학생회의 바소리 티아라에게 공개 처형을 당하는 모습으로 막을 올린다. 정확히는 공개 처형을 당하기 전에 누쿠미즈는 "그냥 압수해!"라고 말하며 도망치면서 큰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보통 우리 오타쿠가 읽는 라이트 노벨은 살짝 야한 경우가 많다 보니 겉만 본다면 오해할 수 있는 작품도 적지 않다. 물론, 누쿠미즈가 북 커버를 씌웠던 라이트 노벨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절대 외설적인 작품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책의 표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면서 학교 정문에서 실랑이를 벌일 수는 없었다.
<패배 히로인이 너무 많아 4권>의 첫 장에서 읽어볼 수 있는 티아라의 문예부 소지품 검사와 압수는 이번 4권에서 그려지는 사건의 중심 사건의 시발점이었다. 티아라는 누쿠미즈의 라이트 노벨을 압수하기 전에 한 차례 문예부의 책을 압수했다고 말했는데, 놀랍게도 그 책은 코토 선배가 직접 집필한 BL 소설이었다. (웃음).
코토 선배의 동인 소설을 찾기 위해서 누쿠미즈는 코토의 지시에 따라 조심스럽게 행동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시키야 선배로부터 티아라를 공략(?) 하기 위한 비법을 배우기도 한 누쿠미즈이지만, 티아라는 고지식해 보여도 사실은 그런 일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평범한 소녀이다 보니 코토의 동인지를 보고 쉽게 물이 들기 시작했다.
<패배 히로인이 너무 많아 4권> 마지막 페이지를 읽어 본다면 코토와 같은 절차를 밟는 듯한 티아라를 코토가 서점에서 목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건 전적으로 코토의 잘못이므로 그녀가 티아라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코토는 오히려 동료를 늘린 것을 기뻐하는 타입이다 보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애초에 <패배 히로인이 너무 많아 4권>에서 볼 수 있는 티아라는 그 동인지와 누쿠미즈가 주운 자신의 성적표를 계기로 공부에 대한 상담을 하게 되고, 두 사람은 노래방에서 데이트 같으면서도 데이트가 아닌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잠깐 가슴이 설레기도 한다. 특히, 티아라가 보여주는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히로인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패배 히로인이 너무 많아 4권>에서 가장 히로인력이 높았던 인물은 4권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고, 위에서 첨부한 사진을 통해 볼 수 있는 손가락으로 웃는 표정을 만든 시키야다. 시키야가 코토와 신타로 사이에서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누쿠미즈는 열심히 발품을 팔면서 행동하는데… 이 이야기가 재밌었다.
위태로운 시키야를 지탱하는 누쿠미즈의 모습도 그렇지만, 겉으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도 확실한 감정을 갖고 있는 시키야의 일면을 누쿠미즈가 확인하는 모습이 잘 그려졌다. 위에서 첨부한 두 장의 시키야 모습 중에서 첫 번째 장에서 볼 수 있는 모습에서 누쿠미즈는 '이 사람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우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특히, 누쿠미즈가 코토와 시키야 두 사람을 화해시키기 위해서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세운 계획이 진행될 때 볼 수 있는 모습도 놀라웠다. 시키야가 코토에게 품은 마음을 비롯해 추후 코토가 신타로와 떠난 이후 신타로가 예약했던 레스토랑에서 누쿠미즈가 시키야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 이 모습의 묘사가 정말 좋았었다.
조용히 차를 마시는 시키야 선배의 하얀 눈은 여느 때처럼 어디를 보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조금이지만 그 시선을 기다리는 내가 있었다.
시키야 선배가 나를 보며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나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마찬가지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뻘쭘하고 어색했지만, 그래도 지나가는 시간이 아쉬웠다.
나는 당혹하며 생각에 잠겼다.
― 지금 이 기분에 마음을 붙인다면 어떤 말이 어울릴까. (본문 128)
그렇게 시키야의 히로인력까지 확인할 수 있었던 라이트 노벨 <패배 히로인이 너무 많아 4권>은 마지막 장에 야나미 또한 그녀만의 방식으로 누쿠미즈에게 어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이 라이트 노벨의 패배 히로인들은 모두 누쿠미즈의 히로인이 되기 위한 포석이었는데,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그려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자세한 건 직접 라이트 노벨 <패배 히로인이 너무 많아 4권>을 읽어보도록 하자. 나는 이 작품을 종이책이 아니라 전자책으로 3권과 4권을 구매해서 읽었는데, 라이트 노벨은 굳이 특전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전자책으로 읽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종이책을 선호하는 편이라 5권은 이미 종이책을 구매했지만. (웃음).
<패배 히로인이 너무 많아 5권>의 표지를 본다면 4권에서 적은 페이지로도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 누쿠미즈의 여동생 카쥬가 그려져 있고, 카쥬를 중심으로 한 사건이 그려진다는 것을 줄거리를 통해 읽어볼 수 있었다. 그 이야기도 천천히 읽은 이후 블로그에 소개할 예정이다. 아, 이 라이트 노벨은 기대 이상으로 정말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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