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 오늘도 장마는 계속되고 있다
- 문화/아니메 관련
- 2013. 6. 26. 08:00
[애니메이션 감상후기] 언어의 정원, 빗소리처럼 울리는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지금 글을 쓰는 6월 25일 오후, 장마전선이 위치하여 비가 내리고 있다. 덕분에 오늘 오후부터 벌어질 '롯데와 NC'의 시합은 보지 못하게 되었지만, 그 이상으로 나는 좋은 것을 보게 되었다. 바로 '언어의 정원'이라는 애니메이션이다. '언어의 정원'이라는 애니메이션은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별을 쫓는 아이', '초속 5센티미터'의 작품을 탄생시킨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금 내리고 있는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볼 수 있었는데, 작품의 소리와 작화, 내용은 모두 '아름답다'는 말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13년 개봉작. 2013년 5월 31일 일본에서 개봉되었으며 극장에서 블루레이 DVD가 동시 선행 발매되었다. 또한 일본 시간으로 같은 날 0시부터 일본 아이튠즈 스토어에서도 동시에 판매되었다. 배경이 2013년 6월(장마가 시작될 무렵)부터 2014년 2월까지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 처음으로 현재 일본을 주 무대로 하는 작품이다. 개동도 그에 맞추엇다고 보여진다.
주연은 이리노 미유, 하나자와 카나,. 월간 애프터눈 2013년 6월호부터 만화판이, 다빈치 2013년 8월호부터 감독 자신이 집필한 소설판이 게재될 예정이다. 다빈치에는 신카이 감독의 전작 '초속 5센티미터'의 소설판이 게재된 바 있다.
한국 개봉은 8월 에정. 제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 예정이다.
ⓒ언어의 정원
내가 이 작품을 알게 된 건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가 추천을 해줬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애니메이션을 추천받았을 때에도 비는 오고 있었고,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본 시점에서도 장마전선이 걸쳐서 비를 예고하고 있던 날이었다. 장마를 주요 소재로 하는 이 애니메이션과 나와의 만남은 참 묘한 인연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오타쿠의 혼잣말이라고 생각하고 이 부분은 가볍게 넘겨주기를 바란다. 어쨌든, 내가 정말 마음에 드는 애니메이션이나 라이트 노벨 같은 작품들은 저마다 만나게 된 그 사연이 있으니까.)
그렇게 나는 '언어의 정원'이라는 이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볼 수 있는 표현력에 금세 빠져들었다. 위에서 볼 수 있는 세 장의 이미지를 통해서도 볼 수 있겠지만, 애니메이션의 작화가 우리가 평소 보는 애니메이션과 전혀 다르다. 조금 특이하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빛의 움직임과 색채가 작품을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스토리를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탄했었지만, 애니메이션을 완성한 여러 요소 부분에서도 조금의 부족함이 없었다. 작품을 보는 내내 지금 내리고 있는 비의 선율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위에서 볼 수 있는 '언어의 정원' 애니메이션 이미지들을 한 장,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이 작품이 어떤 느낌의 작품인지 대략 느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남주인공 타카오는 비가 내리는 날 일본식 정자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여주인공 유키노를 만나게 된다. 첫 만남 이후로 두 사람은 비가 내리는 날만 되면 만남을 거듭하게 되면서 서로의 마음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되고, 두 주인공의 마음을 표현하는 듯한 장마는 그 둘의 마음이 변해가면서 조금씩 맑은 날이 찾아오게 된다. 그런 변화에 맞춰 이야기를 아름답게, 마치 빗소리가 피아노 건반을 치는 듯한 잔잔한 선율을 울리며 그려간다.
장마가 지속하여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날에는 누구나 조금씩 마음이 괜히 울적해진다. 특히 평소에 혼자 지내면서 '난 괜찮아.'라고 강한 척하지만, 속은 약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릴 때가 종종 있다. 그리고 장마는 그런 마음을 뜻하기도 하지만, 용기를 내지 못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작품은 후자의 마음을 담았고, 어쩌면 전자의 마음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눈보다 가슴으로 먼저 전해져 오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 정체 모를 감정이….
이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언은 열린 결말로 끝이 나면서, 작품을 본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릴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작품은 마치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한적한 여유 속에서 왠지 모르는 쓸쓸함을 느끼고 있는 날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애니메이션 같다. 한국에는 8월에 개봉이 될 예정이라고 하니 극장에서 한 번씩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분명, 애니메이션이 그리고 있는 그 아름다움에 마음이 한껏 개운해지리라 확신한다.
|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