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일기, 내 일기에는 미래가 적혀있었다
- 문화/아니메 관련
- 2013. 5. 2. 08:00
[애니메이션 간략 총평] 미래일기, 내 일기에는 미래가 적혀있었다
사람들에게 미래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은 드물지 않은 일이다. 아마 시험 문제를 미리 보고 싶다거나 복권 당첨 번호를 미리 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적이 한두 번은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지금도 '아, 더도 말고 로또 1등 당첨번호 10개만 미리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로또 1등 10번만 당첨된다면, 여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돈이 손에 들어오는 셈이기에 아주 인생을 윤택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아마 저마다 미래를 볼 수 있으면, 하고 싶은 어떤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한 번 생각해보자. 만약 자신이 미래를 보는 힘을 가지게 된다면, 자신은 그 능력을 어디에 활용하겠는가? 누군가는 인류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말을 할지도 모르지만, 아마 그런 확률은 10만 명 중 1명꼴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때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본 사람이라는 생물 중에서 그렇게 착한 사람은 아주 희박하다.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그 능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람의 욕심은 그런 것이고, 어쩔 수 없는 행동이니까.
거기서 조금 더 여러 상황을 만들어보자. 만약 자신처럼 그런 식으로 미래를 보는 힘을 가진 자가 여럿이 있고, 그 능력을 완전히 손에 넣기 위해서는 서로 죽이는 서바이벌 게임에서 유일하게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면 어떨까? 아마 그 누구도 조금의 망설임 없이 상대방을 죽이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는 무서워서 벌벌 떨며 바깥출입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광기에 사로잡혀 죽이려고 안달일 것이다.
바로 그런 이야기가 담긴 것이 오늘 내가 소개할 애니메이션 '미래일기'라는 애니메이션이다.
ⓒ미래일기
위키백과 사전에서는 미래일기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간략히 요약하여 설명하고 있다.
주인공 유키테루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으며, 언제나 하는 일은 휴대전화에 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그의 '시공왕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이름의 가공의 인물은 어느날 유키테루에게 한 가지 게임을 제안했다. 열 두 명이 참가해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한 사람이 자신의 뒤를 이어 세계의 신이 되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각자의 일기장(대체로 휴대전화)을 이용해 상대방을 무찔러야 한다. 유키테루는 같은 반 여학생인 유노와 연합하며,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노의 특이한 점을 하나 둘 알게 된다.
각 참가자는 데우스가 일기를 변화시킨 순서에 따라 1st에서 12th까지의 순서를 부여받으며, 변화된 일기는 그 소유자들이 그동안 기록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언한다. 각 일기는 소유자의 성격이나 직업 및 그동안의 생활에 따라 다른 성질을 가진다. 모든 일기에는 단점이 있으나, 그 중에서도 특히나 도움이 되지 않는 일기도 있다. 일기는 미래의 기록자(대체로 자기 자신)의 관점에서 기록되는 것이므로, 기록자가 상황을 잘못 파악하여 기록된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 또한 일기에 기록된 것과 다른 행동을 함으로써 미래를 바꿀 수 있는데, 이 때는 일기의 예언 내용도 함께 바뀐다. 각 일기는 소유자의 미래를 담고 있으므로, 이를 담은 매체가 손상 혹은 파괴되면 소유자 또한 소멸된다.
이 작품에 대한 반응은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한결같이 나오는 반응은 '왠지 꺼림칙한데, 그래도 재밌어서 계속 보게 된다'이다. 나도 그랬었다. 처음 이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났을 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끝이 없어 상당히 즐겁게 보았었지만, 뒤로 갈수록 지나친 설정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 꺼림칙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여주인공 가사이 유노의 엄청난 집착과 남주인공 아마노 유키테루의 어리석음은 뒤로 갈수록 불편함이 더 커졌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찌질하다'는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묘사된 작품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었다. 남주인공 아마노 유키테루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말 최악이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며 공분을 샀었다. 보통, 애니메이션의 남주인공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항상 무엇인가를 긍정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의 남주인공 유키테루는 상황을 점점 최악으로 악화시킬 뿐이었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야 조금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그 미숙함으로 주변에 있는 대부분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후였다.
뭐, 어쩌면 이것은 평범한 남자 중학생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에서 유키테루가 벌이는 일을 보면서 짜증이 치밀어 올랐겠지만, 실제로 만약 우리가 저런 상황에 부닥친다면 아마 유키테루와 비슷한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난 그렇게 생각한다. 남주인공이 지나치게 찌질하게 느껴졌던 것은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라고…. 자괴감에 빠져 있는 중2학생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물론, 경험을 통해서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은 너무 지나치게 안 좋은 쪽으로 그려진 것이 아쉬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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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그 자괴감 속에 빠진 유키테루를 이용하여 가사이 유노는 자신의 욕망을 위하여 마음껏 행동하고… 주변에 있는 다른 미래일기 소유자와도 치열한 생존 싸움을 벌인다. 이 애니메이션의 작품은 거의 베드엔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주인공 유키테루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자신이 사는 그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죽음을 맞이해버렸기 때문이다. 자신을 걱정해주던 친구도, 자신을 성장시켜준 친구도, 자신을 지켜준 친구도, 세계도… 모두.
이 작품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작품을 모두 감상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 평이 엇갈린다. 하지만 공통으로 '꺼림칙하지만, 그래도 계속 보게 되는 작품'이라는 의견은 비슷하게 가진다. 조금 이상한 애니메이션이라고도 생각되지만, 나름 볼만한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만이 아니라 만화책으로도 나와 있으니 쉽게 감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작품에 별 세 개 반을 주고 싶다. 여러 복선이 상당히 재미있지만, 여러 가지 묘사 부분에서 너무 취향을 많이 타는 작품이기에 대중적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뭐, 이 의견은 어디까지나 나의 의견이기에 다른 사람과 다를 수도 있음을 명심해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미래일기 애니메이션 오프닝 유튜브 영상을 남긴다. 아래의 영상을 통해 어떤 분위기의 애니메이션인지 대략 추측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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