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내리려는 여고생을 구해주면 어떻게 될까? 1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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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내리려는 여고생을 구해주면 어떻게 될까? 1권 표지

 오는 3월을 맞아 처음 한국에 정식 발매된 라이트 노벨 <뛰어내리려는 여고생을 구해주면 어떻게 될까? 1권>은 제목부터 굉장히 신경이 쓰여서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자살'을 시도하고자 했던 여고생이 주인공을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변해가고, 그녀 덕분에 주인공도 조금씩 변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뛰어내리고자 하는' 상황이 조금 극단적이기는 해도, 설정 자체만을 본다면 현재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고 있는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이라는 작품과 제법 유사한 작품이다. 마히루 또한 비 오는 날에 혼자 우산도 쓰지 않고 그네에 앉아 있을 때 남자 주인공이 말을 걸어오면서 그 인연이 시작되었다.

 

 라이트 노벨 <뛰어내리려는 여고생을 구해주면 어떻게 될까? 1권>은 마히루와 똑같이 비 오는 날에 비를 맞으면서 여고생― 하츠시로 코토리가 낙담한 표정으로 있었지만, 그녀는 위험천만하게 폐건물 옥상에서 더는 살아갈 의지를 갖지 못한 눈으로 서 있었다. 그런 그녀를 주인공이 구해주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게 된다.

 

"저는… 살아 있을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렇게 말한 하츠시로의 눈에는 언뜻 봐도 무서울 정도로 차갑고, 바닥을 알 수 없는 어둠이 깃들어 있었다.

이거 정말 큰일인데, 이대로 놔두면 뛰어내릴 것 같아. (중략)

어쩌지. 어떻게든 막을 순 없을까? 솔직히 자신과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 소녀가 죽는 건 아까웠다. 게다가 꽤 예쁘기까지 하고.

(아니 정말로, 진짜 예쁜 것 같은데.)

TV에 나오는 아이돌이나 여배우보다도 훨씬 예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탓인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런 말을 뱉고 있었다.

"그럼, 내 여친이 되어줘."

"……?"
하츠시로가 고개를 갸웃했다.

"음? 어라?"
유키는 그제서야 자신이 한 말을 깨달았다.

내가 지금 얘한테 뭐라고 했지? (본문 13)

 

뛰어내리려는 여고생을 구해주면 어떻게 될까? 1권 중에서

 갈 곳이 없으니 유키의 집으로 데려온 하츠시로는 며칠 동안은 정말 위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잠을 자면서 잃어버린 살고자 하는 의지를 되찾고자 간신히 삶을 붙들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주인공 유키 유스케와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면서 '폭력'이 없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조금씩 표정을 되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서 '폭력'이라고 힘주어 말한 이유는 그녀의 몸에는 옷을 입으면 보이지 않는 곳에 누군가 가한 멍든 자국이 심각할 정도로 많았기 때문이다. 이때 주인공 유키와 책을 읽는 우리 독자들은 '혹시 학교 폭력을 당했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그 폭력 가해자는 학교의 친구들이 아니라 가족에서 아버지가 가해자인 가정 폭력이었다.

 

 하츠시로가 처한 상황은 라노벨 <뛰어내리려는 여고생을 구해주면 어떻게 될까? 1권> 마지막에 이르러서 모든 것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진다. 그녀의 아버지는 '개새끼'이기는 했어도 처음부터 개새끼는 아니었기 때문에 제대로 반성하고 후회를 하면서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의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

 

 하츠시로의 마음을 치유하고 그녀가 앞으로 다시금 평범한 여고생으로 살아갈 수 있는 데에 힘이 되어주는 건 바로 남자 주인공 유키 유스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유키는 어쩌다 보니 하츠시로에게 여친이 되어달라며 집으로 데려왔지만, 그는 몹쓸 남자가 아니라 학교에서는 특대생으로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우수하고 무척 성실한 인물이었다.

 

유키는 학교가 끝나면 바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

열심히 땀 흘리며 일을 마친 유키는 집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었다.

시간을 벌써 오후 9시를 지나고 있었다.

아침 일찍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이 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한 뒤 돌아가면 다시 공부를 하고 잠을 잔다. 평소와 같은 하루다.

"이렇게 보니까 나, 여태껏 공부와 아르바이트밖에 안 했구나." (본문 37)

 

뛰어내리려는 여고생을 구해주면 어떻게 될까? 1권 중에서

 그렇게 근면성실한 유키이다 보니 하츠시로를 배려하며 그녀를 챙겨줄 수 있었고, 그런 유키이기에 하츠시로는 조금씩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그의 곁에 있을 수 있었다. 다소 극단적인 상황이나 설정을 몇 가지 제외한다면 라이트 노벨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에서 볼 수 있는 마히루와 아마네와 판박이다.

 

 <뛰어내리려는 여고생을 구해주면 어떻게 될까? 1권>은 두 사람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통해 '이상적이고 꿀이 떨어지는 커플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조금씩 하츠시로의 상처에 다가가면서 그녀를 알아가는 이야기가 인상 깊이 그려졌다. 책을 읽는 동안 살짝 아쉬운 장면이 있기는 했어도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구성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제목부터 이미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라이트 노벨 <뛰어내리려는 여고생을 구해주면 어떻게 될까?> 시리즈는 현재 일본에서 4권까지 정식 발매되어 있고, 카도카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ASMR 영상도 한 차례 들어볼 수 있다. 해당 ASMR 영상을 통해 들어볼 수 있는 코토자의 목소리는 "치유된다~"라며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었다. (웃음)

 

 흥미가 있다면 아래에 첨부한 ASMR 영상을 재생해 보도록 하자. 나처럼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해석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냥 목소리만 들어도 '으헤헤'라며 무심코 입가가 풀어져 웃음을 짓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2권이 언제 발매될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소미미디어가 3~4개월 간격으로 후속권을 발매해주지 않을까 싶다.

 

 아아, 나도 이런 여친 갖고 싶다! 그런데 아는 유키처럼 근면성실한 인물은 아니다 보니 어렵겠지…?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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