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빌리겠습니다 29권 후기
- 문화/만화책 후기
- 2023. 1. 1. 18:15
지난 22년 12월을 맞이 일본에 정식 발매된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29권>이 마침내 도착했다. 이 만화를 주문할 때 서울미디어코믹스에서 국내에 정식 발매하고 있는 만화 <귀엽기만 한 게 아닌 시키모리 양 14권>을 함께 주문하다 보니 택배 배송 일정이 늦어진 탓에 12월 31일을 맞아서 마침내 만화 <카노카리 29권>을 받아볼 수 있었다.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29권>은 주인공이 미즈하라와 함께 그녀의 본가, 즉, 다시 말해서 사유리 할머니가 거주하셨던 집을 청소하는 장면으로 막을 올린다. 지난 28권에서 두 사람이 함께 그녀의 본가를 찾았을 때부터 뭔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일본에서는 흔한 작은 지진이 발생하면서 두 사람이 살짝 엉키는 일이 발생한다.
이때 볼 수 있는 주인공이 혼자서 두근거리거나 긴장하는 모습은 '이 바보 녀석―!'라며 저절로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이때 미즈하라가 일부러 "잠깐"이라며 주인공의 옷깃을 잡았을 때는 무심코 나도 '설마!?'라며 두 사람이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는 이벤트가 발생하나 싶었지만, 역시 두 사람 사이에 그런 일이 이렇게 쉽게 발생할 리 없었다.
대신 청소를 마친 두 사람을 기다리는 것은 지진으로 인해 두 사람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문제가 생겨 한동안 아파트에서 머무를 수 없게 되었다는 사건이다. 이 장면은 어디까지 미즈하라 본가에서 두 사람이 동거하게 만들기 위한 연출에 불과했지만, 지진으로 인해 작은 흠이 생겼다고 해서 곧바로 안전 조치에 들어가는 일본의 모습이 대단했다.
보통 한국에서 어떤 사안에 안전 조치에 취하는 경우는 사태가 심각한 경우가 아닌 이상 드물다. 보통 안전 조치는 사전에 미리미리 해야 그 의미가 있는 것인데, 한국은 항상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려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면 다음에 또 소를 잃지 않겠지만, 문제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거다.
그렇게 미즈하라와 카즈야, 야에모리 세 사람은 한동안 아파트에 머무를 수 없게 되면서 각자 지낼 곳을 찾아야 했다. 당연히 미즈하라는 할머니 댁이 있었고, 주인공 또한 할머니와 가족이 지내는 본가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당자의 주거 걱정은 없었다. 문제는 주인공이 돌아간 자신의 본가에는 자신의 방이 없어졌을 뿐이었다. (에?)
주인공 카즈야의 본가에 그의 방이 없어진 이유는 할머니 댁에 유학생으로 일을 하러 온 인물이 그의 방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급한 대로 집의 거실에서 생활하기로 하지만, 역시 매일 미즈하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 무척 괴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 괴로운 마음을 미즈하라와 야에모리가 함께 한 술자리에서 털어놓는다.
야에모리의 권유로 함께 술을 마시게 된 카즈야였지만, 이 자리에 미즈하라가 참석하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미즈하라가 두 사람과 함께 술을 마시면서 보여주는 모습은 '천사!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여신!'이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지만, 한사코 술을 들이켜는 주인공의 모습은 너무 없어 보여 쓴웃음이 저절로 지어졌다.
하지만 술에 취한 덕분에 주인공은 자신의 본심을 무심코 미즈하라에게 말할 수 있었고, 미즈하라는 그 말을 혼자 들은 이후 얼굴을 붉힌 상태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 결정이 바로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한 달만이야."라는 말을 하는 장면으로,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미즈하라와 카즈야는 임시 동거를 하게 된다.
앞으로 두 사람이 한 지붕 아래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무척 기대된다. 2023년에 미즈하라와 같은 인물을 만나 한 지붕 아래에서 살 수 있다면 그 어떤 소원도 필요 없지 않을까? 우리의 답답한 주인공 카즈야는 이 순간부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과연 두 사람 앞을 기다리는 것은 행복일까 불행일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29권>을 읽어보도록 하자. 하나부터 열까지 정을 도무지 줄 수 없는, 주인공 스스로도 "조사는 끝났어. 난 F 확정이야."라며 자책할 정도로 엉망인 모습을 보여주었어도 그가 그동안 착실히 쌓아 올린 호감도는 작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은 평소 행실이 무엇보다 중요한 듯하다.
그러니 오늘 당신도 미즈하라와 같은 여친이 곁에 없다고 하더라도 막 사는 게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오늘 하루를 착실하게 살아가도록 하자. 비록 주인공처럼 외로워서 혹은 바보 같은 욕심으로 렌탈 여친 같은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도 신이 허락한다면 최고의 인연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단, 그게 2차원이라면 말이다. (웃음)
어쨌든, 오늘도 미즈하라는 최고로 귀여웠다. 이 말로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29권>의 후기를 마무리하고 싶다. 29권 마지막에 그려진 마미는 30권에서 또 어떤 수를 들고 나오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제발, 미즈하라의 행복을 방해하지 말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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