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4기 11화 후기
- 문화/아니메 관련
- 2022. 10. 2. 09:38
애니메이션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4기>가 드디어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저거노트와 벨이 부딪히는 모습을 그리면서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해당 장면은 라이트 노벨 <던만추 13권>에서 그려진 장면으로, 라이트 노벨의 묘사 못지않게 애니메이션 묘사도 흠잡을 곳이 없었다.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4기 11화>는 저거노트에 당한 벨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 류가 회복 마법을 거는 장면으로 막을 올린다. 하지만 저거노트는 여전히 눈앞에 있는 모험가들을 유린하고 있었는데, 류는 벨을 회복시키는 동안에 들린 모험가들의 비명에 괴로워하다 그들을 돕기 위해 다시 검을 들고 뛰쳐나가게 된다.
애니메이션에서도 류의 내적 갈등을 짧은 시간을 통해 잘 보여주었지만, 라이트 노벨 <던만추 13권>에서는 조금 더 확실하게 류의 내적 갈등이 그려져 있다. 그 장면 중 일부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최우선순위 대상이었던 벨을 해치운 '저거노트'가 남은 모험자들에게 다시 덤벼들고 있었다.
류와 쥬라가 아닌 보르스 일당에게 간 이유는 단순히 숫자가 많기 때문.
시야 저편에서 살육의 폭풍이 부활했다.
"사, 살려――?!"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에 류의 심장이 마구 뛰었다.
―도와줘야, 아니, 하지만 지금 이 자리를 떠나면 크라넬 씨는―.
류의 그런 번민은 결국 의미를 이루지 못했다.
망설임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차라 동안 괴물은 살육을 마쳤으므로.
반대 방향으로 도망친 보르스와 극소수의 모험자를 제외하고, 다른 이들은 처참한 시체로 전락했다. 벨이 지키려 했던 수인 형제도, 아마조네스 전사도.
류는 선택조차 하지 못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회복의 빛이 끊어진 순간, 류는 울부짖으며 질주하고 있었다.
미친 듯이 날뛰는 충동에 떠밀려, 이쪽에 등을 돌린 남보라색 거구에 목검을 꽂았다. (본문 262)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에서 아무리 잘 묘사를 한다고 해도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라이트 노벨에서는 그 찰나의 순간에 느낀 감정을 풀어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더 깊이 그 인물의 심정을 헤아려볼 수 있다. 저거노트와 상처 입은 벨을 눈앞에 두고 류가 한 내적 갈등은 오직 책에서만 읽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4기 11화>에서 또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장면은 벨을 치료해주는 마리의 모습이다. 마리의 절절한 마음은 라이트 노벨에서도 묘사가 정말 잘 되어 있었는데, 애니메이션 <던만추 4기 11화>에서 볼 수 있는 마리의 모습은 그 절절함 이상으로 너무나 예쁘게 잘 그려져 있었다.
비록 이번 <던만추 13권>의 이야기 핵심 인물이 '류'라고 하더라도 제노스 마리가 보여주는 모습도 정말 우리의 뇌리에 깊이 인상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 그녀가 벨 앞에 등장했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 벨을 걱정하며 수면 속에서 빠르게 헤엄쳐서 벨의 떨어진 오른팔을 들고 그녀의 피를 이용해 벨을 치료하는 모습은 무척 절절했다.
머메이드가 사랑한 소년은, 난파된 배의 왕자님이 아니었다.
모험자였다.
지금도 싸우고 있는 동료 요정을 위해, 한 번은 잠식당했던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어, 재기의 불꽃을 피웠다.
마리는 그렁그렁 눈물을 흘리며 제지하려다가, 단념했다.
소년은 완고했으므로.
소년은 모험자였으므로.
마리도, 사랑하는 가족을, 제노스를 위해서라면 같은 일을 했을 테니까.
그러므로 대신, 한 번 더 안아주었다.
가만히 몸을 떼고, 배웅했다.
머메이드의 포옹에서 풀려난 소년은 물을 박차고 단숨에 떠올랐다.
'약속―.'
멀어져 가는 그의 모습을 올려다보며 마리는 울었다. (본문 273)
마리의 헌신적인 행동 덕분에 다시 눈을 뜬 벨은 류를 구하기 위해서, 그녀를 절망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다시금 저거노트와 맞서게 된다. 벨의 목숨을 구한 벨프가 만들고 카산드라가 맡긴 골라이아스의 머플러를 방패처럼 활용해 벨은 미력하나마 저거노트에게 대미지를 입히면서 저거노트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 끝에서 벨이 선택한 수단은 파이어볼트 17연발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벨이 파이어볼트를 몇 발이나 쏘았는지 제대로 해아려볼 수가 없었지만, 라이트 노벨 <던만추 13권>을 읽어 본다면 벨은 파이어볼트를 17번 연사해 저거노트에 발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벨은 저거노트가 반사된 파이어볼트를 모두 자신의 나이프에 충전한다.
벨이 가지고 있는 영웅의 일격 아르고 베스타는 그토록 강한 저거노트의 무릎을 꿇릴 정도로 커다란 대미지를 입힌다. 그것은 마법도 아니고, 물리 공격도 아닌 그야말로 제3의 공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오로지 벨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공격이기에 저거노트가 방어를 할지 회피를 할지 망설이게 만든 찰나의 순간에 생긴 틈을 찌를 수 있었다.
하지만 벨이 저거노트를 한 차례 무릎을 꿇리는 데에 성공했어도 절망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살짝 힘이 빠진 저거노트를 노리고 쥬라가 "내 거다아아하하하하하!"라고 외치다가 저거노트의 꼬리에 일격을 당해 목숨을 잃었지만, 쥬라가 내린 마지막 명령이 주입된 저거노트와 램톤은 두 사람을 끝내기 위해서 움직였다.
그렇게 벨이 램톤에 삼켜졌다가 도착한 곳은 바로 37계층 심층이었다. 이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벨과 류 두 사람이 살아남아 무사히 지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은 라이트 노벨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4권>에서 그려져 있는데, 14권의 분량은 13권의 두께와 비교했을 때 2배를 살짝 넘은 두께를 자랑하고 있다.
해당 분량은 오는 10월부터 곧바로 이어서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내년 2023년 1월부터 이어서 방송될 예정이다. 1월까지 기다리기가 힘들다면 라이트 노벨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4권>을 구매해서 읽어보도록 하자. 14권에서 그려지는 벨과 류의 모험과 벨프와 남은 멤버들의 싸움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