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인펙션 24권 후기
- 문화/만화책 후기
- 2022. 7. 3. 16:08
사람들은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면 자신의 본색이 넌지시 앞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무엇이든 솔선수범해서 하는 사람과 타인에게 책임을 미룰 뿐이면서 "왜 그렇게 하는 거냐! 책임질 거냐!"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 능력도 없는 주제에 앞으로 나서서 있는 척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항상 갈등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어떤 사람은 성장하고, 어떤 사람은 전혀 성장하지 못한 채 남을 비난하는 데에 몰입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단순하게 목숨이 걸린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만 아니라 우리는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가릴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서도 이렇게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면서 남을 괴롭히는 데에 시간을 쏟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적극적으로 남을 괴롭히는 건 아니지만, 누가 깃발을 들고 "이 녀석 쓰레기네."라고 말하는 순간 너도 나도 그 깃발에 아래에 모여 들어서 "쓰레기네."라는 욕을 넌지시 뱉어 버린다. 책임은 어차피 깃발을 들고 있는 녀석이 질 것이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죄책감도 옅어서 누군가를 비난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나는 그런 댓글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불편했고, 어쩌다 대꾸를 하면 나 스스로 한심해져서 유튜브 <덕후 MIU TV> 채널 운영을 접었다. 하지만 오늘 읽은 만화 <인펙션 24권>에서 사츠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주도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관철하며 행동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참, 사람은 지나면 늘 아쉬운 법이다.
만화 <인펙션 24권>의 시작은 키라라와 그녀의 누나 두 사람이 카미시로와 함께 토도로키가 준비한 실험용 진화체를 상대하는 장면이다. 카미시로는 죽을 것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계속해 기적적으로 생환하며 다음 단계로 진화를 해가고 있었는데, <인펙션 24권>에서 카오리가 하루키에게 말한 열쇠는 지닌 한 사람이 카미시로로 보였다.
그리고 그 하루키. 하루키는 카오리가 준 정보 에너지를 통해 정보 에너지를 다룰 수 있는 문 중 하나를 열게 되고, 카오리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확실히 전하게 된다. 그렇게 만화 24권은 보균자 소동을 둘러싼 소동이 하루키를 중심으로 크게 변할 것을 예고하며 시점을 다시금 사츠키의 시점으로 옮긴다.
사츠키 팀에는 스스로 부대장의 자리에 올라 있는 척 허세를 부리고 싶어하는 일본 자위대 출신 장교 '아카리 타이세이'라는 인물이 자위대를 이끌고 왔다. 그는 야마다의 지위를 무리하게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현재 기획 중인 작전의 대장으로 사츠키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 자신이 올라가고자 싶은 욕심을 넌지시 드러내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옹졸한 행동도 이미 상당히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하루키를 다시 만나기 위한 목적 하나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사츠키 앞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사츠키는 단 한 번의 연설로 차갑게 식어버린 자위대와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웠을 뿐만 아니라 넌지시 자신의 자리까지 넘보려고 하는 아카리 부대장의 기세를 확실하게 꺾어버렸다.
만화 <인펙션 24권>에서 사츠키의 그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소름이 돋았는지 모른다. 사츠키의 모습에 감탄하며 페이지를 넘기는 것도 잠시, 격리지역으로 향하는 입구에서 사츠키 일행은 변이체를 마주하게 된다. 그 변이체는 과거 하루키와 나가밍 두 사람에게 당했다가 진화한 변이체로, 자위대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흥미진진했다.
그 모습은 다음 만화 <인펙션 25권>에서 그려질 예정이나 한동안 또 기다려야 한다. 만화 <인펙션> 시리즈는 점차 결말이 다가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용이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어 읽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지금 1권부터 24권까지 구매해서 읽는 건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흥미가 있다면 꼭 한번 만화를 읽어볼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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