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18권 후기
- 문화/만화책 후기
- 2020. 12. 17. 21:04
지난 11월 일본에서 발매된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18권>을 오늘이 되어서야 읽었다. 한국에는 아직 정식 발매되지 않은 권이라고 해도 일본어가 가능하고, 애초에 <여친, 빌리겠습니다> 시리즈는 일본 원서로 구매해서 읽고 있던 터라 상관이 없었다. 대신 블로그에 글을쓰지 않은 경우가 많았던 게 문제이지만.
어쨌든, 오늘은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18권>을 읽고 나서 오랜만에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적게 되었다.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18권>을여는 에피소드는 치즈루 할머니의 임종이다. 치즈루가 할머니의 병실을 지키면서 깊이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카즈야가 등장해서 노트북과 프로젝터를 연결해 병실에 치즈루를 주연으로 한 영화를 틀었다. 그것은 치즈루와 할머니를 위해서 카즈야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다.
할머니가 영화를 본 건 초반 10분 남짓에 불과했다. 하지만 카즈야가 가지고 온 영화 덕분에 치즈루와 할머니는 다시금 짧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지막 작별을 할 수 있었다. 이 장면에서 볼 수 있는 치즈루가 카즈야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진실을 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고 있을 때 할머니가 먼저 말을 건넸다.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18권>에서 본 치즈루와 할머니가 나누는 대화는 괜스레 눈물이 고이게 했다. 할머니가 망설이며 괴로워하는 치즈루에게 전한 말이 무척 인상 깊었다. 내가 정확하게 번역했는지 자신할 수는 없지만, 18권에서 읽은 할머니가 치즈루에게 전한 대사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세상에는 말이지, 답이 정해진 쪽이 더 적단다. 매일 방황하고,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그래도 계속 고민하는 일이 살아가는 것의 유일한 성실함이야.”
“그런 삶의 방식이 가능한 여성으로 자라줘서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단다.”
“예뻤어”
“멋진 영화 고맙구나. 카즈야 군에게도 고맙다고 전해주렴.”
“너는 내 보물이야. 사랑한단다 치즈루.”
할머니가 치즈루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이 장면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른다. 만화를 읽을 때도 살짝 울면서 읽었는데 다시금 만화를 보면서 글을 쓰는 지금도 그렇다. 할머니와 치즈루 두 사람의 작별이 그려진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18권>은 괜스레 강한 척을 하는 치즈루의 모습이 비쳐졌다.
그런 치즈루를 보면서 카즈야는 자신이 치즈루를 위해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카즈야의 할머니는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있을 게야.”라고 말한다. 그 이후 카즈야는 치즈루를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하지만 자신 혼자서 답을찾지못한 카즈야는 결국 스미를 렌탈했다.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18권>의 후반부는 모두 카즈야와 스미 두 사람이 만나 치즈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다. 카즈야는 스미에게 할머니의 부고를 전하는 동시에 자신이 치즈루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상담한다. 그 상담을 받은 스미가 선택한 것은 카즈야와 함께 바다에 가는 일이었다.
바다에서 스미와 카즈야 두 사람은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바다에 처음 도착했을 때 카즈야는 과거 바다에서 치즈루를 곤란하게 한 것과 자신의 바보 같은 일을 되돌아보기도 했지만, 스미 덕분에 잠시나마 고민을 잊은 채 ‘친구’로서 함께 웃을 수 있었다. 그 미소를 본 스미는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한다.
당연히 스미이기 때문에 직접 말로 하는 게 아니라 바다의 해안가에서 필담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 메시지 또한 할머니가 치즈루에게 전한 메시지 만큼 좋았다. 그야말 ‘힐링 캐릭터’라는 수식어가 조금도 아깝지 않은 모습이었다. 스미에게 격려를 받은 주인공 카즈야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도전하기로 한다.
그 이야기는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19권>에서 그려질 예정이다. 치즈루를 렌탈해서 최고의 데이트로 만들어주겠다고 하는 남자 주인공 카즈야의 심정을 어떻게 헤아려야 할지모르겠지만, 그가 준비한 선물은 치즈루의 마음을 울리게 된다. 이 부분은 웹 연재본을 보면 알 수 있으니 궁금하다면 한번 찾아보기를 바란다.
오늘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18권>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아, 치즈루와 스미 두 사람은 정말 너무나 천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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