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빌리겠습니다 2화 후기
- 문화/아니메 관련
- 2020. 7. 19. 10:09
만화책을 너무나 재미있게 보고 나서 애니메이션도 너무나 재미있게 보고 있는 <여친, 빌리겠습니다> 시리즈! 이번 애니메이션 <여친, 빌리겠습니다 2화>에서는 만화에서 그려진 사건이 조금 뒤늦게 그려졌다. 바로, 주인공 카즈야와 히로인 치즈루 두 사람이 같은 대학에 살고, 같은 아파트에서 서로 이웃으로 지내는 걸 알게 되는 사건이다.
설상가상으로 카즈야의 할머니는 카즈야의 집으로 찾아오겠다면서 미리 치즈루를 불러 놓으라고 말한다. 당연히 카즈야는 옆집에 있는 치즈루를 데리고 올 수가 없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변명거리를 찾았다. 하지만 변명이 되지 않기에 카즈야는 "택배입니다."라면서 치즈루의 문을 열고 전심전력으로 렌탈 여친을 부탁한다.
극구 거절한 미즈하라 치즈루이지만, 그녀는 베란다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카즈야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윽고 마음을 고치게 된다. 그렇게 카즈야와 치즈루 두 사람은 매주 수요일 시간 한정으로 렌탈 여친, 가짜 연인 관계를 이어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사건은 늘 당사자들의 예상을 깨고 벌어지는 법이다.
그 사건의 발발은 전형적으로 유유부단한 카즈야로 인해서 벌어진다. 자신에게 자신이 없을 뿐만 아니라 남에게 휘둘리는 전형적인 약자 타입인 카즈야는 소꿉친구들의 권유를 강하게 거절하지도 못했고, 마미의 힐난에 커버를 해주는 치즈루 앞에서도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야말로 사람들이 말하는 '발암'이라는 모습을 카즈야는 있는 그대로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과연 우리는 카즈야와 다르게 반응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카즈야와 비슷한 시간을 보내왔기 때문에 카즈야와 똑같은 반응을 할 것 같다. 정말 자신에게 자신이 부족하니까.
하지만 우스운 일은 나 같은 사람은 저런 친구들이 모이는 장소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는 대학에서 시간을 보낼 때 단 한 번도 저런 사적인 모임에 참여해본 적이 없다. 이걸 자랑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아싸 덕후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타인과 거리를 적절히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법이다.
카즈야는 이도 저도 아닌, 아싸 덕후도 인싸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에서 매번 방황하고 고민한다. 앞으로 애니메이션 <여친, 빌리겠습니다> 시리즈에서 그려지는 건 바로 그런 에피소드다. 카즈야와 치즈루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직면하게 해주고, 그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바꿔 나가게 된다.
그래서 나는 만화 <여친, 빌리겠습니다>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고 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도 재미있게 보고 있다. 아, 치즈루는 정말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고 멋지다. 저런 여친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마 힘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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