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 1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9. 7. 24. 09:05
7월 신작 라이트 노벨로 발매된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 1권>은 역시 기대했던 대로 정말 좋은 이야기가 그려진 작품이었다. 작품을 처음 읽기 전까지도 일러스트를 담당한 작가가 ‘플라이’라는 사실을 몰랐는데,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 1권>의 저자 후기를 읽다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림을 보다 보면 무심코 마음에 들어와버리는 이러한 그림이 바로 플라이 작가의 그림이다. 저자는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 1권> 후기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독특한 투명감이나 색채를 그려낼 수 있는 것은 플라이 씨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해 담당자 님에게 요청한 바, 고맙게도 받아들여주셨습니다. 멋진 일러스트가 도착할 때마다 순수하게 감동했습니다.”
저자의 감상 그대로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 1권>을 읽은 독자도 순수하게 감동하며 그림을 감상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플라이 작가의 그림과 함께 저자 아마사키 미리토가 쓴 잃어버린 청춘의 사랑을 되찾아가는 주인공과 히로인의 이야기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오랜만에 이런 작품을 만났다.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 1권> 이야기 시작은 주인공 마츠모토 슈가 처한 어떤 상황에 대한 설명부터다. 그는 병원에서 모종의 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인물로, “앞으로 남은 날짜는 3개월입니다.” 같은 절망적인 상황인 건 아니었지만, 그는 수술을 해도 5년 간 생존할 확률이 30% 미만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주인공은 처절하게 낙담하거나 혹은 살고자 힘껏 발버둥치지 않았다. 그저 ‘그렇군.’이라며 무심하게 상황을 받아 들였다. 왜냐하면, 주인공 마츠모토 슈에게는 오늘을 살아가며 내일을 맞이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그는 모든 걸 내려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마츠모토 슈는 자신의 상황을 ‘청춘에서 도망친 말로’라 여기며 수술을 할지 말지 망설이며 고향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다시금 살아가고자 하는 의욕을 주는 인물은 ‘키리야마 사야네’라는 인물로, 키리야마 사야네는 마츠모토 슈가 도망친 청춘이기도 했다.
고향 다비나가와에서 다시 재회한 키리야마 사야네는 인디 가수에서 프로가 된 인물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잠시 휴식기를 갖기 위해서 다비나가와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다시금 만나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접점이 필요했고, 그 접점은 바로 함께 지낸 사람들이 된다.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 1권>은 두 사람이 함께 지냈던 인물들(마사키요, 에밀리 등)을 통해 다시 조금씩 서로를 마주보게 되고, 5년 전에 똑바로 마주해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최대한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한다. 두 사람이 마주보며 마음을 전하는 건 바로 밴드와 음악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하게 된 최초의 계기도 음악이고, 두 사람을 다시금 엮어주는 것도 음악이다.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 1권>의 이 전개를 읽으면서 나는 무심코 <화이트 앨범2>의 주인공과 히로인을 떠올리고 말았다. 정말 그 작품 또한 음악에 마음을 포개어 너무나 멋진 이야기를 그렸다.
아마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 1권>을 읽으면서 <화이트 앨범2>을 떠올린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을지도 모른다. 뭐, 떠올리지 않았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나는 밴드와 음악을 통해 다시금 마음을 전하고, 오늘을 살아가고자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하루키와 토우마, 세츠나가 떠올랐다.
그리고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 1권>이 맞이한 마지막 결말은 ‘다행이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지만, 어디까지 그건 도망친 청춘으로 다시 돌아온 것에 불과했다. 왜냐하면, 아직 주인공은 자신의 상태를 히로인에게 전하지 않았으니까.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 2권부터 시작인 것 같았다.
저자도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 1권> 후기에서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는 프롤로그로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결말은 쓰지 않은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끝까지 계속 쓰고 싶습니다.’라고 전한다.
작품의 제목이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줘’이기 때문에 5년 만에 다시 마주한 주인공 슈와 히로인 사야네 두 사람이 함께 하며 이별을 준비하는 이야기가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 이야기를 저자가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할 플라이 작가의 일러스트도 함께.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