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2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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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2권, 이것은 코메디입니다.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2권, ⓒ미우


 어제 소개했던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시리즈의 2권이다. 이번 2권에서도 1권과 마찬가지로 '정말 재미있다'는 감상이 절로 나왔었다. 이것은 빈말이 아니다. 정말 보면서 '이것은 대박 작품이다. 조금 더, 조금 더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었다. 내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것은 어제 작성했던 1권 후기에서 말했듯이 쉽게 공감이 가기 때문이기도 하고, 작품의 이야기 진행이 상당히 좋아서 질리지 않고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2권'에서는 새로운 등장인물이 한 명 나타난다. 아니, 정확히는 두 명이다. 카와사키 자매들. 뭐, 존재감은 카와사키 사키 한 명만 이야기하여도 충분할 듯 하다. 이번 2권의 내용은 바로 이 카와사키 사키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까. 그와 함께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숨겨진 이야기도 조금은 언급이 되는데, 이것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이 작품을 읽는 데에 큰 재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주요 등장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선생님의 태도도 역시 부분적으로 상당한 웃음을 주었다. 잠시 그 부분의 일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아마 나처럼 라노벨이나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을 읽으면서 웃음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크크크.


내 눈앞에는 수북하게 쌓인 종이 무더기가 놓여 있었다. 저 산더미 같은 종이들을 한 장씩 분류해나간다는, 꼭 무슨 빵 공장 아르바이트생 같은 작업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것도 감시원이 딸린 상태로.

여교사와 단둘이 있어봐야 가슴 두근대는 전개로 흘러갈리 만무하고, 얻어맞은 충격으로 가슴을 더듬는 식의 럭키 호색한 이벤트 역시 발생할 리 없다.

그딴 건 죄다 사기다. 거짓말쟁이들 같으니라고! 미소녀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와 러브 코메디 라이트노벨 작가들은 모두 내게 사죄하러 와야 한다.


 뭐, 위와 같은 부분이 상당히 웃음을 주었고, 단순히 웃음만을 강조하지 않고― 이야기의 완성도가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 블로그에서 '교육'과 관련해서 글을 쓰는 내게 '이것만큼은 정말 좋은 제도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있었다. 그 부분은 바로 아래의 부분이다.


참고로 우리 학교는 외부에 시험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본인에게만 은밀히 점수와 등수를 알려줄 뿐이다. 따라서 소문 이외에는 누군가의 등수를 알 방도가 없는데, 내게는 소문을 내줄 친구가 없으므로 내 등수가 외부에 알려질 일은 없다. 무엇보다 아무도 내게 등수를 물어보지 않는다. 물론 등수 말고 다른 것도 물어보지 않는다.


 위와 같은 제도가 우리 대한민국의 학교에서 시행된다면, 학교에서 지나치게 일어나는 경쟁이나 성적 지상주의가 조금은 완화되지 않을까 싶다. 뭐,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지금보다 학교가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2권, ⓒ미우


 뭐, 그런 재미로 이번에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시리즈를 읽는 사람이라면, 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앞서 1권 후기에서도 이야기했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보는― 지루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한쪽부분에 치우치지 않고, 스토리의 완성도도 높아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다.'는….

 그러나 딱 한 가지 문제점을 이번 2권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번역할 때 말투를 옮긴 것이 조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유키노시타의 말투는 '~있니?'라는 말투보다는 '~있냐?' 식으로 강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이 드는 말투가 옳다고 생각한다. 일본어를 우리나라 말로 옮기는 사람이 서울 사람이다 보니 '~있니?' 같은 말투를 쓴 것 같은데, 내용을 읽어보면― 전혀 분위기가 맞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만큼은 조금 고쳐줬으면 좋겠다. 유키노시타 캐릭터가 가진 이미지를 깨버리는 번역 실수라고 생각한다.


 그 이외에는 딱히 작품의 설정에 관하여 이야기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다음 3권 후기부터는 내용 후기에만 충실히 하지 않을까 싶다. 하하하.


 이번 2권에서 마지막에는 남주인공이 과거 자신과 인연이 있던 유이가마하와 이야기를 하면서 끝을 맺었다. 아마 다음 3권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조금 더 이야기가 자세히 이어질 것이고, 유키노시타에 관해서는 조금씩 그 실마리를 제공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척보아도 남주인공과 유키노시타는… 뭐랄까, 커플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이것은 여기까지만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남주인공 힛키가 남긴 독백 부분을 남겨본다. 나는 그 경험의 상대가 다르지만, 꽤 비슷한 경험이 있다. 아마 나처럼 반히키코모리이자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하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 번쯤 비슷한 경험을 해보았지 않았을까 싶다.


난 사람 많은 곳은 질색이고.

그리고 착한 여자애도 질색이다.

한밤중에 올려다본 달처럼 하염없이 따라오는 주제에 손이 닿지 않는다.

그 거리감을 알 수가 없다.

인사말 한마디 주고받으면 신경이 쓰이고, 문자가 오가면 마음이 술렁인다. 전화라도 걸려오는 날이면 착신 이력만 봐도 실실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것이 단순한 친절이란 사실을.

내게 친절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친절해서 자꾸만 그 사실을 잊을 뻔 했다.

딱히 둔감한 편은 아니다. 오히려 민감하다. 심지어 과민하기까지 하다. 그 탓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만다.

그 패턴은 이미 한 번 경험한 바 있다. 훈련된 외톨이는 두 번 다시 같은 수법에 걸려들지 않는다. 가위바위보에 져서 벌칙으로 하는 고백도, 여자애가 대필한 가짜 러브레터도 이제 내게는 통하지 않는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니까. 패배에서만큼은 내가 최강.


매번 기대하고, 항상 착각하고, 언제부터인가 희망을 품지 않기로 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영원히, 착한 여자애는 질색이다.

(미우 추가. 그래서 나는 유키노시타 같은 여자애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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