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연하 선배에게는 지고 싶지 않아 후기

 누군가와 연인이 된다는 건 아주 사소한 만남이 반복해서 쌓이는 우연이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한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에서는 “처음은 우연이고, 두 번째는 어떨까? 우연이 아니겠지. 세 번째 눈이 마주치는 건.”이라는 가사가 있다. 가사 그대로 결국에는 자주 보는 사람이 인연이 되는 거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사소한 인연은 지금의 나이 동안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여기에는 내가 굳이 불필요하게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요 며칠 설날 연휴 기간에도 어머니 심부름을 하기 위해서 홀로 장을 보러 다닌 것 외에는 모조리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보냈다.


 대학에 다닐 때도 4년 내내 홀로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걸 고수했으며, 3학년 때부터 살짝 친하게 된 남자 후배들과 함께 다녀도 이성 후배가 아니라 딱히 특별한 일은 없었다. 어차피 남자들이 모여 밥을 먹으며 하는 이야기는 “메갈 쓰레기.”라는 이야기 혹은 게임, 취업과 관련된 일밖에 없었으니까.


 그래서 오늘 소개할 만화 <연하 선배에게는 지고 싶지 않아>는 나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교류를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하지만 주인공이 굉장히 적극적인 인물은 아니고, 소심한 성격이라 오히려 같은 학교의 후배에게 ‘먼저 들어와서 일한다’는 이유로 존댓말을 쓰는 인물이었다.



 물론, 같은 학교의 후배라고 하더라도 직장에 먼저 들어와 있으면 선배다. 단, 그건 어디까지 규율이 굉장히 엄격한 회상일 경우에 불과하고, 보통 아르바이트 같은 곳에서는 연차가 아니라 나이로 선후배를 나누기 마련이다. 이 모습은 한국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 어디까지 개인의 재량에 달린 일이라 상대방이 바라지 않으면 쉽게 실천될 수 없다. 그래서 사회생활이 쉽지 않다고 말하고, 조직 생활은 상대를 부르는 것만 아니라 여러모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 성가시다. 어쩌면 그런 성가심 속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게 플러스 요소가 되는 걸까?



 하지만 위에서 볼 수 있는 만화 <연하 선배에게는 지고 싶지 않아>는 함께 일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도와주며 애정을 키워가는 에피소드가 아니다. 그냥 살짝 서투른 남자 주인공 사카가미 료타로와 좀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는 여자 주인공 야마시타 카오리가 함께 홈센터에서 일하는 에피소드다.


 함께 일하면서 일방적으로 카오리가 료타로를 늘 도와주는 식이라 료타로는 카오리에게 말을 쉽게 놓지 못했다. 카오리는 신경 쓰지 말고 말을 놓으라고 말하지만, 료타로는 오기라도 ‘내가 일을 더 잘하게 되면 말을 놓을게요.’라고 말하며 버틴다. 그렇게 이야기를 그리는 수수한 러브코미디 작품이다.




 만화를 읽으면서 ‘에, 이럴 수도 있구나!’라며 살짝 놀라는 장면도 있었고, 일본의 근무 환경을 비롯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참 보통이 아니라는 것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번의 연애도 해보지 않았지만, 단 한 번의 아르바이트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웃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돈을 벌지 않은 건 아니다. 오늘 이렇게 글을 쓰는 블로그, 그리고 종종 출판사에서 받는 원고료, 기자단 활동으로 하며 받는 활동비 등으로 나름의 돈을 벌면서 지금껏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 입에 풀칠하며 살아왔다. 때때로 살짝 사치를 부릴 수도 있었다.


 요즘은 그게 어렵게 되어서 유튜브 채널을 키우는 데에 힘을 쏟고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콘텐츠로 무엇을 하는 것밖에 없어 다른 일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연하 선배에게는 지고 싶지 않아>의 주인공처럼 서툴러도 잘 적응할 자신이 없기도 하고. 뭐, 그래서 내가 이 모양이겠지.


 이야기가 조금 다른 곳으로 새버렸다. 아무튼, 만화 <연하 선배에게는 지고 싶지 않아>는 주인공과 히로인의 담백한 모습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과하지 않게 그리는 작품이다. 천천히 만화를 읽으면서 ‘이랬던 시절도 있었지.’라며 추억에 젖을 수 있는 사람도 제법 있지 않을까 싶다.


 튀지 않지만 수수해서 더 좋았던 만화 <연하 선배에게는 지고 싶지 않아>. PIXIV 코믹 월례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인 데다 웹 열람수가 무려 100만을 돌파한 작품이라고 한다. 오랜만에 수수한 러브코미디를 읽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도 평화롭지만 즐거운 이런 일상을 보낼 수 있었으면…. (웃음)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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