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 후기

불행한 남자와 행운의 여신의 사랑


 <너를 사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의 완결 이후 새롭게 외전으로 발매된 <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을 예약 구매할 때는 책이 1월 10일에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책은 예상 이상으로 빨리 발매되어 12월 31일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어 환호성을 지르고 말았다.


 책을 받자마자 곧바로 읽지는 않았지만(다이아몬드 에이스 ACT 9권을 먼저 읽은 이후 읽었다.), <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을 조금이라도 더 일찍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싶어서 저녁을 먹는 시간도 포기하고 읽었다. 당연히 이 책은 그 정도의 가치와 재미는 충분하고 남았다.


 <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의 메인 히로인은 바로 ‘구미코’라는 인물이다. 구미코는 본편 <너를 사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에서 에마의 친구이자 주인공 야스키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인물로, 짧은 등장 시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매력이 넘쳤던 캐릭터였다.


 특히 이 글을 쓰는 나의 이상형이기도 해서 “구미코 사랑해해애애애애!!!!” 같은 말을 외칠 정도의 감정으로 책을 읽었는데, 그 구미코가 메인 히로인으로 등장한다고 하니 어찌<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를 읽지 않을 수 있을까. 당연히 이건 오늘 죽어도 읽어야만 했다.



 <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는 기대대로 좋은 작품이었다. 뭐, 솔직히 말해서는 전작 <너를 사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보다 살짝 몰입도가 낮기는 했지만, 구미코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는 주인공 ‘기시하라 레이지’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하나하나 읽어나갔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단순한 해프닝에 불과했지만, 그 이후 구미코의 초등학교인 동창인 후배를 둔 레이지가 어떨결에 구미코와 자주 부딪힌다. 애니메이션 <사쿠라장의 애완그녀>의 오프닝인가 엔딩에 ‘첫 번째는 우연이고, 두 번째는 어떨까? 우연이 아니겠지. 세 번째 눈이 마주치는 건.’이라는 가사가 있다.


 딱 그 가사 그대로다. 구미코와 레이지가 그렇게 자주 부딪힌 건 분명한 이유가 있었고, 그건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가만히 생각하면 나도 몇 번이나 그렇게 눈이 대학에서 마주친 여학생이 몇 명 있었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저 어쩌다 세 번 눈이 맞은 우연이었다. (웃음)


 다시 <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 이야기로 돌아가자.


 사랑이라는 이야기는 원래 이루어지기 어려울 때 더 독자를 애타게 하는 법이다. 당연히 구미코와 레이지 두 사람의 경우도 그랬다. 인기가 없는 게 이상한 구미코의 사랑스러움에 반한 인물은 동창 후배 나오야만 아니라 같은 과의 동기 다키자가와라는 인물도 있어 다각구도의 관계가 전개된다.


 여기서 주인공 레이지는 나오야의 선배로서 어쩌다 보니 상담을 들어주고, 살짝 도와주는 역할을 하려고 했을 뿐인데 구미코를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무엇보다 그 두 사람보다 레이지가 특별한 계기가 있기는 했다. 그래도 역시 상황이 조금 복잡하게 얽혀있다 보니 레이지가 앞으로 나서는 건 쉽지 않았다.


 레이지가 구미코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 부분도 굉장히 인상적으로 묘사한다다. 그 부분을 짧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자주 눈이 마주친 건 ‘상대방이 보고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상대방을 빤히 쳐다보고 있어서다. 상대방을 특별하게 의식하기 때문에 인상에 남은 것 뿐이다.’ 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그 말을 떠올릴 것도 없이 자신은 오늘 오로지 그 아이만 보았다. 자기 옷을 입고 배에서 신이 난 모습을, 눈물이 나올 정도로 웃는 모습을, 아직도 애절한 얼굴로 지난 사랑을 말하는 모습을. 솔직하게 감정을 인정하자. 한 달 전에 나오야를 만나게 해주려고 차에 태워 구레까지 갔을 때도 그랬다. 조수석을 힐끗힐끗 훔쳐보며 하얗고 가느다란 저 손가락을 어떻게 해야 만질 수 있을까, 머릿속에 그런 망상만 가득했다. (본문 261)


 이 부분을 읽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묘사할 수도 있구나’라며 놀라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가진 마법 같은 위력에 놀랐다. 물론, 나는 현실에서 그런 감정을 품어본 적이 없어서 잘 알 수 없지만,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레이지의 감정과 행동, 상황을 읽으면서 희로애락을 수시로 오갔다. 


 <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가 살짝 아쉬운 이유 중 하나는 전편 <너를 사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와 달리 주인공과 히로인의 감정을 번갈아 가며 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구미코의 시점에서 그려졌지만, 본편은 레이지로 통일했다.


 그 점이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좋았던 부분은 전편의 주인공과 히로인인 야스키와 에마 이야기가 이야기 곳곳에서 언급된 부분이다. 직접적으로 이름을 드러내지 않아도 추억, 상황 등 이야기 속에서 잘 어울러진 두 사람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동안 괜히 얼굴에 미소를 띠게 했다. (웃음)


 <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 마지막 에필로그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야기가 그려졌는데, 이 부분을 읽기 위해서라도 꼭 <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아, 정말, 나도 이런 감정을 담을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


 오늘도 너무나 좋게 읽은 <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 새해 첫날 아침에 산을 올라가 “구미코오오오오오 愛してる―――!!! 私と結婚してくれ―――!!!!”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다. 아, 어쩌면 이렇게 ‘구미코’라는 캐릭터는 매력과 사랑이 넘칠 수 있을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구미코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너를 사랑한 것만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야 했다>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이카다 가쓰라’라는 작가의 이름을 기억해두고, 다음에 신작이 나오면 꼭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아니, 현실에서 구미코 같은 인물을 만나고 싶어어어어!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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