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1권~13권 후기, 북산 대 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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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1권~13권, 북산과 능남의 마지막 싸움


 전국 대회를 걸고 노력하는 고교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얼마 전에 애니메이션 극장판으로 보고 온 <울려라! 유포니엄>의 극장판 <리즈와 파랑새> 또한 전국 대회에 출전해 금을 따는 걸 목표로 하는 취주악부를 그린 작품으로, 일본 고교생활의 열정적인 모습이 잘 그려졌다.


 일본 고등학교에서 하는 부활동을 통해 전국 대회를 목표로 하는 일이 일상적이다. 한국 고등학교에서는 부활동은커녕, 체육과 예술 등의 분야에서 전국 대회를 노리는 건 처음부터 그 분야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사람들뿐이다. 그래서 한국은 프로에서는 강해도 인프라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아시안 게임 야구에서도 한국은 프로 선수 중에서도 ‘특급’으로 불리는 선수를 차출해서 데리고 갔지만, 아마추어 혹은 2군 정도로 구성된 팀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만이나 일본에 압도적인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심지어 실업팀으로 구성된 대만과 치른 예선전에서는 패배하기도 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방심을 했다는 변명은 일절 통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 낮은 시합이었다. 이 시합으로 인해 한국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많은 질타를 받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철저하게 엘리트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인재 육성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각 계층에서 나왔다.


 비록 그렇게 목소리가 나오더라도 나는 우리 한국이 <슬램덩크>의 무대가 된 일본처럼 바뀔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국의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프로 무대를 누리고, 각 분야에서 권력자로 자리매김한 사람들이 특권은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형적인 악습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만화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같은 일본의 부활동을 다룬 작품을 보면 괜히 더 재미있다. 내가 미처 접해 보지 못한 고교 생활에서 다양한 일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보고, 짧은 기간 동안 하는 단순 체험이 아니라 전국 대회라는 커다란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이야기는 이렇게 가슴을 뛰게 한다.


 오늘 읽은 만화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1권>,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2권>,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3권> 총 세 권은 북산 고교와 능남 고교의 마지막 전국 대회 진출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한 두 학교의 짜릿한 승부가 그려졌다. 과거에는 조금 더 길었지만, 편집을 통해 세 권으로 압축해서 그렸다.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1권>에서는 안 감독의 부재 상태에서 시작한 북산 고교가 강백호의 골밑슛으로 선취점을 올린 장면으로 시작한다. 강백호의 골밑슛으로 기습을 가한 북산은 그대로 흐름을 타면서 능남을 몰아붙이려고 했지만, 변덕규와 거친 플레이를 하다 쓰러진 채치수가 잠시 방황하게 된다.


 다리 부상을 신경 쓰며 농구에 집중하지 못한 채치수로 인해 북산은 능남에 끌려가기 시작한다. 그때 채치수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린 건 우리의 주인공 강백호가 선사한 박치기였다. 이 박치기 덕분에 완전히 잡념을 잊은 채치수는 다시 시합에 집중하며 북산의 공격을 이끌어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능남의 감독은 흐름을 움켜쥘 수 있는 카드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건 윤대협과 황태산을 이용한 다득점 플레이였다. 황태산과 승부하는 강백호는 여기서 완전히 황태산에게 패배하며 잠시 코트를 벗어나게 된다. 처음으로 맛본 완벽한 패배에 분해하며 떠는 장면은 11권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정대만의 연속 3점슛 덕분에 그래도 능남에게 일방적으로 끌러 다니는 페이스에서 벗어난 북산은 후반 개시와 함께 다시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이때 중심에서 활약한 인물은 북산의 절대적인 에이스라고 말할 수 있는 1학년 서태웅. 다시 보는 서태웅의 활약은 여전히 눈부실 정도의 멋진 플레이였다.


 <슬램덩크 신장재편판>에서 그려지는 농구 기술은 화려하지 않지만, 모두 기본에 충실하며 거기서 최대한 기교를 갈고닦은 기술을 보여준다. 같은 농구 만화 <쿠로코의 농구>도 농구부의 활약을 즐기는 작품으로써 부족함은 없었지만, <쿠로코의 농구>는 여러모로 과장이 많이 간 판타지였으니까.


 서태웅과 윤대협이 눈부신 에이스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존재감을 어필하고 싶었던 강백호의 욕심이 들어간 플레이는 변덕규의 4파울을 끌어낸다. 퇴장을 피하기 위해서 잠시 벤치로 물러난 변덕규 덕분에 시합은 완전히 북산의 페이스로 흘러가지만, 변덕규의 재투입으로 흐름이 다시 바뀌기 시작했다.


 여기까지가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2권>의 이야기다.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3권>은 변덕규의 가세와 집중력 넘치는 플레이 덕분에 숨통이 트인 윤대협이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북산을 전면적으로 압박한다. 윤대협 한 명의 플에이어에 휘둘리는 북산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는데, 그 흐름을 억지로 막으면서 비틀어버린 인물이 바로 강백호다.


 풋내기라도 기초 체력의 철저한 단련과 풍부한 운동량을 자랑하는 강백호의 저돌적인 플레이는 결정적인 윤대협의 플레이를 잇따라 막는다. 강백호의 이 모습을 본 능남의 감독은 “어째서 저런 곳에서 강백호가 튀어나오난 말이다!!”라며 당황해 고함을 칠 정도였다. 그야말로 의외성 No.1 플레이어.


 가만 생각하니 <슬램덩크 신장재편판>에서는 ‘의외성 No.1 플레이어’라는 말을 본 적이 없다.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는 분명히 등장했던 것 같은데, 혹시 내가 <쿠로코의 농구>에서 들은 말을 여기서 들었다고 착각했던 걸까? 아무튼, 강백호의 예상 밖의 활약은 북산의 승리를 가져왔다.


 그렇게 길고 긴 북산과 능남의 승부가 종착을 맺기까지는 총 3권의 분량이 소모되었다.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1권>부터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2권>,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3권>. 총 세 편을 읽으면서 상당히 지치기도 했지만(밤에 읽었기 때문에), 긴장감 넘치는 재미는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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