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야식 연구소 후기, 원펀맨 작가의 야식 코믹 만화
- 문화/만화책 후기
- 2018. 10. 11. 08:00
[만화책 감상 후기] 만화가 야식 연구소, 이런 걸 먹으면서 <원펀맨>을 그리고 있습니다.
요새 다이어트를 하고 있어서 되도록 야식은 먹지 않고 있다. 평소에도 원래 야식은 잘 먹지 않는 타입이지만, 야식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모호한 간식을 챙겨 먹는 경우가 많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아무리 즐긴다고 해도 피로는 쌓이기 마련이라 항상 몽쉘과 초코칩 같은 과자를 미리 사두었다.
아마 살이 찐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이 찐 이유가 이런 간식을 늘 챙겨 먹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게 ‘그래도 하루에 1~2개 정도는 괜찮지 않아?’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먹는 습관을 쉽게 고치지 못한다. 이 습관을 고치지 못하면 어느 사이에 살이 불어난 나를 만난다.
결국, 살을 빼기 위해서는 야식만 아니라 간식을 챙겨 먹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그런데 오늘 내가 소개할 만화는 ‘야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만화가 야식 연구소>이라는 만화다. <만화가 야식 연구소>는 만화<원펀맨>을 그리는 작가 무라타 유스케가 평소 짧게 짧게 그린 만화를 연재한 작품이다.
<만화가 야식 연구소> 첫 에피소드 ‘만두피로 만드는 한입 피자’를 읽어보면, 작가가 어쩌다 <만화가 야식 연구소>을 그리게 되었는지 이유를 읽을 수 있다. 처음 데뷔했을 때는 금전적인 이유로 요리를 해서 먹다가 프로가 된 이후에도 시간 관계상 요리를 하며 익힌 레시피를 조금씩 만화로 그렸다고 한다.
그렇게 쌓인 만화가 정식으로 <만화가 야식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하게 되고, 그 연재분이 모여서 이렇게 만화책으로 출판도 하게 되었다. 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역시 콘텐츠는 꾸준히 쌓아야만 무언가가 되는 법이다.’라는 걸 새삼스럽게 느꼈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이렇게 후기를 쓰고 있다.
만화 <만화가 야식 연구소>는 간단한 야식으로 배를 채우기 위한 요리가 많아 대체로 간단한 레시피가 많다. 작가 또한 작품에서 “되도록 간단하고 맛있는 음식을 선택했으니, 요리 경험이 없는 분도 한번 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주방에 설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위에서 첨부한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정말 집에서 밤늦게까지 일어나 있다가 출출할 때 먹기 딱 좋은 레시피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눈에 띈 건 ‘실패하지 않아! 초간단 오므라이스’라는 레세피다. 보통 오므라이스는 남자 혼자라도 대충해서 먹기 좋은 요리라 나도 자주 해 먹고는 한다.
그런데 말이 오므라이스이지, 사실은 대충 흰밥에 치즈를 살짝 섞은 반숙 계란말이를 얹혀서 먹는 거라 오므라이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만화 <만화가 야식 연구소>에서 읽은 초간단 오므라이스도 정식 오므라이스와 거리가 먼, 오므라이스 흉내만 살짝 낸 음식에 불과했다. 그래도 맛있으면 된 거다!
일본은 배달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야식을 먹더라도 자주 해먹을 수밖에 없지만, 한국이라면 보통 야식은 대체로 시켜 먹기 마련이다. 그런데 시켜 먹을 돈이 없을 때는 역시 간단히 요리해 먹는 게 최고다. 그때는 화려한 모양새보다 실속을 갖춘 재료로 맛만 있으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만화 <만화가 야식 연구소>에는 그런 에피소드와 관련된 레시피가 제법 많이 실려있다. 책을 읽으면서 ‘오호, 나도 다음에 해봐야겠다.’라며 의욕이 생기는 레시피도 있었지만, 방법은 간단한데 모종의 이유로 실천할 수 없는 레시피도 있었다. 왜냐하면, 작가가 말하는 재료나 도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재료 같은 경우는 다음에 마트에서 장을 볼 때라도 간단히 사면 된다고 쳐도, 오븐 같은 도구는 장 보는 기분으로 쉽게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윤식당>을 본 이후 직접 닭고기를 튀겨 먹고 싶어서 에어프라이기를 알아본 적이 있는데, 가격이 비싸서 ‘에라이, 그냥 라면이나 먹자.’라며 포기해버렸다.
오븐도 마찬가지다. 오븐이 있으면, 만화 <만화가 야식 연구소>에서 읽은 간단한 피자 토스트도 직접 시도해볼 수 있는 요리다. 하지만 우리 집은 오븐이 없기에 단념해야 했다. 한국 사람 중에서 집에 오븐을 가진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내가 이상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내 주변에는 거의 보지 못했다.
오븐만 아니다. 만화 <만화가 야식 연구소>를 읽다가 놀란 부분이 밥통에 ‘팬케이크 모드’라는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만화가 야식 연구소>의 ‘밥솥으로 간단히 만든다! 핫도그 풍 팬케이크’ 에피소드로 이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일본에서 간식으로 팬케이크를 자주 먹는 건 알았지만, 밥통에 그런 기능이 있다니?
실로 세상은 넓고 모르는 건 많다는 말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만화 <만화가 야식 연구소>는 작가가 직접 요리한 레시피를 가지고 짤막한 에피소드를 묶은 작품이다. ‘밑바닥 생활의 강력한 아군! 식빵 귀퉁이’ 같은 제목으로 식빵 귀퉁이를 활용한 다양 레시피와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어쩌면 만화 <만화가 야식 연구소>는 오늘날 자취를 하는 사람들에게 딱 필요한 레시피 만화책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자신의 집에 오븐이 있고, 자신이 요리하는 걸 즐긴다면, 만화 <만화가 야식 연구소>는 매력적인 작품일 것이다. 다른 요리 레시피 책 말고, 이 만화로 야식 메뉴에 도전해보자!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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