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해서 말도 안 나왔던 전화, 어떻길래?
- 일상/일상 이야기
- 2012. 10. 5. 07:30
너무 황당해서 말도 안 나왔던 전화, 대체 어떻길래?
ⓒ하야테처럼 3기
우리가 사는 요즘 시대를 사람들이 '정보화 시대'라고 말하기도 하고, '개인정보 유출의 시대'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것은 시대가 발달하면서 개인이 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많은 정보를 가질 수가 있지만― 그에 따라서 개인정보가 심하게 유출이 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뛰어난 검색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구글 같은 포털에서 검색을 통해 개인정보를 손에 넣곤 한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중에서도 '스팸문자' 혹은 '스팸메일', '스팸전화' 등을 한 번이라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정도로 우리의 중요한 개인정보는 우리가 누군지도 모르는 어느 누군가에게 유출되고 있다는 말이다. 스팸문자나 스팸메일, 스팸전화 등은 이미 많은 사람에게 익숙하여 '아, 또냐?' 식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것은 꽤 위험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제 난 나의 개인정보 유출로 정말 어이없는 한 통의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누군가가 나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도용하여 '대출신청'을 한 것이었는데, 전화를 받자마자 들은 "대출 신청하셨죠?"라는 말도 어이가 없었지만… 그 전화를 건 사람의 태도도 정말 어이가 없었다. 잠시 그 상황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휴대폰 벨소리) 시즈카니~ (페이트제로OP)
나: 네, 여보세요?
어이없던 남자: 대출 신청하셨죠?
나: 네-? 무슨 대ㅊ
(내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말을 끊고 어이없던 남자가 말함)
어이없던 남자: 목소리 들으니 학생인데, 무슨 학생이 대출 신청을 하세요? 대출이 필요하세요?
나: 저 대출신청 한 적 없는데요?
어이없던 남자: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아- 그러면 전화를 받지 말으셨어야죠. 왜 전화를 받으세요?
나: 아니, 뭐라고요? 내가…
뚜- 뚜- 뚜
(어이없던 남자는 지 할 말만 하고 바로 끊어버림)
정말 어이가 없었던 전화였었다. 모르는 번호였으나 내가 받았던 이유는 발신제한도 아니고, 전화 올 곳이 몇 군데 있어 그쪽 전화인줄 알고 받았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대출 신청하셨죠?" 부터 시작해서 오히려 받은 사람에게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고 끊어버린 것이다. 정말이지 황당해서 말도 안 나왔던 전화였다. 그 당시의 내 얼굴에 나타난 표정과 감정을 표현하면 아래의 이미지와 상당히 비슷하다.
ⓒ액셀 월드
내가 이상한 건가? 내가 잘못한 건가?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말 황당해서 말도 안 나온 전화였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한동안 가만히 휴대폰만을 바라보았었다. 이게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의 피해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만 1분은 걸린 듯 하다.
사실, 이런 전화가 정말 어이없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무서운 전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대출처럼 큰 현금이 오갈 수 있을 때는 '누군가가 내 개인정보로 대출받으려고 하나?'는 걱정이 심히 되기 때문이다. 나는 법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때는 사실관계 증명을 통하여 어떻게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있지만… 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정말 무서운 세상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유독 심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사이트에 가입할 때마다 우리는 주민번호 입력과 함께 여러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것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아마 많은 사람이 이 같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선진국들은 대부분 이메일정도의 정보만 요구하지… 주민번호처럼 유출되면 심각한 피해를 당할 수 있는 개인정보는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이상한 것이다.
ⓒ하야테처럼 3기
황당해서 말도 안 나온 전화였지만, 그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의 심각성에 관하여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었던 전화였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정말 위험한 사회다. 조금만 개인정보 관리를 소홀히 하면, 누군가가 내 개인정보를 다 훔쳐볼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삶이 윤택해졌다고는 하지만, 그와 반대로 범죄는 더욱 활기차게 되었다. 그저 개인정보를 입력을 요구하는 여러 사이트에서 '악의적 이용이 없기를….' 혹은 '개인정보 유출 해킹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라고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내 개인정보의 안전을 위해 3~6개월 간격으로 비밀번호를 바꾸고, 웬만해서는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파일을 컴퓨터 내에 저장해두지 말자. 그것이 바로 내 개인정보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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