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기사 1권 후기
- 문화/만화책 후기
- 2018. 7. 4. 09:30
[만화책 감상 후기] 뱀파이어 기사 1권, 천 년 동안 있었던 일들
이번에 새로 만난 만화책 중에서 꽤 기대하는 책이 있었다. 바로 <뱀파이어 기사 1권>이라는 작품으로, ‘뱀파이어’이라는 단어가 등장해서 처음에 나는 <월희>와 비슷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흡혈귀’라는 단어와 ‘뱀파이어’라는 단어 용도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지만, 둘은 모두 같은 개념이니까.
나름대로 기대를 안고 읽은 만화 <뱀파이어 기사 1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작품의 내용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뱀파이어’로 영원에 가까운 시간을 보낸 인물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구성한 흔적은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법 마음에 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뱀파이어 기사 1권>의 방식은 나와 맞지 않았다. 처음 <뱀파이어 기사 1권>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친구가 없는 동급생 크로스 유우키, 아버지에게 기계적으로 여겨진 주인공 ‘나’ 와카바 사요리 두 사람의 모습에서 흥미는 있었다. 왜냐하면, 이때 뭔가 수상쩍은 어떤 인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곧바로 그 인물의 정체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이야기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싸움이나 급격히 세력 싸움을 하는 등의 전개를 맞이하지 않았다. 너무나 단조롭게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자칫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고, 사고를 멈추면 ‘뭐? 도대체 어떻게 된 건데?’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뱀파이어 기사 1권> 띠지에는 ‘천 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알려줄게….’라는 문장이 적혀 있는데, 나는 이 문장이 설마 진짜 있는 그대로 천 년 동안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것이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뱀파이어 기사 1권> 이야기는 시점을 연거푸 바꿔가면서 ‘그땐 그랬지.’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뱀파이어’라는 소재로 기대한 이능 배틀이나 종족을 초월한 사랑의 애달픔 같은 요소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뱀파이어 기사 1권>에서 등장하는 몇 인물을 통해서 엿 볼 수있는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솔직히 하나하나 이야기를 길게 다루지 않아서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그냥 ‘음, 뒤에 가면 뭐라도 있나?’라는 심정으로 만화 <뱀파이어 기사 1권>을 읽었고, 천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깨어난 ‘쿠란 카나메’라는 이름의 순혈 뱀파이어가 크로스 유우키와 사이에서 낳았던 딸, 그리고 유우키가 제로 사이에서 낳았던 아들을 만나 천 년 동안 있는 이야기가 그려질 뿐이었다.
참, 맥이 빠져도 이렇게 맥이 빠질 수 있나 생각했다.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 모르겠다. 머리를 잘 굴리며 ‘그러니까, 이때 이런 일이 있었고, 지금 이야기하는 녀석은 어떤 녀석이고’라며 책을 읽는 걸까? 음, 나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분야다.
그렇게 오늘은 만화 <뱀파이어 기사 1권> 후기를 마친다. 작품이 나와 맞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썩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은 아니다. 뭐, 이런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찾아서 읽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긴말을 하지 않겠다. (웃음)
* 이 작품은 학산문화사에서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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