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로쿠로쿠비 4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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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그녀는 로쿠로쿠비 4권,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사람이 어떤 결심을 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특히 이제 집에서 떠나 독립을 한다거나 결혼을 한다거나 등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큰 기로가 될 수 있는 선택은 더욱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껏 단 한 번도 독립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30살이 되었을 때 목표는 1억을 모으는 일이었다.


 30살에 1억을 모으는 일은 사실 가당치 않은 일로 보이지만, 발목 수술을 하기 전까지는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였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비롯한 블로그 시장이 전성기를 누릴 때 구글 애드센스 수익으로만 3800만 원 정도를 모았었으니까. 그때가 2014년이니, 연 1500씩 모으면 딱 30살에 1억이었다.


 하지만 발목 수술을 하면서 그동안 모은 돈은 모조리 병원비로 나가버렸고, 블로그 시장은 급격히 침체를 겪으면서 포털 사이트가 블로그 카테고리와 투자를 줄여갔다. 그에 따라 트래픽이 중요한 블로그 구글 애드센스 수익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해서 이제는  대학생의 한 달 용돈 정도로 줄어버렸다.


 아직도 연금 보험을 비롯해 청약, 생활비용 등이 나가고 있어 돈을 모으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당연히 독립 또한 허무맹랑한 소리다. 그야말로 남은 건 로또 복권 밖에 없는데, 이렇게 철저히 준비하며 생각하는 나와 달리 <그녀는 로쿠로쿠비 4권>의 주인공은 과감히 독립을 선택했다.


 <그녀는 로쿠로쿠비 4권> 주인공 이츠키가 어떻게 독립을 선택했는지 말하기 위해서는 <그녀는 로쿠로쿠비 4권>의 이야기를 조금 할 필요가 있다.





 <그녀는 로쿠로쿠비> 시리즈는 이번 <그녀는 로쿠로쿠비 4권>이 마지막이었다. 운동회 에피소드로 시작한 <그녀는 로쿠로쿠비 4권>은 모두가 함께 즐기면서 웃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요괴 학교라고 해도 막상 평범한 학교와 크게 다른 건 없었다. 그저 바깥에서 그들을 보는 ‘편견’이 존재할 뿐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편견 없이 대할 수 있는 사람과 편견을 가진 사람은 다른 법이다. 주인공 이츠키의 어머니는 이츠키가 어릴 때부터 요괴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녀는 이츠키를 찾아와 ‘이제 1년이 지났으니 나가자.’라고 말한다. 한동안 어머니와 다투던 이츠키는 설득 명분이 없어 고개를 끄덕인다.


 이츠키의 고함치는 목소리를 듣고 만 나츠키는 당황하고, 이츠키 또한 당황해서 두 사람 사이는 살짝 냉전 기류가 생겨난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알더라도 확실히 전하지 못하는 두 사람이라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그런데 설마 입맞춤 한 번, 아니 두 번 정도로 확실하게 마음이 서게 된다.


 그렇게 당당히 독립을 선언한 이츠키를 모두가 맞이하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막을 내린다. 이츠키가 독립을 한다고 해서 그의 어머니가 경제적 원조를 해주는 건 아니었다. 그는 “알바로 생활비랑 학비 벌면서 어떻게 살아봐야지.”라고 말하는데, 이런 생각은 어쩌면 일본이기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일본에서는 아르바이트 허가가 되어 있는 고등학교부터 시작해서 대학교에서는 절반 이상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평소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에 보태거나 학비를 벌면서 살아가는 경험이 많기 때문에 독립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뭐, 한국도 대학은 비슷한 부분도 얼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다. 하물며 독립이라니.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크게 없는 시점의 나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심히 염려스럽다. 글을 통해 먹고살기 위해서 몇 가지 공모전을 준비하며 글을 쓰고 있지만, 이 결과는 ‘당장’ 나오는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까.


 하,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면 좋은 걸까. 만화 <그녀는 로쿠로쿠비 4권>를 보면서 이야기를 즐기기도 했지만, <그녀는 로쿠로쿠비 4권> 결말에서 읽은 이츠키의 모습을 보면서 내심 독립에 대해 깊이 고민한 <그녀는 로쿠로쿠비 4권>이었다. 오늘 <그녀는 로쿠로쿠비 4권>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완결)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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