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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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 보고 있으면 따뜻한 웃음이 지어지는 만화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무엇을 하더라도 혼자 할 때가 많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산책을 즐기고,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책을 읽고, 혼자 공부를 한다. 사람들은 자주 다른 사람과 함께 무엇을 해야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래도 혼자서 하는 게 편하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과 함께 하면 도중에 내가 어떻게 타인을 신경 써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 겪은 트라우마도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공동 책임을 지는 일은 지금도 무척 꺼려지는 일이다. 나는 낯선 사람과 놓이는 상황이 싫기도 하지만, 함께 무엇을 해야 하는 건 더욱 싫다.


 그래서 대학에서 조별 과제가 있는 수업은 대체로 듣지 않으려고 하고, 조별 과제가 있어도 다른 학생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혼자 주도해서 하는 스타일이다. 이렇게 해야 내 마음이 편하다. 괜히 협력이 되지 않는 상대와 협력하기 위해서 애를 써도 되지 않는 일은 되지 않으니까.


 28년을 그렇게 나는 혼자서 생활해오고 있다. 집에서는 어머니와 동생이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같은 집을 공유하고 있어도 함께 밥을 먹거나 시간을 공유하는 일은 적다. 대체로 모두 각자 일이 바빠 시간이 잘 맞지 않을뿐더러 주말이 아닌 이상은 함께 밥을 먹거나 이야기하는 것도 드물다.


 애초에 고독이라는 말은 싫어하지 않고, 괴로운 상황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만화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처럼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읽으면, 괜히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느낌이다. 이 감정을 도대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은 주인공 '시노'와 노조미 두 사람이 함께 살게 된 장면에서 시작한다. 지난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1권>에서는 간접적으로 두 사람이 살게 된 원인을 그렸지만,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은 조금 더 직접 그 원인을 보여줬다.


 시노의 오빠 타이시와 결혼한 노조미는 오빠 타이시가 고등학생인 시노가 자립할 때까지 결혼식이고 뭐고 다 미룬 상태였다. 혼인신고만 먼저 해놓은 상태라 타이시가 죽은 상황에서 시노는 노조미를 붙잡고 집어도 붙잡을 용기가 없었다. 그야말로 노조미와 시노는 남남의 관계였으니까.


 하지만 셋이서 함께한 1년은 두 사람에게 서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노는 노조미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에서 시노의 이런 마음이 무척 잘 표현되어 있고, 노조미가 시노와 함께 둘이 살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은 괜히 더 멋졌다.


 너무나 온화한 미소를 짓는 노조미의 모습 앞에 얼굴을 붉히며 속으로 '같이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그것만으로도 저는 좋아요.' 하고 생각하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다. 만화의 제목인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을 자세히 설명한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의 첫 장면이었다.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 이야기는 시노가 친구 미나토를 따라 부실에 갔다가 츤데레 기질을 가진 후배 한 명을 만나는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사실 이 에피소드는 왜 그려진 건지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 이후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에서 다시 한번 더 이 후배를 만나게 된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에서 본격적인 에피소드는 시노와 노조미가 집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한 장면이다. 바퀴벌레를 박멸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두 사람의 모습은 너무나 귀여워서 보기만 해도 웃음이 지어졌는데, 뜻밖에 여기서도 감성적인 장면이 그려졌다.


 겨우 바퀴벌레 한 마리로 이렇게 가슴 깊숙이 들어오는 이야기를 그릴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바퀴벌레는 천하의 몹쓸 적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과 함께 하는 존재인 만큼 소재로 충분한 활용도가 있었다. 시노와 노조미가 잡으려고 한 바퀴벌레는 기르는 고양이가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웃음)


 나도 벌레를 무척 싫어하는 동시에 두려워하는 스타일이라 내심 이 에피소드가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았다. 왕따를 당했던 중학교 시절에 누군가 내 의자 위에 죽은 바퀴벌레를 갖다 놓은 적이 있어 지금도 얼굴이 찌푸려지지만, 그 빌어먹을 기억을 덮을 정도로 오늘 읽은 에피소드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바퀴벌레 소동 에피소드 이후에는 된장국과 얽힌 두 사람의 추억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역시 따뜻한 국물을 먹으면서 나누는 소박한 이야기는 무척 정겨운 느낌이 든다. 일본에서 된장국은 한국의 된장국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한 가정의 식탁 위를 지켰고, 지금까지도 잘 빠지지 않는 음식이니까.


 누군가를 떠올리거나 곁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는 데에 된장국만큼 좋은 소재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프러포즈 대사 중에서 "너를 위해 맨날 된장국을 끓여주고 싶어."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닐까? 음, 이 말을 한국 드라마에서 들었는지, 애니메이션에서 들었는지 가물가물하지만 말이다.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은 그렇게 시노와 노조미 두 사람이 함께하는 에피소드를 보여주면서 마지막에는 축제를 걷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그 사이에 미국에서 온 타이시 친구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비롯한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지만, 자세한 건 책을 직접 읽어주기를 바란다. (웃음)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 마지막 장면은 시노가 작은 충격을 받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었는데, 다음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3권>에서 시노의 마음을 작가가 어떻게 풀어갈지 무척 기대된다.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기에 더 당연했던 그 마음이 흔들릴 때가 가장 힘든 법이니까.


 오늘 만화 <오빠의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2권>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상냥한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저절로 힘이 나는 웃음이 지어졌다. 이 웃음은 그냥 웃겨서 웃는 게 아니라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즐거움이었다. 역시 이런 이야기도 나는 정말 마음에 든다. 아하하.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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