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활 9권 후기, 생존을 위한 전쟁
- 문화/만화책 후기
- 2017. 5. 22. 08:00
[만화책 감상 후기] 학교 생활 9권, 도대체 어디까지 더 잔혹해질까?
매번 새롭게 나온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아직도 더 절망을 맛보아야만 하는 거야?'라는 리액션을 하게 되는 만화 <학교 생활>이다. 5월 새롭게 발매된 <학교 생활 9권>에서는 지난 <학교 생활 8권>에 이어서 강경파를 뚫고, 자신만의 자유를 선택하기 위한 싸움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특히 강경파의 리더를 자처하는 타카히토는 자신마저 감염 증상이 나타나 패닉에 빠져 있었다. 그는 학교생활부 멤버와 온건파를 힐난하며 해독제를 내놓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그녀들이 해독제를 가지고 있을 리가 없었고,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타카히토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학교 생활 9권>에서 일어나는 여러 위기는 그가 만들어낸 위기다.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지기 시작한 타카히토는 최악의 수를 사용해버린다. 스스로 '녀석들'을 불러들이는 모습이 마치 <학원묵시록>에서 버림말을 사용해 살아남는 어떤 쓰레기 선생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학교 생활> 시리즈를 읽다보면, 적어도 <학원묵시록>은 좀 더 희망적인 이야기였다. <학원묵시록>에서는 적어도 인간들이 살아남아서 방어라인을 확실하게 구축해 나가고 있고, 방망이 하나가 아니라 총을 비롯한 최신 화기로 무장하고 있으니까. 더욱이 즐길 거리도 있었다.
그러나 <학교 생활> 시리즈는 아무것도 없다. 일부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고, 안전한 셸터까지 가면 보존된 식량과 식수 등이 있다. 그러나 그곳에 도달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고, 살아남은 사람들끼리 뭉치는 일 또한 어렵다. <학교 생활 9권>은 경쟁과 쟁탈이 주로 다루어졌다.
경쟁 속에서 '나는 선택받은 인간이야.'라는 자만에 빠진 사람은 늦든 빠르든 험한 꼴을 당하기 마련이라는 걸 <학교 생활 9권>은 보여주었다. 강경파 내에서도 대화가 통하는 사람은 오해를 풀고, 모두와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는다. 역시 위기의 순간에 진짜 강한 사람은 후자가 아닐까?
<학교 생활 9권>에서 본 유리의 망가진 모습과 심리적 안정을 위한 자기 보호 본능이 무척 충격적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좌절 속에 있을 때도 유키는 여전히 빛을 바라고 있었는데, 그녀의 간절한 외침이 쿠루미를 곁으로 부르는 데에 성공한다. 정말 이 장면은 보는 내내 숨이 막히는 듯했다.
가까스로 흩어진 학교 생활부는 다시 한 곳에 모이게 되고, 최악의 수를 선택한 사람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비운의 길을 걷게 된다. 과연 앞으로 <학교 생활> 에피소드는 어떻게 진행될까? 학교 바깥을 탐험한다고 했지만, 다음 장소에서도 무사히 넘어가는 일은 무척 어렵다고 생각한다.
오늘 <학교 생활 9권>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다툼을 넘어선 화합을 보여주며 살아남은 주인공들. 경쟁과 쟁탈이라는 잔혹한 현실 속에서 이상을 추구하는 일은 바보 같은 일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바보 같은 이상을 품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냥 작품을 보기에 너무나 잔혹하고, 인간의 존재 이유에 질문을 던지는 듯한 <학교 생활 9권>. 아,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연재 중단이 되어버린 <학원묵시록>이 너무나 보고 싶다. <학교 생활> 시리즈도 흥미롭게 계속 읽고 있지만, 역시 서비스씬은 <학원묵시록>이 최고였으니까. (웃음)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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