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게임 3~4권 후기, 도대체 왕은 누구인가
- 문화/만화책 후기
- 2016. 9. 1. 12:00
[만화책 감상 후기] 왕게임 3~4권, 왕게임이 이루어진 요나키 마을
가끔 나는 내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너무나 잔인한 상상을 하거나 그런 상상을 통해서 실제로 일이 벌어지면 재미있다고 상상할 때가 그렇다. 이번에 읽는 <왕게임> 만화 시리즈는 읽으면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웠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항상 생각했다.
나는 늘 우리가 사는 세상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2학기 개강을 해서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때, 나는 주변에서 들리는 소음이 두 귀를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싫었다. 어제는 한참 참다가 앞으로 나가 화이트보드를 두드리며 "조용히 좀 하세요! 유치원 소풍 왔어요?"라고 화를 냈다.
한순간 모두 일시 정지 상태가 되었지만, 조용한 건 딱 그 순간뿐이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조용하게 바뀌었지만, 말을 하는 사람을 말을 쉽게 멈추지 않았다. 만약 그 순간 내가 조금 더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면, 분명히 욕을 섞어가면서 "입 다물라고! 10 새끼야!"라며 손이 나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나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그 분위기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뭐, 중학교 시절에 당한 학폭으로 아직도 사람에 대한 불신과 증오가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말 우리나라가 총기 자유가 허가되어 있었다면, 나는 벌써 총을 구입해 쏘지 않았을까 싶다.
왕게임 3권, ⓒ미우
왕게임 3권, ⓒ미우
왕게임 3권, ⓒ미우
사실은 거짓말이다. 그렇게 말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이야기한 것은 모두 사실이다. 대학 1학기 때는 듣는 강의가 전부 인원수가 적어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2학기에 듣는 몇 과목은 생각과 달리 인원수가 많은 과목이 너무 많았다. '빌어먹을'이라는 욕이 저절로 나올 정도다.
그래서 이번에 <왕게임 3~4권>을 읽다 보니 '정말 이 왕게임이 현실에서도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분노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지만, 다른 모든 감정은 한계를 넘어설 정도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천천히 누구보다 잔안하게 죽고 죽이는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왕게임 3권>은 '왕을 만진다' 명령을 수행하지 못한 나미가 벌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녀에게 내려진 벌은 죽음이 아니라 영원한 어둠인데, 완전히 시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 이후 도착한 메시지는 노부아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버려라."는 메시지로, 노부아키를 더욱 힘들게 했다.
나미는 노부아키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노부아키는 자신의 방에 있는 모든 물건을 망가뜨려도 복종 메시지가 오지 않아 치에미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그렇게 왕게임은 더욱 잔인하게 사람을 갈라놓기 시작했고, 불신과 증오를 통해서 더욱 인간 본연의 잔혹한 모습을 드러내게 하였다.
왕게임 4권, ⓒ미우
왕게임 4권, ⓒ미우
왕게임 4권, ⓒ미우
<왕게임 4권>은 왕게임의 출발점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노부아키는 요스케의 전화를 통해서 요나키 마을에서 과거 왕게임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갑작스럽게 많은 인원이 한번에 왕의 명령을 어긴 죄로 죽어간다. 그 명령은 인간의 작은 양심마저 거부하는 차가운 명령이었다.
노부아키는 몇 명의 인물로부터 '네가 왕이지?'라는 의심을 받게 되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왕게임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서 요나키 마을을 방문한다. 그곳에는 사람의 발걸음이 뚝 끊긴 상태로 외부의 개입을 거절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섬뜩했다. 만화를 통해 보는 것만으로 꿈에서 나올 것 같았다.
그곳에서 노부아키는 왕게임에 대한 단서를 찾다가 카오리에게 습격을 받게 된다. 역시 짧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카오리는 노부아키에게 사정을 듣고, 다시금 그를 돕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요나키 마을에는 리아 또한 와 있었는데, 과연 리아는 왕게임의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까?
소설 <왕게임 1권>을 읽었기 때문에 <왕게임> 노말 시리즈의 결말을 난 알고 있다. 이 결말에 해피엔딩은 없다. 과연 다음의 죽음과 새로운 왕게임으로 이어지는 곳곳에 흩어진 단어는 어떤 결말을 향해 독자를 이끌게 될까? 무척 궁금하다. 흥미진진하다. 정말 이 게임을 즐기고 싶다. (씨익)
대학에 넘쳐나는 소음을 끔찍한 절규가 섞인 비명으로 바뀌는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그 속에서 과연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차피 불필요한 말로 떠드는 그곳을 나는 이런 왕게임의 무대로 삼고 싶다. 나에게 이 프로그램이 있다면, 분명히 나는 내가 다니는 대학 전체를, 내가 사는 세계 전체를 무대로 할 것이다.
뭐, 그런 쓸모없는 말을 마지막으로 오늘 만화 <왕게임 3~4권> 후기를 마친다. 반은 픽션, 반은 진심이 담긴 내 말은 내 마음속 깊이 잠겨 있는 말이다. 나는 아직 중학교 시절을 쉽게 잊지 못했고, 그 이후 몇 번이나 반복된 비슷한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애써 웃고자 책을 읽는다.
* 이 작품은 AK 커뮤니메이션즈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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