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권 후기, 비틀린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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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권, 뒤틀린 세계 속 소년과 소녀


 글을 쓰는 지금도 솔직히 아직 '퀄리디아 코드'에 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만, 워낙 유명한 작가가 협력해서 만드는 작품이라 읽어보고 있다. 이번에 서울문화사에서 발매한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권>은 그 퀄리디아 코드의 한 작품으로 다른 고민 없이 일단 이 작품도 읽어보기로 했다.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권>은 제목만 보면 솔직히 <종말의 세라프> 시리즈가 떠오른다. 죽음을 마주하는 인류가 어떤 세계를 부수고, 자신의 존재를 추구하기 위해서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설정에서 벗어나 주인공이 애착을 가지고 있지만,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세계를 부수려고 한다.


 여기서 왜 세계를 부순다는 말을 사용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관과 우리가 품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인식이 뒤바뀌기 때문이다. 단순히 어떤 행위에 '사랑'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알고 보니 '억지력'이 들어가 있다는 우스운 모순이 아니라 실제로는 '폭력'으로 판단할 정도로 비틀린 세계다.


 우리는 그렇게 세계관이 비틀리는 것을 우리의 세계관이 부서진다고 말하고,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권> 작품의 주인공 '스자쿠 이치야'는 그 과정을 겪는다. 이번 1권에서는 스자쿠 자신이 믿는 인류에 대한 이상한 사랑과 약간은 어긋난 정신세계가 묘사되는데, 그 세계가 한 소녀와 만남으로 부서진다.



 먼저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권>의 첫 시작부터 이야기해보자. 1권은 남자 주인공 스자쿠 이치야, 여자 주인공 우카이 츠구미의 만남부터 그린다. 그 두 사람의 관계는 친한 친구 사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하고, 그렇다고 서로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적절치 않은 사이였다.


 이 작품의 세계에서 '세계'로 칭해지는 '이능력'을 소유한 소년 소녀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언노운'이라는 이(異) 생명체와 대척하는 이야기다. 당연히 '이능력'이 있다는 것은 그 능력에 따라 레벨이 나누어진다는 뜻이고, 레벨에 따라 차별이 받거나 허례 의식에 사로잡힌 녀석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레벨에 따라 분류를 했지만, 하위권에서 상위권을 위협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게 또 이런 작품의 묘미다.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작품 세계에서는 능력의 특이성에 따라서 뒤에서 보조역할을 하는 '공과'와 앞에서 실질적인 전투역할을 하는 '전투과'로 나누어져 있었다.


 전투과에 속한 인물들은 대체로 두 가지 능력을 사용하며 하늘을 날 수 있어서 '듀얼 능력자'로 불리는 타입이지만, 공과에 속한 인물들은 대체로 한 가지 능력을 사용하는 타입이다. 남자 주인공 스자쿠 또한 공과에 속한 인물이지만, 그의 힘은 왠만한 전투과를 압도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권>은 그렇게 주인공의 능력을 소개하고, 작품의 세계관에 대해서 설명하는 데에 상당한 내용을 소비한다. 그리고 이상한 각도로 세계를 대하는 남자 주인공이 과거 자신이 겪었던 피폐한 현장에서 천사 같은 미소를 보여줬던 '우타하 카나리아'와 재회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카나리아는 정말 절세 미소녀 타입으로 그려져 있는데, 그녀가 스자쿠를 만나서 '더블피스'를 비롯한 귀여운 모습과 함께 정말 천성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며 노력하는 모습은 가히 놀랍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뒤틀린 남자 주인공의 세계를 부수기 위한 인물로 완전히 제격이었다. (더블피스만 기억에 남아!)


 카나리아 외에도 타카조 우타, 토에 모모카 등의 인물이 추가로 등장하는데, 이들이 직면하는 세계는 분명히 잘못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정상적인 인류애로 넘쳐나는 세계관을 가진 스자쿠의 세계는 마지막에 약간의 금이 생겼고, 과연 다음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2권>에서 어떻게 그릴지 궁금하다.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권>은 전체적으로 작품의 구성으로 따지면 나쁜 부분이 없었다. 하지만 작품의 흥미 수준은 생각보다 낮았는데,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판단해보면 좋겠다. 퀄리디아 코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의 수준만큼 기본 이상은 보여주는데, 오히려 높은 기대치가 마이너스가 된 느낌.


 작가 후기를 읽어보면 "'프로젝트 퀄리디아'라고 대상 검색하면, 어쩐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를 것 같은 기분이 드실 테지만 괜찮습니다. 저도 몰라요!"이라고 적은 작가의 글을 읽을 수 있는데, 솔직히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근미래 변태 러브 코미디라고 말하는 작품인데, 거기에만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의 개별 작품으로 독립된 프로젝트 퀄리디아 코드 중 하나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이야기는 읽지 않기에는 아쉽고, 읽으면 또 나름대로 아쉬운 느낌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다른 퀄리디아 코드 작품과 애니메이션을 기대하면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보자. 이 시리즈는 애니메이션이 무조건 훨씬 나을 것이다.


* 이 작품은 서울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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