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의 본망 3권 후기, 일그러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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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쓰레기의 본망 3권, 사랑과 호의와 왜곡과 일그러짐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참으로 간사해서 좋은 감정으로 시작한 관계가 악한 감정으로 끝나기도 하고, 처음에는 단순한 호의로 접근했던 관계가 사리사욕을 위해 이용하는 관계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 감정이 먼저인지도 잊어버리게 되고, 그 관계 자체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나는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 없다. 일반적으로 친구라는 존재는 쉽게 만나고, 쉽게 이야기를 나누고, 쉽게 시간을 공유하는 타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가진 친구는 소수의 몇 명이고, 가끔 메시지로 이야기를 주고받거나 1년에 1~3회 미만으로 만나는 사이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 친구에게 악의를 가지고 있거나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도 아니다. 친하게 지내줘서 고맙고, 이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아무것도 아닌 메시지에 답을 줘서 고맙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 친구라는 존재는 그런 존재다. 하루 시간의 8할 이상을 나는 혼자서 보내고 있으니까.


 그래서 책을 통해 읽는 다양한 감정은 때때로 신이 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뭐가 뭔지 모를 때도 있다. 캐릭터에 대한 호의와 감정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런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관계는 종종 '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탓에 나는 책을 더 많이 읽는다.



 이번에 읽은 만화책 <쓰레기의 본망 3권>은 사람이 가지는 감정 중에서도 조금 악하거나 탁한 감정이라고 말할 수 잇는 감정을 묘사하고 있다. 정말 제목을 잘 지었다고 몇 번 생각할 정도로 작품 내 인물들이 보여주는 일그러진 감정은 작품을 읽는 내내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쓰레기의 본망 3권>은 그동안 외부인으로 그려진 아카네 선생님과 카나이 선생님의 본질을 그린다. 그중에서도 아카네 선생님의 본질 묘사는 생각했던 이상으로 어긋난 선을 타서 굉장히 놀랐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만큼 평범한 인물은 아닐 것으로 생각했지만, 설마 이 정도로 비틀림이 있을 줄은.


 그녀는 자기 자신을 너무 좋아하는 동시에 상대방의 호의를 이용하거나 그 호의를 다른 인물로부터 착취하는 데에서 쾌락을 느끼는 인물이었다. 그녀는 하니비와 무기 각자가 품은 감정을 다 눈치채고, 그것을 일부러 이용해서 상대방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


 정말 "무슨 이런 엉망인 여자가 다 있어!!?"라는 말이 무심결에 튀어나올 정도인데, 이렇게 사람의 일그러진 마음을 그리는 게 이 작품의 묘미인 것 같다. <쓰레기의 본망 3권>은 아카네 선생님의 모습과 함께 본질을 꿰뚫어보고 방황하는 하나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앞을 마주하는 모습으로 끝냈다.




 과연 이야기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까. 거짓된 관계 속에서 피어난 감정과 돌아보지 않는 사랑을 채우기 위한 거짓 속에서 사람의 마음은 엉키고, 엉망진창이 되어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을 일그러뜨리고 있다.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도대체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뭔지 정말 궁금하다.


 언젠가 나도 이런 감정을 느끼고, 관계 속에서 쾌락을 느끼거나 망가지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이러한 감정을 바보 같은 감정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의 감정은 자신이 의도하지 못한 순간에 피어나는 법이다. 내가 가진 증오의 감정도, 늘 혼자가 되고 싶은 감정도 그렇게 생겨난 감정이니까.


 단순한 만화 한 권을 읽으면서 쓸데없는 해석을 하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이 작품은 이렇게 읽어보고 싶었다. <쓰레기의 본망>을 처음부터 읽으면서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고, 가지고 있는 감정의 대체품으로 사용하는 즐기는 관계일 뿐인 인물들이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무척 궁금하다.


 오늘 만화 <쓰레기의 본망 3권>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뚜렷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남선생님, 작은 호의를 부풀려 그것을 자신에게 향하게 할 수 있는 여성으로서 매력을 갖춘 여선생님,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사춘기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주인공들. 4권은 어떤 모습으로 망가지게 될까.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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