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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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


 가끔 살아가다 보면 크게 자기혐오에 빠질 때가 있다. '나는 왜 이렇게 못생겼지?', '나는 왜 이렇게 뚱뚱하지?', '나는 왜 이렇게 할 수 있는 게 없지?'이라며 괴로워하고,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이라는 극단적인 생각마저 하게 된다. 이는 과거 내가 겪은 일이고, 지금도 종종 겪는 일이다.


 이 블로그보다 먼저 운영하기 시작한 블로그에서 나는 '왜 나는 히키코모리 오타쿠가 될 수밖에 없었는가'이라는 글을 적은 적이 있다. 그 글을 통해서 나는 내가 겪은 어려움과 지금 어떻게 사는지 짧게 이야기했다. 지금은 자기혐오를 어느 정도 이겨냈지만, 그래도 여전히 열등감이 힘들 때가 있다.


 여전히 나는 살이 많이 쪄서 빠지지 않고, 양치를 하다 거울을 보면 '왜 나는 이렇게 생겼지?'라고 자문하며 살짝 괴로운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당당하게 살고 싶어서 이것저것 해보고 있지만,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던 자기혐오의 감정과 열등감은 좀처럼 쉽게 벗어던질 수가 없다.


 두 개의 블로그를 전혀 다른 주제로 운영하면서 아마 나는 여기저기서 마음의 아픔을 풀어서 글로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라이트 노벨, 애니메이션, 만화를 주제로 글을 자유롭게 쓰면서 괴로운 나를 떠올리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나를 마주하며 웃으려고 하는 과정이다.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 ⓒ미우


 이번에 읽은 라이트 노벨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는 그동안 사쿠타의 조언 역할을 해준 후타바 리오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자기혐오에 빠져 있다가 도플갱어 자신을 만들어내는 사춘기 증후군을 겪었는데, 애니메이션 <여름색 기적>의 나츠미가 겪은 현상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뭐, 이런 말을 하더라도 <여름색 기적>을 보지 못한 사람을 모를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의 후타바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후타바는 갑작스럽게 자신이 두 명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고, 그녀는 사쿠타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놓는다. 또 다른 한 명의 후타바는 후타바가 과거 몰래 했던 SNS 계정에 스스로 찍은 조금 야한 사진을 올리고 있었는데, 그런 행동을 한 이유가 이번 도플갱어 증후군의 자기혐오에 빠진 원인이었다.


 그녀의 집안은 아버지가 대학 병원의 의사에 어머니 또한 꽤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완전히 계약 결혼에 가까운 형태라 후타바는 집에서 홀로 방치되었었고, 후타바는 어릴 때부터 남다른 발육으로 남자아이들의 이야깃거리가 된 적이 있어 마음에 상처가 있었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도 그녀는 혼자 지내면서 조용히 있으려고 했지만, 거기에 사쿠타와 쿠니미가 들어오면서 그녀는 혼자가 아니게 되었었다. 하지만 쿠니미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고, 사쿠타에게도 여자 친구가 생기자 그녀는 '다시 혼자가 되는 두려움'이 빠졌고, 그와 함께 자기혐오가 이어졌던 거다.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 ⓒ미우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은 후타바의 상처와 두려움을 치유하는 이야기다. 사쿠타가 어떻게 그녀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은 어둡지만, 하나하나 다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단순히 친구로 있는 사쿠타와 쿠니미가 후타바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자기혐오를 완전히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도 솔직히 대학에서는 말을 걸거나 대화를 제대로 나누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오늘 저녁에도 문득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면서 '하아, 한숨만 나오게 생겼구나.'이라는 자책을 하면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인터넷에서 글을 적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예전과 달리 꽤 자유롭게 바깥 활동도 혼자서 하고, 원래부터 혼자였던 터라 혼자서 하는 일은 잘 해내고 있다. 후타바는 함께 있어 주는 존재가 생겨 흔들렸지만, 나는 아직 그런 사람이 없어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다. 아마 내가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서는 이렇게 글을 적는 일뿐이라고 생각한다.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을 읽으면서 단순히 후타바의 귀여운 매력과 성숙한 매력에 웃기도 했지만, 나는 자기혐오라는 단어에서 라이트 노벨답지 않은 감상을 조금 해볼 수 있었다. 뭐, 이것도 라이트 노벨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가질 수 있는 경험이 아닐까?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 ⓒ미우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에서는 후타바의 이야기 이외에도 지난 <청춘 돼지는 소악마 후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마지막에 등장한 사쿠타의 첫사랑인 마키노하라 쇼코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고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되어버린 그녀의 이야기 또한 꽤 슬픈 분위기였다.


 그런데 마키노하라 쇼코의 이야기가 이번으로 끝나는 건지, 아니면 이후에 다시 또 등장할지 잘 모르겠다. 이번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에서 쇼코의 이야기는 상당히 좋은 결과로 끝을 맺었는데, 오히려 이게 마지막일 될지도 모른다. 뭐, 자세한 건 다음 편을 읽어보기로 하자.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는 사쿠타의 현 여자친구 마이의 모습도 충분히 짧지만 존재감이 있게 그려졌다. 역시 이런 여자친구는 갖고 싶다! (웃음) 이번 이야기 마지막에 마이의 여동생이 등장하면서 '어!? 다음부터 어떻게 되는 걸까!?'이라는 궁금증을 남기면서 끝을 맺었다.


 작가 후기와 역자 후기를 읽어보니 다음 제목은 <청춘 돼지는 아이돌 자매의 꿈을 꾸지 않는다>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일본어 제목은 검색하지 않았기에 알 수는 없다. 어쨌든, 여기서 우리는 <청춘 돼지는 로지컬 마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도록 하자.


 부디 나처럼 어릴 적 겪은 따돌림이나 여러 폭력으로 마음이 다친 사람들이 열등감과 자기혐오를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지금도 나를 마주하며 오늘을 즐겁게 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때에는 그냥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보내는 게 최고임을 잊지 말자.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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