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너의 거짓말 11권 후기, 여행을 위한 콩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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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4월은 너의 거짓말 11권, 나와 너의 거짓말 같았던 시간


 애니메이션으로 진한 감동을 하면서 보았던 <4월은 너의 거짓말>의 마지막 11권이 한국에도 정식 발매가 되었다. 원래 일본에서 발매되는 <4월은 너의 거짓말 11권> DVD 한정판을 구매하려고 했지만, 그 당시 통장에 잔액이 부족해서 미루고 있다가 결국에는 구매하지 못했다.


 그 점은 상당히 아쉽고, '오타쿠 실격이야!' 같은 비판을 들어도 할말이 없다. 그래도 한국에서 발매되는 만화책 <4월은 너의 거짓말 11권>을 읽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그저 지나가는 생일을 뒤로 보내고, 혼자서 피아노를 연주하다 읽는 <4월은 너의 거짓말 11권>은 너무 슬픈 아름다움이었다.


 피아노 연주. 나는 오래전부터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애니메이션의 여러 사운드 트랙을 피아노로 연주해보고 싶었다. <화이트 앨범2>의 구슬픈 멜로디를 들으면서 점점 그 욕심이 강해지기 시작했고, <4월은 너의 거짓말> 애니메이션을 만나면서 완전히 불이 붙어버렸다.


 얼마 벌지 못하는 블로그의 수익을 쪼개서 학원비로 사용했고, 그렇게 시작한 피아노는 현재 <화이트 앨범2>를 대표하는 OST 'White album'을 비롯해서 가장 대표적인 곡 'Powder Snow', 그리고 <작은 눈의 요정 슈가>의 'Memory of Mother'를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연습 중인 이터널 스노우, ⓒ미우


 사실 내가 연주하는 피아노는 애니메이션과 만화에서 나오는 그런 고급스러운 피아노가 아니다. 오랫동안 모았던 돈의 일부를 사용해서 과감히 지른 '야마하 P105'이다. 야마하 전자 피아노 또한 상당히 괜찮은 피아노로 평을 듣는 제품이라 상당히 만족하면서 피아노를 사용하고 있다.


 비록 재능이 없어 뛰어나게 피아노를 연주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른 어떤 취미 생활보다 피아노는 전혀 다른 기분으로 접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고, 겨우 악보를 따라가는 주제에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 감정을 피아노 연주에 싣는 일은 적적한 하루를 위로해준다.


 그렇기 때문일까?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던 <4월은 너의 거짓말> 말고 다시 읽는 만화책 <4월은 너의 거짓말>은 늘 피아노에 조금씩 옅어질 것 같은 마음을 다잡게 해준다. 가능한 날이 멀더라도 '언젠가 이런 멋진 연주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품고, 피아노를 대하는 감정을 풍부하게 해준다.


 이번에 읽은 만화책 <4월은 너의 거짓말 11권>도 마찬가지였다. 만화책 <4월은 너의 거짓말> 마지막 시리즈인 11권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슬펐다. 그리고 사랑이 있었다. 피아노 건반 위에서 표현하는 아리마 코우세이의 음악은 단순히 그림이 아니라 살아서 귀에 들리는 듯한 음악이었다.


4월은 너의 거짓말 11권, ⓒ미우


 모두 알다시피 지는 벚꽃과 같은 운명을 맞이한 카오리의 마음은 뒤늦게 아리마에게 전해진다. 피아노 위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모두를 위해 연주한 아리마의 음악이 색채를 띨 수 있었던 이유는 조금씩 내 삶에 들어오는 색채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인연'이니까.


 솔직히 나는 만화 속 주인공 아리마처럼 특별한 인연은 만나지 못했다. 지금 내가 마주하는 인연은 아주 단순하다. 블로그를 통해서 만난 사람들. 반히키코모리로 살았던 내가 유일하게 밖으로 발을 내디뎌 만난 같은 블로거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내가 가진 인연의 전부다.


 그리고 내가 혼자서도 설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준 애니메이션과 만화, 그리고 여러 종류의 책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다. 피아노에 서툴더라도 내가 피아노를 좋아하면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런 내 삶은 축복받은 삶인 걸까?


 글은, 사람은, 아픔을 겪어야 비로소 성숙해질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겪은 아픔이 다른 사람의 아픔보다 덜 아픈 것도, 더 아픈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팠다. 혼자서 몇 시간이고 방에 틀어박혀서 울 정도로 아팠다. 그리고 괴로웠고,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을 부숴버리고 싶기도 했다.


4월은 너의 거짓말 11권, ⓒ미우


4월은 너의 거짓말 11권, ⓒ미우


4월은 너의 거짓말 11권, ⓒ미우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내일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이 남아있고,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많이 있고, 직접 손으로 피아노 건반 위로 옮기지 못한 많은 곡이 남아있으니까. 피아노는 오늘 내가 살아가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어 지금 내가 작은 웃음을 짓게 해주고 있다.


 슬펐던 <4월은 너의 거짓말 11권>은 웃으면서 마지막 장을 넘길 수 있도록 해준다. 비록 그 웃음이 함께 해서 행복한 웃음이 아니라 함께 했던 추억을 되돌아보며 '네가 내 안에 있어'이라는 느낌의 웃음이었지만, 마지막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다고 생각한다. 마치 거짓말처럼….


 아직 만화책 <4월은 너의 거짓말>을 보지 못했다면, 꼭 구매해서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만화방에서 빌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다면 더 좋다! 일본에서는 드라마로도 만들 계획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완성될지 모르겠다. 아무튼, 뭐라고 추천을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 만화책 <4월은 너의 거짓말> 감상 후기는 이렇게 마친다. 모두에게 거짓말 같은 만남을 통해 성장할 수 있기를,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런 만남이 돌고 돌아서 언젠가 나에게도 찾아오면 좋겠다. 이런 색채가 없는 늪도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컬러풀한 색채를 한 번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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