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 3권 후기, 바디와 스튜디오
- 문화/라이트 노벨
- 2014. 12. 27.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 3권, 카스가의 첫 녹음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된 인기 라이트 노벨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소재로 해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라이트 노벨 <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 시리즈는 일반 학원물이면서도 '애니메이션 성우'이라는 소재를 이용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번 12월 신작 라이트 노벨로 발매된 <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 3권>에서도 여러 이야기를 상당히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는데, 역시 이런 작품을 보면 남자 주인공이 모두 먼치킨이라는 사실만이 아니라 이상할 정도로 기둥서방으로서의 자질을 보여주는 하렘을 완성한다는 점이다.
<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의 남자 주인공 유우는 마치 어떤 금단의 오른손을 가진 카미조 토우마처럼 가는 곳곳마다 여자를 맞닥뜨린다. 아니, 여자를 맞닥뜨리는 것으로 모자라 우연히 이런저런 상황에 휘말리면서 꽤 플래그를 진행할 수 있는 요소도 만들고 있다.
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 3권, ⓒ미우
이번 <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 3권>은 지난 2권의 마지막에서 읽을 수 있었던 미나미의 갈등을 풀기 위해서 유우가 미나미의 집을 찾아가는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이 장면에서 미나미의 여동생 나나미와 미나미의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족을 소개하는 부분과 미나미의 감정 묘사가 꽤 잘 되어 있었다.
미나미가 유우에게 "그럼, 내일 아침에 같이 등교해줘."이라는 간단한 부탁 속에 숨은 "오늘 집에서 자고 가게 해줘."이라는 부탁을 하면서 이야기는 조금 흥미로워질까 싶었지만, 그냥 평범히 친구로서 집에서 하룻밤 자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야기는 카스가의 등장과 카구야의 등장으로 좀 더 재미있는 전개가 되어 'ㅋㅋㅋ' 웃으면서 읽을 수 있었다.
"미안하다고 하니 말인데, 유우."
"네?"
"난 어젯밤에 꽤 심한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그 점에 대해서 사과는 없는 건가?"
그리고 그게 바로 내가 까맣게 잊고 있던 것이었다. 이 건에 대해서는 정말로 사과한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었다.
"…죄송합니다."
"그래도 자네가 낙담한 상태라면 봐주려고 했는데 아침에 보니 여자 둘을 옆에 끼고 실실 웃고 다니더군. 그건 아무래도 좀 그렇지."
"…그런 거 아닌데요."
"게다가 그 두 사람하고 헤어지자마자 다른 여자 칩을 찾다니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온다."
"아니, 여긴 그런 곳이 아니라요."
"호오, 그럼 남자친구 집인가?"
카구라자카 선배는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지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노(NO)'라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p73)
이 부분만 읽어보면 유우는 그야말로 '기둥서방'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남자 주인공이 되어 있다. 여자 두 명을 끼고 아침 등교를 시작하고, 하교 때에는 둘과 헤어진 이후에 또 다른 여자의 방에 열쇠를 직접 꽂고 들어가니까. 음, 내부 설명 없이 딱 이 이야기만 읽으면 완전히 <하느님의 메모장>에서 볼 수 있는 히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아하하.
어쨌든, 이때 만난 카구라자카 카구야 선배가 얽히면서 이벤트는 좀 더 재미있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카스가가 제안한 '여름 방학이니까, 바다에 놀러 가자!' 이벤트는 여름을 무대로 한다면, 당연히 나오는 이벤트다. 이 바다에서는 친구 키요스미(마작 사키의 학교가 아님.)에게서도 작은 움직임이 있는데, 점점 수라장이 되어가는 듯한 여성진의 모습은 나름의 기대 요소라고 할까?
뭐, 키요스미는 애초에 큰 존재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인물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여름 바다 이벤트를 통해 만난 마나미의 동료 카지츠와 유이는 마나미가 어쩌면 좀 더 행동으로 나서게 해줄지도 모르고, 조금씩 풀리거나 얽히는 마나미와 유우의 이야기는 앞으로 <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 시리즈에 중심이 될 것 같으니까.
"그럼 알바비 줄게!"
"이거 알바였냐?"
"녹음이 10시부터니까 외출한 김에 점심 정도는…."
"스튜디오까지 갔다가 돌아오면 돼?"
"어?"
"집에 올 때에는 혼자 올 수 있냐고."
그건 질문이라기보다는 확인에 불과했지만 카스가의 안색이 확연히 변했다.
"그, 글쎄? 나 혼자 올 수 있을까…."
정말 흥분해서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가보다.
"상태가 심각하네."
이렇게 되니 조금은 뭐라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우, 가슴 보고 싶다고 그랬지?"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 치명상 수준인 것 같다. 그만큼 불안하게 만드는 한 마디였다.
"보여줄게! 응, 됐지?"
"아니…."
"아, 안 돼?"
카스가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혼란에 빠져 있었다. 그냥 항복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좀 진정해!" (p160)
그리고 카스가가 본격적으로 녹음하러 가기 전에는 이런 이벤트도 있었다. (더 길게 이어진다.) 아아, 이 부분을 읽으면서 '유우가 부러워!'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카스가 같은 가슴을 가진 여자가 흔한 것도 아닐뿐더러, 애초에 아이돌 성우가 될 수 있는 인물과 가까이 지내는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 라이트 노벨의 재미라고 해두자.
카스가를 스튜디오에 데려다 주는 유우는 우연히 몇 가지 사건을 통해 카스가가 녹음하는 스튜디오에서 견학할 수 있었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 <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 4권>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길목이 될 듯하다. 스튜디오에서 볼 수 있었던 카스가의 모습이나 스튜디오에서 나가 카페에서 이야기하다 카스가가 "뉴타입에 나가게 됐어."이라는 말이 핵심 포인트다.
여기서 말하는 뉴타입은 무엇일까? 이건 건담의 뉴타입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정식 발매가 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잡지 뉴타입이다. 내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를 올리거나 개인적인 애니메이션이나 라이트 노벨 후기 글을 연재할 수 있었으면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데, 아마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가만 생각하니 한국의 뉴타입은 따로 편집해서 만드는 걸까? 번역하는 걸까?)
어쨌든, 카스가가 점점 유명인이 되어가는 이야기와 특별한 존재, 그리고 유우의 심정. 이게 바로 다음 <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 4권>에서 이어지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과연, 유우는 점점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존재로 성장하는 카스가를 어떻게 여기게 될까? <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 3권>의 마지막에는 유우의 그 심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그럼, 여기서 <나의 교실에 하루히는 없다 3권> 감상 후기를 마친다. 아, 정말 저런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알게 된다는 건 좋은 일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아직 이런 분야는 강세를 보이지 않고 있으니, 비슷한 사례는 연예인과 알게 된다는 것일까? 아아, 정말 동갑내기인 김연아와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하다못해 여동생이 되는 혜리와 알고 지내고 싶다-!)
쓸데없는 잡담은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자. 오늘도 부족한 감상 후기를 읽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 내일은 다른 12월 신작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에서 만날 수 있기를! 12월은 다 끝이 나가는데, 아직 읽지 않은 12월 신작 라이트 노벨이 쌓여있는 것을 보니… 음, 복잡한 기분? 에헤헤.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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