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중인 엄마에게 온 카톡에 빵 터진 이유
- 일상/일상 이야기
- 2014. 8. 24. 08:00
일본에서 단체 여행을 하고 있는 엄마에게 받은 카톡 메시지에 터진 이유
나는 집에서 선풍기 하나만 틀어놓고 '음, 심심해. 할 게 없어!'라며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엄마는 일본에서 여행을 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일정상의 여유가 있었다면, 나도 그 여행에 함께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상당히 아쉽다. 비록 일본이 방사능이나 여러 가지로 위험요소가 있다고 해도 그래도 가고 싶은 나라였으니까.
그렇게 일본 여행 중인 엄마에게서는 자주 카톡으로 여러 가지 사진과 메시지를 받고 있는데, 어제 저녁에 내가 받았던 카톡 메시지는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일본 여행 이틀 만에 '집에 가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온천에도 가고, 자판기로 아이스크림도 사 먹으시면서 꽤 즐겁게 보내고 있는 것 같았는데… 음식이 문제였다.
엄마 카톡, ⓒ미우
위에서 볼 수 있는 메시지가 어제 엄마에게서 카톡으로 받은 메시지다. "엄마는 굶고 있다.", "집에 가고 싶다.", '김치에 밥 먹고 싶다.", "맛없다."라는 말에서 정말 집에서 김치 한 개와 밥을 먹는 엄마의 모습이 그려져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무엇보다 엄마가 일본에서 정말 먹을 것이 없어 고생하고 있구나 싶기도 했다.
일본 여행을 개인 여행이 아니라 단체 여행으로 하는 사람은 대체로 '음식이 단체에 맞춰 나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거다. 일본에는 여러 가지 식품이 있지만, 단체 여행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해물이 위주로 되어서 음식이 나온다. 초밥집부터 시작해서 항상 일식집을 방문하게 되면서 오직 해물 일색이 되어버릴 때가 많다.
그래서 엄마는 일본에서 굶고 있다고 말한 것이고, 맛없다고 말한 것이다. 왜냐하면, 나와 엄마는 '해물을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비린내만 맡더라도 올라올 것 같은 기분이라 애초에 비린내가 있는 곳도 상당히 꺼리는 편이다. 그리고 엄마는 '완전히 안 먹는 건 아니지만, 거의 손을 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 이유로 어머니는 단체로 이동하면서 먹는 식단에서 맞는 음식을 만나지 못해 이런 메시지를 보낸 거로 생각한다. 남들이 장어 덮밥을 먹을 때 혼자 우동을 시켜 드셨다고 하니… 어쩌면 일본 여행이라는 건 우리 모자에게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일본에 가서 먹고 싶은 건 초밥 일식이 아니라 라멘과 돈까스 일식인데… 아하하.
일본 여행 음식, ⓒ미우
위에서 볼 수 있는 사진은 일본에 있는 엄마가 카카오톡으로 보내온 음식 사진이다. 간간이 채소가 있기도 하지만, 거의 모든 음식이 해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엄마는 이 음식을 거의 손을 대지 못했고, 손을 댔던 채소나 떡꼬치도 딱히 맛이 없어 먹을 기분이 아니라고 한다. 내 부탁으로 여기저기 들릴 때마다 산 빵을 간식으로 먹으면서 배를 채우신다고…. (에고, 우리 엄마 어떡해 ㅜㅜ!)
하아, 역시 단체 여행은 이런 게 흠인 것 같다. 원하는 음식을, 맞는 음식을 선택할 수 없다는 거 말이다. 몇 년 전에 나도 처음 일본 여행을 갔을 때에는 패키지여행이었기에 (혼자 간 패키지 여행) 가이드의 일정에 따라 움직였었는데, 거의 모든 게 초밥 일식이었다. 혼자 라멘을 사 먹거나 빵을 사 먹거나 하면서 보낸 게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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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일본에는 해물만이 전부인 건 아닌데… 사람의 고정관념은 무섭다! 아하하. 엄마가 일본에서 귀국하는 날에는 토박이 식당에 가서 김치가 듬뿍 들어간 두루치기를 먹으면서 '역시 한국 사람은 김치와 밥을 함께 먹는 게 최고야!'라며 밥을 먹어야겠다. 음, 나도 어제 저녁은 피자를 먹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괜히 김치가 먹고 싶다. 밥통에 밥을 예약해두었으니 오늘은 밥을 먹을 수 있겠지!
다시 말하지만, 일본에는 해물만이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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