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본 복권 판매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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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본 로또 복권을 판매하는 복권 판매점에 들어선 사람들


 수술로 입원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매주 한 번씩 오천 원치의 로또 복권과 사천 원치의 연금복권을 꾸준히 샀었다. 크게 기대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으로 '당첨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헛된 꿈을 품고 있었다. 크게 재미있는 일이 일상에서 벌어지지 않는 일상 속에서 복권을 구매하며 작은 상상을 하는 즐거움은 하나의 재미였다.


 그러나 수술 이후 몇 달 동안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밖으로 복권을 사러 나가는 것이 귀찮아졌다. 또한, 수술로 많은 돈이 한 번에 나가게 되면서 매주 한 개씩 구매하는 9,000원의 복권값이 너무 아까울 수밖에 없었다. 밥 한 끼를 굶는다고 생각하고 복권을 샀던 건데, 차라리 그 돈으로 반찬을 사서 좀 더 맛있는 걸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달 동안 복권을 거의 구매하지 않았다. '복권이나 사볼까?'하는 생각은 종종 했었지만, 손에 쥔 돈이 얼마 없어 감히 구매할 수가 없었다. 라이트 노벨을 비롯한 다양한 책을 구매하는 데에 사용하는 비용이 적지 않았고, 최근에는 여러 가지 살 것이 많아 돈의 출혈이 심했기 때문이다. 매주 9,000원의 소비는 내게 있어 큰 소비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생활하다 지난주에는 정말 오랜만에 복권을 샀다. 집에 발톱 깎기가 없어 다이소에 가서 발톱 깎기를 사는 김에 가마로 강정에서 야구를 보며 먹을 닭강정도 하나 사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 길에 있던 복권 판매점에서 복권을 사게 된 거다. 오랜만에 들린 복권 판매점에는 역시 토요일이라 그런지 정말 사람이 많았다.



복권 판매점에서 본 사람들, ⓒ미우


 비록 좁은 가게라고 하더라도 줄을 서서 복권을 구매해야만 했던 짧은 경험은… 뭐라고 말해야 할까? 마치 오프라인 서점 한정판 특별 부록이 들어있는 라이트 노벨을 구매하기 위해서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해야 할까? 우리나라의 서점이나 상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역시 복권을 정말 많은 사람이 구매한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어 줄을 서 있는 모든 사람이 복권에 미쳐서 복권을 구매하고 있는 건 아니다. 모두 그저 길을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복권을 구매하고 있으니 그냥 들어와서 구매하는 사람도 있고, 예전의 나처럼 매주 정기적으로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스포츠 토토를 하면서 겸사겸사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라도 우리가 이렇게 작은 복권을 구매하는 이유는 '행복해지고 싶다'는 마음속의 작은 바람 때문이 아닐까 싶다. 돈이 없으니까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돈이 있으면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복권'에 실낱같은 희망을 담고 있는 것이니까. 뭐, 사람마다 이유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그런 이유이지 않을까?


 적어도 나는 그랬다. 비록 내가 복권에 큰 의무를 부여하지 않은 채, 일주일의 즐거움을 위해서 구매한다고 말했지만… 어쨌든 돈이 있으면 행복할 것으로 생각했기에 구매한 것이다. 돈만 있으면… 더는 어머니가 아버지가 질러놓고 도망간 빚 때문에 압류 위험에 처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책도 더 많이 구매할 수 있을 테니까. 상상해보라. 정말 행복한 일상이 아닐 수가 없다!



 그래도 사람은 돈을 쫓으면 안 된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다.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 블로그에서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을 소개하며 이야기했었는데, 사람은 돈을 쫓아 어떤 일을 하게 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한다. 어쩌면, 그래서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사람은 매번 '대박 당첨되라!'라며 돈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복권을 산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래, 분명히 그런 것 같다. 앞으로 나도 복권을 구매할 때는 최대한 마음을 비우고, '나는 여기에 당첨될 것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라고 중얼거리며 복권을 구매해야 할 것 같다. …음, 지금 벌써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돈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 내게 로또 복권 1등 당첨의 꿈은 머나먼 꿈이 될 것 같다.


 지난주 토요일에 복권 판매점에서 본 많은 사람의 모습. 이들 모두가 언젠가 돈 걱정에서 벗어나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나도 돈 걱정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 하루를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살자.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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