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들은 왜 피규어를 수집하는 것일까?

오타쿠들은 왜 피규어를 수집하는 것일까?

 한국에서는 오타쿠로 불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소유물이 3가지가 있다. 하나는 애니메이션을 대량으로 하드디스크에 소유를 하고 있다는 것이고, 하나는 라이트노벨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고, 하나는 바로 피규어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성인 바이러스에 나왔던 십덕후처럼 많은 피규어를 소장하고 있는 것은 드문 케이스이지만,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작게는 넨드로이드부터 시작해서 한 가지 정도의 피규어를 소유하고 있다. 나 필자도 어느 정도의 피규어를 소유하고 있는데, 본점 블로그에서도 자주 노출이 되었던 한 개의 피규어 사진을 공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츠루야' ⓒ 미우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피규어는 시가 약 4~7만원 정도의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는 상품들이다. 십덕후가 소유한 몇 개의 커다란 피규어들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가격이 비싸고 크기가 클수록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매니아층에서는 독이 든 성배로 불리기도 한다. 소유하고 싶기는 하나, 소유하게 되면 여러가지로 많은 타격을 입는다에서 붙여진 말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내 집이 있고,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가 있고,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아마 그런 피규어들을 한 두개쯤은 사지 않았을까 싶다. 매번 피규어 샵에서 구경을 하면서 '갖고 싶다...갖고 싶다...'라고 수 백번을 더 되새긴다. 하지만, 나는 그 돈으로 책을 100권 더 사서 읽자는 주의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많은 절제를 하고 있다.

하록킴님이 운영하시는 피규어걸스 ⓒ미우

 그렇다면,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자. 왜 오타쿠(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은 이렇게 피규어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한 것일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어떠한 사람이든 자신이 좋아하거나 흥미가 있는 것은 소유하고 싶어하는 소유욕이 강하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현실에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히로인들을 그저 이렇게나마 현실에서 소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이것은 세계여행을 가고 싶으나, 도저히 갈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세계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여행기가 쓰여진 책을 사는 것과 같다고 볼 수가 있다.

 책은 읽고 싶기 때문에 사서 책장에 보관하는 것이고, 그림을 사는 것은 보고 싶기 때문에 사서 걸어두는 것이고, 음악시디를 사는 것은 사서 듣고 싶기 때문에 사서 듣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들도 이와 마찬가지다. 단순히 곁에 두고 보고 싶고, 가지고 싶다는 소유욕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피규어를 수집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의 상품이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수집하는 것에 대해서 뭐라고 하지 않는다. 꼭 나와 같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피규어나 포스터와 같은 상품들을 수집하면, 아주 더럽게 사람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말 할 수 만 있다면 주먹으로 쳐서 전치 6주의 입원을 시켜버리고 싶을 정도이다. (라이트, 레프트, 뎀프시롤, 가젤펀치!!!)

 어떤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취미에 수 백 - 수 천만원의 돈을 투자하여도 결코 후회를 하지 않고, 오히려 뿌듯한 사람들이 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은 자신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돈을 들여서 피규어와 다양한 책을 수집하는 것도 나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래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피규어는 한 개당 시가 14만원 정도에 거래가 되는 피규어인데, 상당한 원작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는 피규어이다. 아래의 피규어를 정말 큰 맘 먹고 샀었지만, 막상 전시를 해둘 곳이 마땅치 않아 박스에 애지중지 보관중인 피규어이다. (학원묵시록의 '부스지마 사에코' 피규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피규어를 수집하는 거은 그것이 즐겁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아마 취미생활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러한 이유 때문에 취미활동을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