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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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에 나는 자전거를 타고 점심으로 구워 먹을 삼겹살을 사러 가다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아파트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도중에 갑작스럽게 자전거 앞바퀴가 터지면서 그대로 내리막길에서 붕 떴다가 바닥에 곤두박질을 치고 말았다. 헬멧을 쓴 덕분에 머리를 다치는 일 없이 천만다행으로 손의 살이 찢어진 게 전부였다.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고 해도 오른쪽 손은 상당히 깊이 살이 찢어진 탓에 아직도 이틀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신체에 입은 상처는 정말 심각한 경우가 아닌 이상 약을 바르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가 마음에 입은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회복이 결코 쉽지 않다.

 

 오늘 읽은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은 러브 코미디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밸런타인데이를 소재로 이야기의 막을 올린다. 그런데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에서 다루고자 했던 건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주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히로인이나 초콜릿을 받고 즐거워하거나 히로인과 사이가 더욱 가까워지는 주인공의 모습이 아니었다.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 중에서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에서 힘을 실어서 다룬 건 주인공 오쿠무라가 입은 마음의 상처였다. 주인공 오쿠무라는 어릴 때 부모님이 헤어진 것과 비슷한 타이밍에 자신이 좋아했던 마리나가 이사를 가게 되면서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아예 인간관계를 맺지 않은 건 아니지만 사람과 깊은 유대를 형성해 관계를 형성할 수가 없었다.

 

 그로 인해 오쿠무라는 자신이 3차원이라는 현실에서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고,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오쿠무라가 유일하게 사랑하고 좋아할 수 있었던 건 2차원에서 존재하는 천사 리리엘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오쿠무라를 코스프레를 통해 2.5차원의 히로인이 된 소녀들이 조금씩 바꾸어가고 있었다.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에서 마리나는 미카리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은 이후 자신이 오쿠무라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것은 어릴 때 예기지 못한 형태로 끝난 오쿠무라와 자신의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면서 오쿠무라가 진심으로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이었다.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 중에서

 마리나는 리리엘 코스프레를 한 상태로 오쿠무라를 맞이한 이후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여기서 마리나가 리리엘로서 자신을 바라보는 오쿠무라에게 "나는 마리나야!"라면서 눈앞의 있는 여자 아이를 똑바로 마주 보고, 자신을 잃어버린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며 자신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주면서 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에서는 그 과정이 하나하나 섬세하게 잘 그려진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더욱 깊이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아마 그 이유는 내가 주인공과 같은 마음의 상처는 아니라고 해도 비슷한 형태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탓에 여전히 사람을 어려워할 뿐만 아나라 싫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취미를 가지고 조용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나는 사람들이 모여서 중구난방으로 떠들거나 도무지 참을 수 없는 소음이 발생하는 장소를 무엇보다 싫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AGF 행사와 서울 국제 도서전 같은 행사는 반드시 사람들이 가장 적게 찾을 시간과 날짜를 선택해서 행사장을 빠르게 다녀온다.

 

 이건 옛날과 비교했을 때 그나마 나아진 상황이니 옛날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 그래서 나는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에서 읽을 수 있는 오쿠무라가 마리나와 대화를 통해서, 몇 번이고 얻어 맞으면서 자신이 외면하고 있던 마음의 상처를 마주하면서 지금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마주하는 장면이 무척 좋았다.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 중에서

 그렇게 주인공 오쿠무라의 성장이 그려진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은 마리나의 졸업식을 겪으면서 본격적으로 새 학기에 들어가게 된다. 새 학기 첫날은 역시 코스프레 만화의 왕도답게 부실에서 오쿠무라가 리리사와 단둘이서 촬영을 하며 두근거리는 모습이 그려졌고, 새롭게 클래스메이트가 된 회장 타키는 오쿠무라의 옆자리가 되었다.

 

 앞으로 만화 <2.5차원의 유혹>에서는 학년이 올라간 만큼 신입생이 등장해서 이 만화부? 코스프레부?에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오게 될지 무척 기대된다. 그리고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에서 과거 회상 장면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오쿠무라의 누나도 혹시 차후 등장해서 "내가 얘 누나야!"라며 코스프레로 어필하는 모습이 그려질지 궁금하다.

 

 아버지나 어머니 같은 경우에는 논외로 치더라도 오쿠무라의 누나라면 차후 그려질 이야기에서 등장할 가능성이 제법 있다고 생각한다. 그날이 올 지 알 수 없지만, 다음 권 <2.5차원의 유혹 15권>에서 높은 확률로 등장할 만화 연구부의 신입생에 대한 기대를 품고 기다려보도록 하자. 오늘 만화 <2.5차원의 유혹 14권>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음, 역시 마음의 상처는 2차원 미소녀가 최고야…. 아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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