꿰뚫린 전장은 거기서 사라져라 1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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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6월을 맞아 발매된 여러 신작 라이트 노벨 중에서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었던 작품이 있다. 바로, 디앤씨미디어에서 발매한 <꿰뚫린 전장은 거기서 사라져라>라는 이름의 라이트 노벨로, 제31회 판타지아 대상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아주 전쟁의 냄새가 짙게 베여 있는 라이트 노벨이다.


 이 작품은 제목으로 적힌 ‘꿰뚫린 전장은 거기서 사라져라’라는 말이 실천되는 일을 주인공이 벌이게 된다. 주인공이 ‘악마의 탄환’을 쏘아 어떤 인물을 죽여버리면, 그 인물이 없는 세계가 재편되어 이 전 세계와 다른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건 평행 이론도 아닌 과거 개변에 해당하는 일이었다.


 주인공 레인이 처음부터 악마의 탄환을 사용할 수 있지는 않았다. 그는 우연히 전장에서 은색 총알을 발견하게 되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장에서 학살을 일삼는 적국의 적장을 쏘아 죽인다. 그리고 세계는 그 적장이 없는 상태에서 개변되어 전혀 다른 시점에서 새롭게 이야기의 막을 열었다.


 그게 바로 라이트 노벨 <꿰뚫린 전장은 거기서 사라져라 1권>에 들어가는 프롤로그인 동시에 제1장의 제목인 세계를 바꾸는 탄환에 적힌 이야기다.



 ‘제1장 세계를 바꾸는 탄환’에서는 주인공 레인이 은색 총알의 주인인 에어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통해서 세계가 개변하는 순간을 다시 한 번 더목격한다. 그리고 그녀를 만나 에어가 사용하는 통칭 악마의 탄환으로 불리는 탄환의 정체와 그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건을 정리한다.


‘제2장 망령 에어’에서 읽을 수 있는 에어의 설명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그래, 게다가 단지 사람들의 기억이나 기록에서 지워지는 게 아니야. 그동안 살아왔던 행적, 이루어 낸 업적까지 전부가 소실되니까. 즉 차를 발명했던 인간을 이 탄환으로 죽이면 세계는 차 없는 세계로 다시 만들어지고, 만약 A라는 인간을 죽인 B를 이걸로 죽인다면..... A가 생존하는 세계로 바뀌게 되지.”

악마의 탄환— 그 탄환에 살해당한 인물은 세계에서 존재가 소멸된다.

그리고 세계는 그 인간이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 세계로 뒤바뀐다.

“그 녀석이 없었던 세걔로 개변— 재편성이 발생하는 거야.” (본문 76)


 내용만 정리를 해본다면 이 탄환은 엄청난 힘이자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토록 막대한 힘이 아무런 리스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주인공 레인이 이 탄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에어와 서약을 맺어야 했는데, 그 서약에 따라 주인공 레인의 행동 범위나 목숨에 대한 조건이 정해졌다.


 그리고 에어가 서약을 통해서 주인공의 의사와 상관 없이 ‘강제적’으로 그를 조종해서 자신의 싸움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꿰뚫린 전장은 거기서 사라져라 1권> 마지막에 킬리리스와 싸우면서 밝혀진다. 하지만 에어는 이번만큼은 그 강제력을 사용하지 않은 채 주인공과 함께 나란히 싸우고자 했다.


 에어는 자신도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몰랐지만, 싸움의 끝무렵에 주인공 레인과 자신이 굉장히 닮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한 사실에 이끌려 그에게 악마의 탄환에 대한 이야기만 아니라 지난 ‘100년’ 동안 망령으로 살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가 이루고자 하는 꿈에 함께 하려 했다.



 라이트 노벨 <꿰뚫린 전장은 거기서 사라져라 1권>은 끝없이 반복되는 전장 속에서 겪는 소년과 소녀의 끝없는 고독과 절망이 깊이 그려져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어떤 책이라고 그 고독과 절망만 깊이 그린다고 해서 독자가 공감할 수는 없다. 고독과 절망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그 반대가 필요하다.


 처음 에어가 등장해 주인공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웃음을 저절로 짓게 되는 밝은 분위기였다. 그렇게 주인공이 에어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잘 묘사되어 있고, 이야기는 나아가서 마지막 장면 이후 다시금 두 사람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하나의 고독과 절망이 끝난 걸 보여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라이트 노벨 <꿰뚫린 전장은 거기서 사라져라 1권>이 그리는 이야기에 깊숙이 끌려 들어간 상태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 때 아주 만족스럽게 책을 덮을 수 있다. 다소 책을 읽는 데에 체력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지만, 중후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만약 당신이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시리즈와 <이윽고 사랑 하는 비비 레인>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오는 6월을 맞아 국내에 발매된 <꿰뚫린 전장은 거기서 사라져라 1권>도 무척 마음에 들 것으로 확신한다. 조금 더 자세한 부분은 직접 책을 읽어보고 판단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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