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메리 그레이브 완결 후기
- 문화/만화책 후기
- 2020. 5. 7. 09:27
2019년 7월 처음 만난 만화 <메리 그레이브>. 만화 <메리 그레이브>는 주인공 소여가 자신의 아내 로잘리를 되살리기 위해서 사자소생을 일으킬 수 있는 마법의 재료를 모으기 위해 돌아다니는 에피소드가 그려진 만화다. 딱 여기까지 이야기해도 이 작품은 판타지 만화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과연 효력이 있는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확답을 할 수 있는 마법에 자신의 인생을 거는 일은 조금 어리석은 일이다. 괜히 ‘죽은 사람은 마음에 묻어두는 게 가장 현명한 일’이라는 말이 현실과 이야기 속 세계에서 언급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사자 소생 마법에 대해 확실한 증거가 있었다.
그 확실한 증거는 바로 주인공 자신이다. 주인공 소여는 과거 마물의 습격을 받아서 사망했지만, 그의 아내 로잘리가 사자소생 마법에 필요한 재료를 모아서 그를 ‘언데드’로 되살리는 데에 성공한 거다. 물론, 그 대가로 아내 로잘리의 목숨이 바쳐진 탓에 한 명을 되살리고 한 명이 죽어버리고 말았지만.
뭔가 ‘이거 의미가 있어? 이 마법 반푼이잖아!?’라는 태클을 걸고 싶어지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소여는 로잘리를 되살리기 위해서 이번에는 자신이 사자소생 마법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게 바로 만화 <메리 그레이브>가 그리는 모험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만화 <메리 그레이브 4권>과 <메리 그레이브 5권>은 이 작품의 마지막 에피소드로, 주인공 소여와 그의 아내 로잘리가 겪은 과거와 함께 현재에서 다시금 과거와 재회하는 에피소드가 그려져 있다. 단순히 과거 회상 에피소드가 아니라 현재에서 과거의 인연을 만나게 될 줄이야!
첫 번째 재회는 만화 <메리 그레이브 4권> 마지막에 그려지는 장면에서 볼 수 있다. 만화 <메리 그레이브 4권>은 거의 9할에 가까운 분량을 로잘리와 소여 두 사람이 보낸 과거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1할의 분량을 ‘로잘리와 닮은 소녀’를 깜짝 등판시킨 상태에서 4권의 막을 내렸다.
뜬금없이 등장한 로잘리와 닮은 소녀. 그녀의 정체는 만화 <메리 그레이브 5권>에서 밝혀지게 된다. 설마 소여와 로잘리 두 사람 사이에 자식이 있었을 줄이야. 주인공 소여가 몰랐던 이유는 로잘리와 하룻밤을 지낸 이후 결혼식을 하던 당일에 죽어버렸기 때문에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거다.
소여를 되살리기 위해서 사자소생 마법의 재료를 모으던 로잘리도 여행 도중에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당분간 여행을 멈춘 상태로 아이를 기르면서 한 마을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 격려를 받으면서 소여를 되살리기 위한 여행에 재차 나섰다.
그 결과 소여가 되살아나서 이렇게 로잘리가 낳았던 자식의 자손과 재회할 수 있게 되었던 거다. 참, 여러모로 길게 돌아왔던 이야기가 다른 형태로 ‘재회’라는 하나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만화 <메리 그레이브 5권>에서는 소여와 로잘리의 자손만 아니라 과거 소여와 로잘리 두 사람과 함께 케이프 사이드에서 함께 지냈던 동료 단테를 다시 만나게 된다. 단테는 과거 메두사를 베기 위해서 도전을 했다가 메두사의 힘 앞에서 돌이 된 상태로 무려 100여 년 방치된 상태였다.
하지만 돌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노화가 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원래 ‘돌이 되다=사망’이라는 공식이 작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만화 <원피스>에서 볼 수 있는 보아 핸콕이 사람들을 돌로 만들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렸을 때 무사한 것과 같은 원리로 단테 또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었다.
물론, 메두사의 능력에 의해서 돌이 된 사람이 원래대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 중 하나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메두사가 스스로 돌이 된 사람을 원래대로 돌리거나 혹은 누군가가 메두사를 퇴치하거나. 만화 <메리 그레이브 5권>에서 그려지는 건 당연히 후자의 선택지다.
그렇게 소여는 로잘리의 자손 리제만 아니라 당시의 친구 단테와 재회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리제를 데려다주기 위해 도착한 마을에서는 그리운 얼굴들이 많았다. 왜냐하면, 케이프 사이드에서 지냈던 친구들도 그 마을로 이주해서 지낸 덕분에 그 친구들의 자손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화 <메리 그레이브 5권>은 소여가 친구들이 남긴 “언젠가 소여라는 이름을 가진 자가 나타 난다면 반드시 힘이 되어주라고.”라는 말에 따라 친구들의 자손과 함께 로잘리를 되살리기 위한 재료를 모으는 여행에 나서게 된다. 더욱 길어질 것 같았던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 종지부를 찍게 된다.
몇 장을 통해서 주인공 소여가 진, 단테, 리제를 비롯해 친구들의 자손과 함께 재료를 모으고, 사자소생 마법이 적힌 책을 떨구고 간 마물 세력과 부딪히는 에피소드가 단 몇 장의 페이지로 모두 요약되어 급하게 마무리되어 있었다. 아마 생각보다 판매부수가 좋지 않아 빠르게 끝을 낸 것 같았다.
소여와 로잘리 두 사람이 마침내 재회하는 장면으로 끝낸 만화 <메리 그레이브 5권>.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을 넘긴 이후 읽을 수 있는 작가가 남긴 글을 통해 조금 더 <메리 그레이브> 세계관에 대해 읽어볼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어렴풋이 이야기할 뿐 모든 걸 시원하게 다 털어놓지 않는다.
‘물론 이 모든 것들에는 이유가 있습니다만,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이어가게 될 기회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핵심 부분은 감춰두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사실은, 로잘리를 되살리고 난 뒤에도 기나 긴 세월에 걸쳐서 펼쳐지는 광대한 스토리가 있었다는 것! 그건 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과연 만화 <메리 그레이브>의 작가 야지마 히데노리가 추가로 이야기를 연재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만화 <메리 그레이브> 시리즈는 5권으로 끝을 맺었고, 모두의 모험이 비로소 해피 엔딩을 맞이하는 마지막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재밌었지만 아쉬움이 남았던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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