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고문공주 1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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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한 죽음이 기다리는 이야기


 라이트 노벨 장르에서 ‘이세계’를 무대로 하는 작품은 이미 레드오션 시장이다. 하지만 이 레드오션 시장에서도 독특한 설정을 가진 작품이 등장해 ‘아직은 블루오션 시장으로 공략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인기를 끌기도 한다. 오늘 소개할 작품 <이세계 고문공주 1권>도 그런 작품 중 하나다.


 <이세계 고문공주 1권>은 제목 그대로 ‘고문공주’가 메인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로, 우리가 생각하는 도 S 변태 같은 설정이 아니다. 우리가 아는 ‘고문’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인물로, ‘고문공주’ 는 이름에 걸맞는 능력을 이용해서 그녀가 쓰러뜨려야 할 적을 인정사정없이 박살을 낸다.


 그녀가 우연히 소환한 인물, 아니, 정확히는 소환한 영혼이 <이세계 고문공주 1권>의 주인공인 ‘세나 카이토’라는 이름의 인물이다. 그는 일본에서 우연한 사고로 죽은 게 아니라, ‘비참하다.’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끔찍한 일을 반복해 겪다가 죽은 인물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네놈은 살해당했다. 불쌍하고 무참하게, 잔혹하게, 처참하게, 벌레처럼 무의미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그건 텅 빈 뇌로도 이해했겠지? 하지만 네 녀석은 ‘죄 없는 영혼’의 조건인, ‘생전의 죄에 걸맞지 않게 처참하게 죽은 존재’이기는 해도, 지옥에 떨어질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두 번째 생을 포기하고 밟혀 죽은 벌레처럼 그대로 죽기를 바라는 건가?”

“그래, 맞아. 나는 이미 충분할 정도로 남에게 농락당하는 인생을 살았어. 살고, 또 살고, 닥치는 대로 살았어.”

카이토는 그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떠올려 반추할 필요조차 없는, 끔찍한 인생이었다. (본문 18)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세계 고문공주 1권>이라는 작품이 어떤 분위기의 작품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끔찍한 인생을 보낸 주인공과 ‘고문공주’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히로인. 이 설정에서 이야기가 향하는 길이 밝은 장밋빛 길이 아님은 확실했다.



 <이세계 고문공주 1권>은 그야말로 다크 판타지라는 장르가 조금도 부족하지 않는 전개가 그려진다. 고문공주 엘리자베트가 말하는 쓰러뜨려야 할 적인 악마는 총 14마리가 있었고, 그 악마와 계약한 인간들은 대부분 인간의 모습을 잃어버린 채 이형의 모습이 되어 세상을 좀 먹고 있었다.


 하지만 이 악마를 퇴치한다고 해서 고문공주가 천계의 기사, 혹은 교회의 엑소시스트 같은 인물에 해당하지 않았다. 악마를 퇴치하는 악마. 그렇게 이야기해야 ‘고문공주’라는 수식어를 가진 엘리자베트를 똑바로 이해할 수 있다. 그녀가 ‘고문공주’로 전락하게 된 계기도 참 비극이 따로 없었다.


 엘리자베트의 과거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세계 고문공주 1권>을 참고해주기를 바란다. 그녀의 과거와 반드시 쓰러뜨려야 할 숙적 중 하나인 열넷 악마 중 하나인 황제와 싸우는 이야기를 메인 사건으로 장식하며 <이세계 고문공주 1권>은 이야기 막을 내린다. 결말로 향하는 과정도 굉장히 어두웠다.


 비록 배경과 과정이 어둡더라도 그 어둠 속에서 빛을 끌어내는 게 주인공 세나 카이토와 고문공주 엘리자베타가 걷는 길이다. 그 길에서 우연히 만난 동료이자 세나 카이토의 힐링 역할을 해주는 ’히나’라는 이름이 붙은 자동 기계 인형은 무거워 비틀어질 것 같은 공기를 상당히 가볍게 풀어준다.


 <이세계 고문공주 1권>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크게 와 닿는 게 없었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오호!” 작은 감탄을 하게 한 이유도 그러한 분위기 강약 조절에 있다. <이세계 고문공주 1권>은 그동안 많은 독자가 읽은 어떤 라이트 노벨과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자세한 이야기와 판단은 직접 <이세계 고문공주 1권>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오늘 노블엔진 12월 신작 라이트 노벨 <이세계 고문공주 1권>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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