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방과 후 1권 후기
- 문화/만화책 후기
- 2018. 7. 27. 08:00
[만화책 감상 후기] 어른의 방과 후 1권,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 잔 같은 만화
처음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었을 때는 내 주변 환경이 상당히 많이 바뀔 것 같았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다고 해서 주변 환경이 바뀐다는 건 어디까지나 라이트 노벨, 애니메이션 같은 작품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허구의 이야기에 불과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나의 생활 방식과 주변 환경은 늘 똑같았다.
집-학교-집 이 굴레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내며 나는 많은 책을 읽었고, 많은 애니메이션을 보았고, 많은 글을 썼다. 오히려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갖은 불량한 행위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런 일에 빠져 자칫 잘못된 대학 생활을 했으면 내 인생을 끝장이지 않았을까?
그저 ‘집-학교-집’을 오가는 집돌이로 지내면서 쌓은 콘텐츠 덕분에 이렇게 블로그도 잘 운영하고 있다. 이 생활 패턴에 한 번도 불만을 가진 적은 없지만, 그래도 혹시 다른 길을 선택했으면 다른 즐거움도 발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마치 오늘 읽은 만화 <어른의 방과 후 1권>처럼 말이다.
처음에 만화 <어른의 방과 후 1권>의 제목을 보았을 때는 ‘야한 이야기가 아니면 술 먹방’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딱 표지만 보더라도 시원해 보이는 맥주 한 잔을 들고 있는 미녀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미인은 아주 가끔 볼 수가 있기도 한데, 그저 거리를 두고 보기만 할 뿐이다.
왠지 이렇게 말을 하니 내가 좀 이상한 사람 같은데,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아니, 왜, 길거리를 걷다 보면 정말 예쁜 사람을 가끔 보게 되어 ‘와우~’라며 속으로 휘파람을 불 때가 있지 않은가. 술을 마시지 않아도 종종 친구와 가게에 앉아 있다 있다 보면 종종 그런 미녀를 보게 된다는 이야기다.
다시 <어른의 방과 후 1권> 이야기로 돌아가자.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른의 방과 후 1권>은 아주 짧은 단편 이야기를 여러 인물을 등장시켜서 시점을 바꿔 가는 만화다. 책을 읽는 동안 ‘어, 이 사람 귀여워!’ 하는 순간에 금방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묘하게 이게 읽는 재미가 있었다.
<어른의 방과 후 1권> 첫 에피소드에 등장한 ‘아마노’라는 이름의 미인과 함께 맥주 한 잔을 곁들이는 선생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왠지 달달한 느낌이 난 에피소드라고 생각했는데, 마무리는 ‘ㅋㅋㅋ’라며 웃을 수 있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었다. <어른의 방과 후 1권>의 에피소드는 모두 이런 느낌이었다.
아마노, 타카기, 하야카와, 미즈노, 소노다 등 다양한 인물의 개성적인 설정과 그 인물과 주변 인물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가 무척 재밌었다. 그야말로 잠시 집에서 할 일이 없어서 맥주 한 잔을 곁들이며 읽기 좋은 만화라는 느낌? 뭐, 어쩌면 <어른의 방과후>이라는 제목이 그런 걸 노린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태 솔로 같은 사람들은 <어른의 방과 후 1권>을 읽다보면 ‘으흐흑, 젠장. 나도 이런 미녀와 맥주 한 잔을 하고 싶다!’라거나 ‘나도 이런 미소녀에게 호감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며 낙담을 해버릴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는 책을 읽으며 살짝 그런 기분이 들었다.
바깥으로 나가지 않으면 우연한 만남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처럼 푹푹 찌는 날에는 날씨가 너무 더우니 바깥을 나가는 건 꺼려지고, 카페에서 분위기 있게 책을 읽으려고 해도 나와 맞지 않는다. 역시 완벽해 보여도 때때로 순수함을 보여주는 <어른의 방과 후> 속 히로인을 만나는 이야기가 최고다!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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