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나이=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5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8. 4. 30. 07:3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다나카 나이=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5권, 은발 갈색 로리를 만나다
여러모로 너무 솔직한 변태라 바보 같은 주인공의 독백을 읽는 맛으로 읽는 라이트 노벨 <다나카 나이=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5권>을 읽었다. <다나카 5권>에서도 주인공 다나카는 여전히 멋들어진 신사를 연기하면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지 않는 망상으로 푸는 이야기는 사뭇 위험한 수준이었다.
만약 그의 망상이 행동으로 하나라도 옮겨지는 날에는 <다나카> 시리즈는 영구적으로 판매 불가 서적이 될 확률이 높았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 ‘한국’이라는 시장에 한하는 이야기이고,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버젓이 판매되지 않을까 싶다. <월요일의 타와와> 동인지에도 쇼타 에피소드가 있으니까.
뭐, 이런 이야기는 <다나카 5권> 이야기를 하는 데에 별 상관이 없는 이야기이니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자. <다나카 5권>은 표지에 그려진 새로운 로리와 다나카가 만나는 에피소드로 시작해 하마터면 또 멍청한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정말이지 다나카는 ‘최강’이면서도 ‘최약’ 혹은 ‘최악’에 가까웠다.
<다나카 5권>에서 다나카는 스스로 자신이 너무 운이 없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스테이터스의 행운지수를 재차 확인한다.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의 주인공 카즈마는 행운지수가 높아 지금의 파티 멤버가 아니라면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나카의 행운지수는 ‘-7100’이라는 숫자였다.
다나카가 자신의 행운지수를 보며 말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로, 책을 읽던 나도 순간적으로 말을 잃고 말았다. 도대체 이 남자가 어떻게 마이너스 네 자리 행운지수의 경위가 궁금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가 에스텔의 구애를 거절한 것을 비롯해 소피아의 상태 등을 생각하면 대충 이해가 갔다.
그는 자신이 신사(?)로 있기 위해 엉뚱한 방향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행운지수 마이너스 네 자릿수를 기록하게 한 게 아닌가 싶다. 치트급 회복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조금 더 유연하게 살 수도 있을 텐데, 고리타분한 생각, 아니, 제멋대로 오해에 갇혀 열심히 자신의 행운을 죽이고 있는 거다.
그 마이너스 네 자리 행운지수 덕분에 다나카는 <다나카 5권>의 표지에 등장하는 은발 로리를 만나게 된다. ‘은발 미소녀’ 이야기를 하자니 최근에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풀 메탈 패닉>의 텟사가 떠오르지만, <다나카 5권>에서 등장한 은발 로리 소녀는 텟사와 비교할 수 없는 위험성이 있었다.
그녀는 ‘곳골족’이라는 종족 중에서도 상위 종족에 속하는 ‘하이곳골’로, 시선만으로도 상대방의 생각을 모조리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이 능력은 사람들만 아니라 마족, 엘프족 등을 포함한 모든 종족에게 기피를 당하는 능력이고, 곳골족에 쉽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그 사실을 몰랐던 다나카는 멀쩡히 그녀와 이야기를 하면서 어쩔 수 없는 플래그를 세웠다. 나중에 크리스티나와 마도귀족을 통해서 곳골의 정체를 알게 된다. 이미 그때는 머릿속으로 강제로 뭘 하고 싶다는 등의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갖가지 해괴망측한 망상을 하는 도중이었다.
아무리 다나카라고 하더라도 그런 그녀를 곁에 두기가 처음에는 어려웠고, 암흑대륙에 있는 마법진을 통해 돌아갈 때 곳골 소녀를 두고 돌아온다. 이 일 때문에 다나카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고뇌를 하다 소피아와 이야기한 이후 다시 곳골 소녀에게 돌아오는데, 곳골 소녀는 위험한 상태에 있었다.
한 번 생각해보자. 그동안 자신과 아무도 이야기를 나누어주지 않았는데, 자신과 태평하게 이야기를 나누어주는 사람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당연히 외로움 혹은 쓸쓸함의 레벨이 하이 레벨을 아득히 넘은 상황이라면, 지산과 이야기를 해준 사람을 애타게 갈구할 수밖에 없다. 곳골 소녀가 그랬다.
다나카는 그 상황을 마주하며 말을 잃어버리고 말지만,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5일에 한 번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그녀가 있는 곳으로 찾아오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다나카의 마이너스 네 자릿수 행운지수는 또 다른 사건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다나카는 곳골족 소녀를 데리고 가야만 했다.
다행히 곳골족을 데리고 온 다나카는 이 선행 덕분에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던 에스텔의 아버지인 리처드보다 한 수 앞서게 된다. 리처드의 아버지가 정확히 무엇을 노리고 다나카를 찾아왔는지 아직 <다나카 5권>에서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음 <다나카 6권>도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다나카 5권> 마지막에는 다나카의 정조와 얽힌 사건 이야기가 짧게 그려지는데,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는 그 사건을 일으킨 범인의 말로는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런 쓰레기는 당연히 버려져야만 한다. 그의 범행이 딸 바보 리처드 앞에서 밝혀졌으니 죽지 않는 게 용하다.
오늘 라이트 노벨 <다나카 5권>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언젠가 나도 미소녀들에게 둘러싸여 지낼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미소녀는 범죄이고, 미녀라고 하더라도 나와 인연이 없으니 그저 이렇게 책을 읽을 뿐이다. 방 안에 장식된 미소녀 포스터와 타페스트리, 피규어만 위로를 해주는군. (쓴웃음)
* 이 작품은 서울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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