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 하얀 방패의 야명담 1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8. 3. 22. 07:3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길드 하얀 방패의 야명담 1권, 적자 길드를 경영하는 법
판타지 장르 라이트 노벨에서는 자주 길드의 퀘스트를 받아먹고 사는 모험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퀘스트의 난이도에 따라 보수가 다르고, 모험가들은 퀘스트를 수행하는 데에 드는 비용 또한 고려해 퀘스트를 고민한다. 이것은 어디까지 모험가 정신이 아니라 이익을 남기기 위한 상인 정신이다.
가만히 생각하면 마왕을 퇴치하거나 마물을 퇴치하는 일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모험가와 길드, 그리고 나라에서 주관하는 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보통 판타지 장르 라이트 노벨에서는 이런 경제적인 부분은 다루지 않는다.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것은 주인공의 무쌍과 하렘 모험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도 주인공의 무쌍 모험과 하렘 에피소드 이외에는 썩 관심이 없다. 모험가를 하는 주인공이 얼마나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지는 우리가 기대하는 ‘모험’과 다르기 때문이다. 때때로 이 요소를 잘 활용해서 웃음을 주는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같은 작품은 아주 특출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할 라이트 노벨 <길드 하얀 방패의 야명담 1권>은 모험과 하렘 이외의 요소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책을 읽으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고, 도무지 경영의 ‘경’자도 모르는 길드 마스터의 폭주는 ‘그냥 길드를 해산해!’라는 딴죽을 걸고 싶을 정도다. 아무리 마음이 착해도 너무 바보였다.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될까>의 헤스티아 파밀리아 또한 하나의 길드(퀘스트를 주는 길드와 다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적은 규모로 빚을 갚아 나가고 있다. 헤스티아 파밀리아가 벨의 특별한 단도를 만들기 위해서 진 빚은 억 대. 이미 헤스티아 파밀리아는 ‘정’이 없으면 파산 직전이었다.
위에서 볼 수 있는 <길드 하얀 방패의 야명담 1권>의 길드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레이 브라운은 진정한 기사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마물이 득실거리는 신대륙에 왔는데, 그가 처음부터 맞닥뜨린 신대륙은 그의 기대와 너무 달랐다. 길드는 모두 돈벌이를 위해 움직였고, 이미 장사치의 소굴이 되었던 거다.
땡 전 한 푼 없이 신대륙에서 생활해야 했던 레이 브라운은 선착장에서 우연히 만난 ‘마리루이즈 바이 스실트’라는 인물이 운영하는 길드 ‘하얀 방패’에 들어가게 된다. 신대륙에서 모험가, 즉, 랜서(모험가를 이 작품에서는 랜서라고 말한다.)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가입비 등의 비용이 들었다.
‘랜서 노동조합’이라는 단어에서 순간적으로 뿜고 말았지만, 낯선 땅에서 지인과 돈도 없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했던 레이 브라운은 마리루이즈의 ‘숙식 제공’이라는 제안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레이는 마리루이즈의 ‘하얀 방패’ 길드에 임시로 가입해 ‘운영진’으로서 활동하기 시작한다.
운영진. 그렇다. 레이 브라운이 맡은 역할은 가난한 길드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 위험한 마물을 퇴치하며 플래그를 꽂는 역할이 아니라 경영을 똑바로 하지 못하는 길드의 회계 역할이었다. 물론, 작품에서 ‘회계’라는 말을 정확히 지칭하고 있지 않지만, 레이의 역할을 아이템 보충 등 회계의 역할이었다.
그리고 레이는 마리루이즈가 얼마나 융통성 없는 착한 바보인지 알게 되고, 길드 하얀 방패가 꾸준히 적자를 쌓으면서 이제는 파산 직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심각한 것은 하얀 방패 길드에 고용된 상태로 함께 활동하는 인물들의 직업을 비롯해 가성비가 대단히 ‘최악’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이미 구제의 길이 없을 것 같은 길드이지만, 마리루이즈가 가진 신념만큼은 ‘진짜’였다. 마리루이즈는 모두가 비용 때문에 꺼리는 ‘아비든’이라는 마물 퇴치 퀘스트에 입찰을 하려고 한다. 그녀가 보여주는 진실한 마음은 레이가 과거 국립기사단에서 보여준 ‘치중차를 탄 악마’로서 활약하도록 부추겼다.
완벽히 기업가, 상인의 자세로 여러 인물과 기관과 협상을 통해 경비 절감을 하면서 최대한의 수익을 올릴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그가 한 행동은 ‘저금리 대출’을 비롯해 일의 일원화를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부분의 자세한 이야기는 <길드 하얀 방패의 야명담 1권>을 참고하길 바란다.
하지만 아무리 주인공이 활약해도 그는 싸움의 정면에 설 수 없는 ‘보조’에 불과했다. 싸움의 정면에서 활약하는 인물은 주인공을 처음 자신의 길드로 끌어들인 ‘마리루이즈 바이스실트’인데, <길드 하얀 방패의 야명담 1권> 후반부에 그려지는 그녀가 가진 비밀과 활약상은 가뭄의 단비 같았다.
<길드 하얀 방패의 야명담 1권>은 평범한 모험을 그리는 판타지 라이트 노벨이 아니다. 길드 경영을 통해 ‘하나의 기업을 운영하는 데에 적자를 내지 않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고, 머리를 열심히 굴리며 읽어야 하는 책이다. ‘경제 라이트 노벨’로 나름 고유의 매력을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더욱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기를 바란다. 혹 판타지 모험 이야기가 아니라 경제 경영 이야기가 도무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절대 <길드 하얀 방패의 야명담 1권>은 구입하지 말자. 이건 적어도 느긋이 경영 이야기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작품이니까. (웃음)
* 이 작품은 학산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