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8. 3. 13. 07:3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 오늘도 미야코가 너무 귀엽습니다!
라이트 노벨을 읽다 보면 종종 라이트 노벨 작가가 주인공인 작품을 만날 때가 있다. 애니메이션화를 통해 ‘사기리 열풍’을 일으킨 <에로 망가 선생>이 그렇고, 오늘 소개할 라이트 노벨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 또한 그렇다. 두 작품 모두 애니메이션화를 통해 작품의 인기를 현저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
두 작품은 애니메이션화가 되기 전부터 모두 잘 팔리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화 덕분에 한국 라이트 노벨 시장에 커다란 수요가 생긴 건 분명하다. 매달 라이트 노벨 신작을 읽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읽고 후기를 적고 있어 애니메이션화 이후의 유입 증가는 눈에 띌 정도로 뚜렷하다.
서서히 완결을 향해 가고 있는 <여동생만 있으면 돼>이지만, 아직은 조금 더 길게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을 읽으면서 ‘아, 정말 라이트 노벨 업계에서 일해보고 싶다.’, ‘나도 카니 나유타처럼 소설을 써보고 싶다’라는 열망을 품기도 했다.
나라는 사람은 라이트 노벨과 애니메이션, 만화를 너무 좋아하는 까닭에 그 영향력을 너무 지나치게 받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일이 싫지는 않다. 라이트 노벨과 애니메이션, 만화 덕분에 지금의 대학에 다니게 되었고, 오늘 이렇게 라이트 노벨 후기를 쓰면서 또 하나의 꿈을 열심히 좇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 없이 대학에 다니거나 ‘그냥 이렇게 살다가 취업해서 대충 살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분명한 목적이 있는 건 삶에 의욕이 생기는 법이다. 왜, 한때 SNS를 통해서 ‘오타쿠는 내일 나오는 신작을 봐야 해서 자살하지 않아.’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는 정말 그래서 오늘을 열심히 살고 있다.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핵폭탄을 맞은 듯한 모습으로 일하는 편집부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정말 이렇게 리얼리티가 과하게 느껴지는 장면을 읽으면 편집부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 역시 사람은 야근이나 철야 없이 정시에 퇴근해서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일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이 꿈처럼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군데군데에서 서평을 의뢰받아 글을 쓰는 일 또한 상당히 시간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일에 힘낼 수 있는 것은 일을 즐기기 때문이고, 이 과정을 통해 만나는 이야기가 나에게 큰 행복과 웃음을 준 덕분이다.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의 첫 에피소드는 다소 어둡기는 했지만, 이와 교차해 보여준 12월 코미케를 맞아 하루타가 기업 부스를 방문했다가 본 시라카와 미야코의 코스프레는 ‘오, 최곱니다!’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미야코의 모습은 컬러 일러스트로 책에 첨부되어 있으니 꼭 직접 보기를 바란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동생만 있으면 돼> 작품에서 ‘시라카와 미야코’를 가장 좋아한다.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에서는 그녀가 가진 매력이 듬뿍 그려지는 장면이 많아 더 재밌게 책을 읽었다. 정말 어디에 가면, 어떻게 하면, ‘시라카와 미야코’ 같은 히로인을 얻을 수 있는 걸까!? 아아, 현실이 너무 거지 같아!!!
에헴,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자.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에서 그려지는 이야기는 이츠키의 작품이 애니메이션화가 되는 걸 중심으로 돌아간다. 신작 발매와 함께 공개할 예정인 애니메이션화 소식이 편집부 실수로 사전에 공개가 되고, 그 탓에 의욕을 잃은 일러스트 작가를 설득하는 장면도 나온다.
개인적으로 담당 편집자가 의욕을 잃은 일러스트 작가를 설득한 방법이 무척 놀라웠다. 확실히 나는 남성 작가에게 이만한 설득법이 또 있을까 싶었다. 한국도 여러 분야에서 접대를 하거나 자신의 편을 세워야 할 때는 뒤에서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 일본이 굉장히 신경 쓰인다.
하지만 이러한 장면이 아무래도 좋을 정도로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에서는 놓쳐서는 안 되는 몇 가지 중요한 장면이 있다. 그중 하나는 카이코, 나유타, 미야코 세 사람이 룸 쉐어를 통해 함께 도쿄에 살게 되었다는 거다. 여신 세 명이 함께 거주하는 건물은 가히 천계(天界)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미야코가 보여준 평소의 똑부러지는 모습이 인상 깊었던 세 사람의 룸 쉐어 에피소드는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에피소드 중 하나다. 또, 이외에도 <여동생만 있으면 돼> 내에서 아마 처음 등장한 듯한 이츠키 아버지의 장면도 있다. 이 부분도 무심코 뿜게 되는 장면이다.
그런 에피소드가 한가득 쌓여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이라는 작품이 만들어졌다. 라이트 노벨 <여동생만 있으면 돼> 시리즈를 읽으면서 ‘이야기를 이렇게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켜 인물별 시점으로 진행해도 재밌구나!’라는 걸 느끼고 있다. 내가 쓰는 글이나 대본은 늘 ‘한 명’ 중심이라 좀 그렇다.
역시 다양한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 라이트 노벨 작가를 노린다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에서 읽은 나유타가 작품을 쓰는 데에 몰두하는 모습은 가히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이게 프로구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작가란 이런 걸까?
전등의 약한 빛에 비춰진 은색 머리카락과 하얀 피부.
알몸인 카니 나유타가 의자에 앉아 테이블 위에 올려둔 포메라의 키보드를 일정한 속도로 리드미컬하게 두드리고 있었다.
평소 휙휙 표정이 바뀌는 그 얼굴에서는 모든 감정이 사라져 있었고 푸른 눈동자는 똑바로 화면만을 바라보며 그저 글자를 칠 뿐이었다. (본문 204)
대체로 내가 글을 쓰면서 완벽한 집중을 했을 때는 <사랑하는 메트로놈>의 카스미오카 우타하처럼 혼잣말을 쏟으며 미친 듯이 쓸 때가 많다. 문제는 이 집중 상태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가 정말 글로 먹고살기 위해서 많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아직도 올라가야 할 단계가 많은 것 같다.
라이트 노벨 후기를 적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는 것도 좀 그렇다. 그래도 이게 내가 쓰는 라이트 노벨 후기 스타일이다. 어떤 작품을 읽은 지에 따라 그때그때의 기분이 변하고,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후기 스타일도 바뀐다. 오늘 <여동생만 있으면 돼 8권> 후기는 여기까지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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