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하극상 1권 후기

반응형

[만화책 감상 후기] 책벌레의 하극상 1권, 일본 원작 소설 40만 부가 팔린 만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책을 전혀 읽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차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아마 무엇도 읽지 못해 정신이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오늘 소개할 만화 <책벌레의 하극상 1권>은 그런 지독한 지옥 같은 상황에 놓인 주인공의 이야기다.


 <책벌레의 하극상 1권>의 주인공은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모토스 우라노’라는 여성이다. 그녀는 책에 둘러싸여 사는 것에 행복을 느낀 인물로, 책을 읽다가 책에 깔려 죽고 말았다(;). 그녀가 죽으면서 유일하게 바란 것은 ‘모쪼록 다시 태어나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소원이었다.


 나 또한 그녀처럼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마지막으로 빌 소원은 ‘금수저로 태어나 책을 읽으면서 사치스럽게 지낼 수 있게 해주세요.’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책을 마음껏 읽고 있지만, 읽고 싶은 모든 책을 읽을 여유가 없다. 시간과 돈이 부족하다. 책 읽는 데에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책을 좋아해서 마지막도 책과 함께 한 주인공 모토스 우라노가 죽음을 맞이한 이후 눈을 떴을 때는 기묘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녀는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고, ‘나 분명… 죽은 거 맞지?’라고 중얼거리며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다 어느 인물을 만나면서 머릿속에 ‘마인’이라는 소녀의 기억이 떠오른다.


 라이트 노벨 장르에서 흔한 이세계 전생, 그것도 이세계에서 어느 순간 기억이 살아나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책벌레의 하극상 1권>은 이세계에서 전생의 기억을 되찾았다고 해서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이능력을 발동하는 전개는 아니었다. 오조리 책을 좋아했을 뿐인 그녀 모토스 우라노, 이제는 '마인'이라는 이름이 된 그녀는 가난한 집에서 책은커녕, 글자조차 찾을 수 없는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주변에 책이 없는 것에 좌절하고, 우선은 글자를 찾는 것부터 시작하다 글자조차 없다는 사실에 절명한다. 그녀는 “‘책’이 없어. 나는 ‘책’이 필요해. ‘책’을 읽고 싶어. 이렇게 ‘책’을 읽고 싶은데. 그저 그거 하나면 충분한데… ‘책’이 없단 말이야.”라며 흐느낀다. 책을 갈구하면서….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마인의 심정이 너무나 잘 알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책을 전혀 읽을 수 없는 장소에 놓이게 된다면, 나는 정말 미친 듯이 책을 찾아 나설 것이다. 책을 찾지 못한다면, 나는 책을 읽고 싶은 욕구를 살인이나 성욕 등 다양한 욕구로 대신하려고 하겠지만, 결국엔 책을 갈망할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다. 그 고통을 십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책벌레의 하극상 1권>의 주인공 마인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마인은 곳곳에서 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우연히 책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가격 때문에 읽을 수가 없었다.





 마인이 눈을 뜬 세계는 문명이 현대 일본처럼 발달하지 않은 시대였고, 종이조차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시대였기 때문이다. <흔해 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의 하지메가 있다면, 연성을 이용해서 종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책벌레의 하극상 1권> 주인공 마인은 연약한 소녀에 불과했다.


 <책벌레의 하극상 1권>에서는 그녀가 낯선 이세계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책을 찾지 못해도 그녀가 이세계의 불편한 생활을 이겨내기 위해서 천연 샴푸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자신이 본래 소유하고 있는 지식을 통해 조금씩 환경을 바꿔가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그녀는 이렇게 결심한다.


‘손에 넣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하지?’

‘내 손으로 만들 수밖에 없잖아!’ 

‘반드시 책을 손에 넣고 말겠어! 절대로 물러서지 않아’


 굳은 결심을 한 마인은 아버지가 일하는 곳에 갔다가 우연히 양피지와 글자를 쓸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때 양피지와 잉크 등에 욕심을 부리지만, 현재 자신이 사는 집안의 사정으로 도저히 구하기 어려운 물품임을 직시한다. 그때 그녀가 떠올린 건 이집트 문명이 만든 최초의 종이다.


 ‘파피루스’라는 식물과 섬유를 이용해서 만든 이집트에서 만들어진 종이로, 세계 최초의 종이라고 말해지는 종이다. 종이 만들기에 도전하는 주인공 마인은 과연 파피루스를 만들 수 있을까? 아무런 생각 없이 가볍게 고대 문명에 현대 문명 기술의 발상을 조금씩 접하는 그녀가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책벌레의 하극상> 시리즈는 라이트 노벨이 원작이라고 한다. 만화 <책벌레의 하극상 1권>을 읽다 보니 라이트 노벨 <책벌레의 하극상> 시리즈가 읽고 싶었지만, 앞서 말한 대로 나는 읽고 싶은 책을 죄다 읽을 금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일단 라이트 노벨은 포기하기로 했다. 하,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오늘 만화 <책벌레의 하극상 1권> 후기는 여기까지다. 다음 만화 <책벌레의 하극상 2권> 후기에서 종이를 만들지도 모를 마인의 이야기를 기대해보자. 혹 책을 좋아하는 독자 중 이세계 전생 작품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만화 <책벌레의 하극상 1권>을 추천하고 싶다.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하기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