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 컨택트 루트 B 마치 아리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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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사쿠라 컨택트 루트 B 마치 아리스, 벚꽃 아래의 행복


 <사쿠라 컨택트>는 <루트 A 오가와 모모코>와 <루트 B 마치 아리스> 두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작품은 마치 소원을 들어주는 벚나무 아래에서 화과자와 사랑을 속삭인 어떤 미연시를 떠올리게 하는 그리운 느낌이 있었는데, <사쿠라 컨택트 루트 B 마치 아리스>에서는 그 추억의 냄새가 더 강했다.


 <사쿠라 컨택트 루트 A 오가와 모모코>는 옆집에 사는 동갑 소꿉친구와 사랑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오늘 <사쿠라 컨택트 루트 B 마치 아리스>는 어릴 적에 우연히 만났다가 헤어진 연상 소꿉친구와 한 사랑을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오가와 모모코’ 루트보다 ‘마치 아리스’ 루트가 훨씬 좋았다.


 <사쿠라 컨택트 루트 B 마치 아리스> 시작은 모모코 에피소드와 마찬가지로 ‘시호히메 님’으로 불리는 벚나 무의 벚꽃을 주인공이 개화시킨 장면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모모코 에피소드와 달리 주인공이 벚나무를 만지는 장면이 자세히 소개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곧바로 알 수 있었다.


 모모코 루트에서도 다소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었지만, 아리스 루트에서는 본격적으로 판타지 요소를 볼 수 있었다. 특히 모모코 루트에서 자세한 설명이 나오지 않은 ‘시호히메 님’이라는 벚나무와 연관된 전설을 비롯해, B 루트의 히로인인 신사의 무녀 마치 아리스를 통해 ‘신화적인’ 요소를 설명했다.



 주인공 하루히코와 히로인 아리스는 어릴 때 만나서 함께 논 적이 있었는데, 아리스가 머무르는 곳은 일반인은 들어올 수 없는 결계가 쳐진 장소였다. 하루히코는 결계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아리스가 있 는 곳으로 올 수 있었다.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다 점점 사이가 좋아진 두 사람의 재회가 첫 시작이다.


 두 사람이 재회하게 된 것은 하루히코가 ‘시호히메 님의 벚꽃을 피운 이후, 갑작스럽게 찾아온 한 기가 원인이다. 하루히코가 갑작스러운 한기를 느끼는자 돌연 아리스가 “제가 왔습니다. 하루히코가 위험에 처하면 저는 어디에 있든 나타납니다.”라고 말하며 하루히코의 반으로 쳐들어온 것이다.


 그렇게 재회한 두 사람은 아마리 신궁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어떤 의식을 치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시호히메 님’으로 불리는 벚나무와 아마리 신궁 깊숙한 곳에 있는 또 다른 세계, 즉, 이계 ‘블루 풀’에 있는 존재가 ‘시호히메 님’이 가진 축복의 따뜻함을 갈구해 하루히코에게 빙의한 사실이 밝혀진다.


 아리스는 자신이 가진 힘으로 하루히코에게서 블루 폴을 떼어내려고 했는데,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에 반응하는 이계의 존재들은 하루히코가 가진 죄책감을 이용한다. 하루히코가 어릴 때 마치 아리스와 만난 이후 그녀와 만나지 못한 일과 관련이 되어 있었는데, 이 때문에 퇴마 의식은 실패해버린다.


 의식 도중에 하루히코의 몸에서 서서히 빠져나오던 이계의 존재가 도망칠 곳은 당연히 또 다른 숙주인 아리스의 몸이었다. 아리스는 아마리 신궁의 무녀이기 때문에 다소 내성은 갖고 있었지만, 과거에 있던 어떤 사건을 계기로 아리스의 힘이 약해져 있어 그녀는 나날이 온기를 잃어갔다.



 이에 반해 ‘시호히메 님’의 가호를 받은 하루히코는 자신의 몸에 빙의한 블루 폴이 축복의 온기를 빼앗고자 한 탓에 가호가 폭주해 몸이 열 덩어리가 되어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있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여기서부터 뻔히 보였지만, 문제는 일사천리로 해결되지 않는 게 또 소설의 묘미다.


 두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잊었던 감정의 온도는 서서히 열을 더한다. 10년 만에 흐드러지게 핀 시호히메 님의 벚꽃은 나날이 기운이 강해졌고, 아리스는 나날이 기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왜냐하면, 블루 풀에서 온 존재가 봄이 오지 않게 했고, 시호히메는 봄이 오게 하려고 열을 더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일이었다. 친구 이상 연인 미만으로 보낸 두 사람이 마지막에 연인이 되는 과정은 무척 극적이다. 이 장면은 이제는 고전 작품이 되어버린 <다카포 2기>에서 본 마지막 엔딩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참,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역시 연상 소꿉친구 루트는 절대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쿠라 컨택트 루트 B 마치 아리스>의 엔딩은 굉장히 좋았다.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연상(누나) 히로인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모모코 루트와 비교해서 여러 부분에서 많은 이야기와 감정이 표현되어 있었다.



 <사쿠라 컨택트 루트 B 마치 아리스> 마지막에 실린 작가 후기를 읽은 이후에 ‘마치 아리스’ 루트는 ‘나나츠키 타카후미’가 아니라 ‘아키라’라는 다른 작가가 썼다는 사실을 알았다. 솔직히 ‘아키라’라는 작가를 잘 알지 못했는데, 오늘 <사쿠라 컨택트 루트 B 마치 아리스>를 읽고 나서 흥미가 생겼다.


 만약 다음에 그의 작품을 발견한다면, 오늘 읽은 <사쿠라 컨택트 루트 B 마치 아리스>을 떠올리며 망설이지 않고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쿠라 컨택트 루트 A 오가와 모모코> 에피소드 또한 나름 매력이 있었지만, 진짜배기는 <사쿠라 컨택트 루트 B 마치 아리스>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사쿠라 컨택트> 시리즈 중에서 모모코 루트와 아리스 루트 둘 중 하나만 읽으려고 한다면, 나는 단연코 아리스 루트를 추천하고 싶다. 정말 모모코 루트보다 훨씬 재밌었다. 아, 그리고 이 작품을 읽는 사람 중 <다카포> 애니메이션을 보지 못했다면, <다카포>도 한번 찾아보기를 바란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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