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7. 12. 24. 07:3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 가속하는 사랑과 전쟁 이야기
누군가 나에게 “최근에 읽은 작품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이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은 근래에 읽은 어떤 라이트 노벨보다 작품의 세계가 깊은 데다가 이야기 진행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오늘 읽은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도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에피소드가 계속 그려졌다. 비운의 주인공, 아니, 어쩌면 2권을 계기로 역전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은 주인공 ‘루카가 본격적으로 ‘세계’라는 무대에 이름을 알리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과연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루카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 첫 장에서 읽은 어느 인물을 소개할 필요가 있다. 그 인물은 어느 왕가의 왕자로 태어났지만, 책을 좋아하는 데다 평범히 사치에 물든 왕자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제미니’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왕자 출신의 인물이었다.
그는 어린 루카에게 글을 가르쳐주는 동시에 책을 빌려준 인물로,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에서 읽은 글을 빌리자면 후에 갈색 황제로 불리는 인물이 된다고 한다. 재앙의 마왕으로 불리는 루카와 같은 선의 상징적인 인물로 놓일 제르밀은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에서 크게 활약한다.
제르밀을 소개하는 장면부터 심상치 않았던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은 루카와 에스텔이 함께 비비레인을 찾아 여행하다 들어간 한 성채도시에서 본격적인 활시위를 당긴다. 그 성채도시는 성주가 ‘쓰레기 중의 쓰레기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주민을 장악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런 성채 도시에서는 주민들의 반감이 서서히 쌓여 ‘폭발’하기 일보 직전에 있기 마련이다. 그 방아쇠가 되는 건 루카와 에스텔이라는 두 사람의 존재다. 그 두 사람의 활약상을 알고 있는 제르밀은 루카와 재회한 이후 두 사람을 이용해 자신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혁명’의 불길을 태우기 시작한다.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에서 설명하는 세계관은 ‘인권’이라는 개념이 점점 퍼지고 있었다. 귀족 정치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성장은 귀족 정치를 무너뜨릴 총알이 되기에 충분했고, 이제 앞서 '혁명'을 이끌 누군가가 있으면 귀족 정치를 향한 총구는 총알을 내뿜을 기세였다. 바로, 그 이야기다.
루카는 성채 도시에서 위협을 피하려다 제르밀의 협박 같은 제안에 협조하고, 그 제안을 수긍한 이후 벌어지는 다툼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에스텔이 심각한 부상을 당하자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 루카가 자신의 의지로 최전선에 서서 시민들을 이끌기 위한 연설이 인상적이었다.
조금 길어도 그 장면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이대로 틀어박혀 있으면 패배한다. 귀족들은 우리들을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다. 여하튼 영주를 죽였기 때문이다. 가르멘디아 왕국이 시작된 이래로 최대의 폭동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여기 있는 모두가 교수형을 면할 수 없다.”
인간을 움직이려면 이익과 공포가 가장 빠르다. 우선은 공포를 비추고 불안을 부추긴다.
“우르키오라 연대를 몰아낸다면 왕국군이 올 때까지 상인의 시장에서 탄환이나 식료품을 보급할 수 있다. 여성이나 노인, 아이들을 다른 마을로 피난시킬 수도 있고, 부상자는 의사의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지금 그 기회가 눈앞에 있다. 나와 함께 싸우자.”
그리고 이익을 뒤에 꺼내어 마음을 흔든다. 용감한 주민들에게서 찬동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불충분했다.
——여기서부터는 연출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명장들은 모두 연설로 부하나 서민을 선동할 수 있는 연출가였다. 훌륭한 연출은 병사에게 자긍심과 용기를 주어 기꺼이 사지로 향하게 힘을 만든다. (본문 195)
모두를 옮기지 못했지만, 이 부분을 읽으면 루카의 이 전략은 대단히 뛰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전장에서 파니아의 연설을 보고 배운 것과 소설에서 읽은 이야기를 어느 정도 활약한 것인데, 아마 눈치가 빠른 사람은 루카의 전략이 마키아밸리의 <군주론>을 참고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아, 정확히 말하자면 루카가 <군주론>을 참고한 것이 아니라 작가가 참고한 것이다. 인문고전이라 <군주론>을 어렵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군주론>은 한번이라도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되는 명작이기 때문에 혹시 읽어보지 않았다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도 않다.
아무튼, <군주론>을 살짝 엿볼 수 있었던 라이트 노벨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은 루카가 본격적으로 귀족을 죽인 이후 성채에서 항쟁하는 세력의 선봉장에 서면서 이야기를 빠르게 진행된다. 한 번은 귀족 진영을 패주 시키기도 하지만, 왕국군이 파견되면서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당연히 왕국 군을 지휘하는 인물로는 과거 루카와 염문으로 귀족들의 흔들기 대상이 된 파니아가 선택되어 루카와 마주하게 된다.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이 그리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전란의 소용돌이. 이 부 분을 천천히 읽으면 왜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이 멋진 작품인지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다.
두 사람의 감정과 그 감정을 미끼로 왕녀와 루카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내리려고 했던 어느 귀족과 싸움.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에피소드는 책을 직접 읽어보기를 바란다. 절대 책을 읽기로 한 선택에 후회를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재미있고, 최고의 작품이다.
다음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3권>을 기대하면서 오늘 라이트 노벨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 후기를 마친다. 서로가 맞닥뜨린 시련을 통해 한층 더 강하게 감정을 키운 두 사람이 앞으로어떤 과정을 통해 재회하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3권도 이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작품은 서울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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