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의 게임 프렌드 네가 있던 계절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7. 12. 7. 07:3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방과 후의 게임 프렌드 네가 있던 계절, 게임 폐인 미소녀와 친구가 되다!
같은 취미를 가진 이성을 만나 서로 좋아하게 된다는 일은 사실 꿈만 같은 일이다.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 만화 등 허구의 세계에서는 그런 일이 흔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는 아마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확률만큼 낮은 확률이 아닐까? 우리는 이런 걸 ‘넘사벽’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덕분에 허구의 세계에서는 곧잘 우리가 머리로 상상하는 이상적인 풍경을 묘사한다. 당연히 독자는 그 이야기에 끌릴 수밖에 없고, 때때로 필요 이상으로 몰입하며 ‘아아, 현실은 정말 시궁창이야!' 같은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나 혹은 당신도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을까? (웃음)
오늘 소개할 라이트 노벨 <방과 후의 게임 프렌드 네가 있던 계절>도 그런 외마디 비명을 지르게 하는 작품 중 하나다. 제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게임을 통해 주인공이 헤로인을 만나 평범한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한 이야기지만, 이 작품에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은 여기서 자세히 언급할 수 없지만, 이야기 끝부분에 도달하면 무심코 ‘무슨 이런 쓰레기 같은 이야기가 다 있어?’라는 비판을 할 뻔했다. 하지만 <방과 후의 게임 프렌드 네가 있던 계절>에서 작가가 처음부터 제시한 복선이 마지막에 회수되는 장면에서 웃으면서 납득하게 된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이기에 마지막에 뒤통수를 맞은 기분에서 멍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지 짧게 이야기를 해보자.
먼저 <방과 후의 게임 프렌드 네가 있던 계절>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에 열을 올리는 주인공이 우연히 같은 게임을 하는 은발(!) 히로인인 미즈키 유메아를 만나는 장면에서 본격적인 이야기의 막을 올린다. 그녀는 친구 없이 오로지 게임만 하면서 자기 세계에 깊이 빠져 지내는 철부지 소녀였다.
그런데 게임에서 그녀는 만렙 을 찍어 절대적인 위치에 놓여 있었다. 주인공은 그녀의 레벨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녀가 함께 퀘스트를 깨자는 제안을 받아들여 잠시동안 같이 게임을 하게 된다. 두 사람이 함께 하는 퀘스트는 게임 내에 있는 파티 혹은 2인 1조가 되어야만 진행할 수 있는 특별 퀘스트다.
두 사람이 진행한 첫 번째 퀘스트는 커플 한정 퀘스트인데, 이 퀘스트의 보상으로 하트 특수 효과가 나오는 러블링 반지를 얻는다. 주인공은 미즈키에게 이 반지를 함께한 기념 선물로 주는데 ,이 다음 날부터 굉장히 큰 문제가 발생한다. 미즈키는 그 반지를 마치 연인 혹은 결혼의 증표로 여긴 것이다.
처음에 이 장면을 읽으면서 문득 머릿속에 <온라인 게임의 신부는 여자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한 거야>의 히로인 아코가 떠올랐다. 아코 또한 루시안과 온라인 게임상에서 결혼한 이후 완벽히 현실에서도 결혼한 부부 행세를 했는데, <방과 후의 게임 프렌드 네가 있던 계절>의 미즈키도 똑같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평범한 러브 코미디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라이트 노벨 <방과 후의 게임 프렌드 네가 있던 계절>은 뒤로 갈수록 조금씩 이야기의 방향이 묘했다. 나는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나도 모르게 떠올라 아주 잠깐 숨이 막혔는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참 전개가 비슷했다.
<방과 후의 게임 프렌드 네가 있던 계절> 히로인인 미즈키 유메아는 수술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시한부 소녀였던 거다. 수술을 하면 50%의 확률로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지만,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쉽게 수술을 선택할 용기가 없어 그녀는 계속해서 좋아하는 게임으로 도망쳤던 거다.
하지만 미즈키가 남자 주인공 리오(게임 닉네임이다.)를 만나 조금씩 모노크롬에 불과한 현실 세계를 컬러풀하게 색칠하게 되면서 선택에 대한 용기를 얻게 된다. 장편 라이트 노벨이라면 이 과정이 무척 오래 걸렸을 텐데, 단편 라이트 노벨이라 이 과정에 이르는 속도도 빨라 막힘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방과 후의 게임 프렌드 네가 있던 계절>은 미즈키가 수술을 한 이후에 다시 주인공과 만나는 약속을 하는데, 그 뒤에 또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된다. 내가 앞에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언급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지금 라이트 노벨을 읽지 않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도 어떤 그림이 떠오를 거다.
물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와 케이스가 다르기도 하고, 라이트 노벨 <방과 후의 게임 프렌드 네가 있던 계절>에서 언급된 한 가지 키워드와 첫 장면에서 읽은 남자 주인공의 독백에 숨겨진 복선이 마지막에 놀라운 열린 결말을 끌어낸다. 참, 바보 같은 작품이지만, 또 그만큼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혹 아직 <방과 후의 게임 프렌드 네가 있던 계절>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다음에 기회가 될 때 꼭 한 번 읽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 한 번은. (웃음) 이번 대학 기말고사가 끝나면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나눔 이벤트를 할 예정이니 그때 응모해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유튜브 준비도 착착해야…. 아하하.
* 이 작품은 학산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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